아들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아...요 네스뵈 작가님은 언제나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그의 손 끝에서 나온 글들은 어쩜 하나같이 이렇게 제 맘을 흔들어 놓고 제 혼을 쏙 빼놓는지 모르겠습니다. 띠지에 후드를 쓴 사진은 요쌤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사진인데 이번에 나온 "아들"의 표지에도 역시나 후드를 쓴 소년이 있습니다. 후드가 참 잘 어울리는 남자들입니다. 이 책은 그동안 출간된 요 네스뵈 작가님의 "해리홀레 시리즈"가 아닌 스탠드얼론으로 나온 작품입니다. 몇년전에 스탠드얼론으로 출간된 <헤드헌터>라는 작품에 이어 두번째 스탠드얼론이라고 하는데요. 요 네스뵈 하면 해리홀레가 딱 떠오르지만 시리즈물이 조금 부담스러우시다면 이 작품으로 요 네스뵈 작가님의 작품을 시작해보는것도 좋은 방법일것 같습니다.



저는 처음 요 네스뵈 작가님을 만난 책이 <스노우맨>이라는 책인데요. 이 책을 읽으며 극한 스릴감에 몸을 떨었던 기억이 아직도 새록새록 합니다. 저는 책을 읽고나면 길어봐야 몇개월이면 내용이 가물가물해지는 저질 기억력을 소유하고 있는데요 <스노우맨>은 지금 벌써 읽은지 만 3년이 넘었는데도 그 올가미를 잊을수가 없어요. 그만큼 저에게는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지인 한분은 스노우맨을 읽다가 내려놨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라긴 했지만 사람마다 개인취향이다르니까요. 그렇지만 그분이 다시 한 번 마음을 다 잡아 그 책을 끝까지 읽고 요 네스뵈의 진가를 알아봤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아들>은 시설좋은 오슬로의 어느 교도소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명석하고 장래가 촉망되던 '소니'는 경찰이었던 아버지가 자신의 부패를 인정하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해 버리자 망가지기 시작합니다. 아버지를 자신의 롤모델로 여기며 아버지처럼 훌륭한 경찰이 되고싶었던 소니는 그 일이 있은 후 마약에 손을 대고 마약을 구하기위해 다른사람의 누명을 뒤집어 써가며 교도소에 수감되기에 이릅니다. 그곳에서 소니는 모든 삶을 포기한듯 마약만 손에 쥐어주면 어떤죄의 혐의도 다 자신이 품으며 죄인이라기 보다는 성자같은 모습을 보였기에 동료 수감자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소니에게 호감을 보이며 고해성사를 하기도 하죠. 그러던 어느날 한 수감자로부터 들은 충격적인 이야기. 소니의 아버지는 부정한 경찰이 아니었고 누명을 쓰고 살해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소니는 탈옥을 감행하여 그 사람들을 찾아갑니다.



난 어릴 때부터 아버지처럼 되고 싶었어요. 하지만 아버지의 유서를 봤을 때 내 인생에서 아버지는 사라져버렸죠. 나도 사라졌고요. 그러다 감옥에서 진실을, 아버지가 어머니와 나를 위해 죽었다는 걸 알게 됐을 때 다시 태어났어요(본문중)



책 속에서 소니는 계속 소년의 모습으로 표현이 되는데요. 십대 후반부터 이십대를 교도소에서 보내 사실상 30대가 되었지만 탈옥하여 아버지를 그렇게 만든 사람들에게 복수하러 다니는, 지금의 소니 마음이 그때 아버지를 존경하며 따랐던 소년일때의 마음과 같아서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참혹하고 끔찍하게 사람들을 죽이며 복수극을 펼치는 연쇄살인범이지만, 그런 악랄한 모습을 보이는 소니에게 왜 저는 연민의 감정이 느껴질까요. 너무 안쓰럽고 안타까워서 "제발 잡히지 말고 다 죽여버려"라고 응원을 하고 있는...아무튼 이 책도 무척이나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마르타와의 풋풋한 사랑도 좋았구요. 또한, 오슬로의 어둡고 슬픈 뒷 모습이자 사회문제인 마약문제와 그에 얽힌 경찰들의 문제를 단면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해리홀레가 보이지 않는 요 네스뵈의 책은 뭔가 좀 낯설긴 했지만 또 다른 히어로 소니의 탄생이 반갑네요.

소년은 뭘 복수하고 싶은 걸까? 뭘 이루고 싶은 걸까? 구원받고 싶어 하지 않는 세상을 구언하는 것? 사실은 우리가 필요로 하지만 결코 그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을 세상의 모든 악을 말살시키는 것? 하지만 범죄 없는 세상, 바보들의 멍청한 반란도 없고 새로운 움직임과 변화를 야기하는 비합리적인 사람들이 없는 세상에서는 아무도 살 수 없다. 더 나은 혹은 더 나쁜 세상에 대한 기대 없이는. 이런 지독한 불안감, 산소 결핍으로 죽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는 상어처럼.(본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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