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 오프 - 마이클 코넬리, 데니스 루헤인외

페이스 오프 ㅣ 밀리언셀러 클럽 139
데이비드 발다치 엮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6월

와...멋지네요! 이렇게 다양하고 흥미로운 캐릭터들과 재미진 이야기들을 한 권의 책에서 만나다니요. 물론, 이 대단한 작가님들의, 충분히 장편으로 가도 손색이 없을듯한 짱짱한 구성과 전개들이었을 이야기들이 짧아도 너무 짧아서 아쉽긴 했지만 말입니다. ​저는 스릴러를 비롯한 장르소설을 너무 편애하는 경향이 강해서 편독을 많이 하는 편인데요. 읽어도 읽어도 질리지 않는게 또 장르소설이란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속에 등장하는 많은 작가분들과 그들의 히어로들을 많이 알지 못하는 것은 함정입니다만.

이 책 속의 작가분들중엔 일부 유명하신(저한테만) 3~4분 정도만 알고 있는데요. 그렇긴 하지만 그분들의 책을 또 다 읽었냐, 그것도 아닙니다. 마이클 코넬리나 제프리 디버 작가의 경우는 책은 다 소장중이긴 합니다만 다 읽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이제 열심히 읽어야겠어요. 이런 멋진 사람들 같으니라구. 그 외에도 이 책을 읽다보니 너무너무 관심이 가는 작가분들이 생겼어요. 그 중에서도 "살인자들의 섬"으로 유명한 데니스 루헤인 작가 같은 경우, 저는 진짜 딱 살인자들의 섬이라는 책 한 권밖에 읽어보질 못했는데요. "패트릭 켄지"라는 인물에 급 호감이 생겨 검색을 해보니 어마하게 많은 책들이 있더라구요. 그 목록들을 보니 막 지르고 싶은 욕구가... 그러니까 이 책은...음...일종의 위시리스트를 찾아내는 책...인듯 합니다.

요즘은 어디를 가나 어느단체를 보나 무슨무슨 "협회"라는 단체명이 항상 따라붙습니다. 문단에도 그러한 단체들이 있겠지요. 문단에서도 장르별로 세분화되어 협회가 만들어지기도 하는데 이 책을 엮으신 역자분의 말씀에 따르자면 영미 문단에는 "추리 작가 협회", "호러 작가 협회",  "로맨스 작가 협회"등 다양한 협회들이 있었지만 그 당시 "스릴러 작가 협회"란게 없어(아니, 어떻게 그럴수가..) 어느 두 스릴러 작가분들이 의기투합하여 만들었는데 그 단체의 회비를 조달하기 위해 이 책을 쓰게 되었다는군요. 완전 짱짱맨들이십니다.

이 책에는 영미 스릴러를 대표하는 쟁쟁한 22명의 작가분들이 두 분씩 짝을 지어 그들의 소설속에 등장하는 히어로들을 등장시키는 일종의 콜라보로서 총 11편의 단편이 실려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어벤져스급이라고들 하시더라구요. 저도 이 책을 보자마자 딱 그 생각을 했는데 말이지요. 일단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보슈"와 "데니스 루헤인의 패트릭 켄지"가 만나는 첫번째 단편 "야간비행"부터 강렬한 느낌이 딱 옵니다.  그리고 11편의 단편 중 가장 길었던 제프리 디버와 존 샌드포드의 "라임과 프레이"도 물론 재미있었구요. 션 라일리와 글렌 가버가 등장하는 "정차"도 무지 흥미롭게 읽었는데요. 해리보슈나 링컨라임 같이 몇몇 아주 대중적인 인물들은 이미 많은 책들을 통해 그들의 성향이나 행동패턴들이 읽힐수도 있겠으나 그외의 많은, 제가 잘 알지 못하는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이야기들은  사전지식없이 무지의 상태로 읽다보니 그 나름 또 재밌게 캐릭터들의 성격을 상상하며 읽을 수 있어서 더 좋았던거 같습니다.

다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내용이 짧은게 너무너무 아쉬웠습니다. 단편이다 보니 이야기의 전개도 너무나 빨리 진행이 되어 속도감은 있었습니다만, 우리 스릴러 독자라면 모든 이야기속에서 기대해 마지않는 반전이 좀 약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 분들의 다른 이야기들도 무척이나 기대가 되네요. 다음엔 장편으로 이분들을 꼭 만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