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빌스 스타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5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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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목요일마다 연재되던 데빌스스타가 드디어 내 손에! 목요일만 손꼽아 기다리며 열심히 연재라도 읽으며 요 네스뵈슨생님 작품에 대한 갈증을 풀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역시 믿고 보는 작가! 뭐라 군더더기를 붙일 필요가 없습니다. 밤잠 많은 내가 눈에 불을 켜고 읽었으니 말이죠.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한번씩 이런 책이 걸려줘야 정말 책 읽는 맛이 이런거구나 싶습니다. 직장과 가사일과 아이들에게 받은 스트레스가 한방에 확 날아가는듯한 기분. 역시 요 네스뵈 작가의 책은 진리라고 감히 말하고 싶네요.

데빌스 스타는 <레드브레스트>와 <네메시스>를 잇는 일명 "오슬로 3부작"의 마지막 작품입니다. 3부작을 이어오면서 해리가 끈질기게 밝히고 싶어하는 일과 그에 관련된, 심증은 가지만 물증이 없어서 "처단"하지 못했던 한 사람이 결국 데빌스스타에서 끝장이 나고 맙니다. 얼마나 후련하던지요. 십년묵은 체증이 확 내려가는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 처참한 마지막 모습에 조금 불쌍하단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말입니다.

요 네스뵈의 소설 하면 역시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살을 에이는 추위를 느끼는 "겨울"과 "눈"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데빌스 스타>는 그의 소설중 유일하게 한 여름의 오슬로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조금 더 특별함을 느낍니다. 요 네스뵈라는 작가를 알게 해준 소설 <스노우맨>을 읽을땐 노르웨이, 오슬로, 겨울, 눈, 요 네스뵈, 해리홀레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데빌스 스타>를 읽다보니 오슬로의 푹푹 찌는 여름날씨도 꽤나 소설과 잘 어울리는것 같습니다. 근데 북유럽의 푹푹 찌는 여름날씨는 20도이상 올라가질 않는다네요. 우리나라의 30도를 육박하는 무지막지한 여름날씨에 비하면 새발에 피. 그래도 추운나라라 그런지 그 정도만으로도 이야기속에서는 충분히 후끈한 더위가 느껴집니다.

해리 홀레. 어찌 그의 매력에 빠지지 않을수 있을까요. 190cm의 장신에 잘생기지 않은 외모(그래도 내 생각엔 잘 생겼을것 같은)의 남자, 늘 악몽에 시달리고 여자복도 없는 지지리도 불쌍한 남자. 꿈을 꾸지 않기 위해 술과 약으로 몸을 망친 바보같은 남자. 그의 안에 응어리져 있는 아픔이 언제쯤이면 말끔히 씻겨질지, 그와 만나는 작품마다 망가져가는 해리의 모습은 여성독자들의 보호본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지 않았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인사건을 대하는 그의 태도는 느긋하게 보이면서도 동물적인 감각이 늘 곤두서 있는게 느껴집니다.

어느 무더운 여름날 오후, 한 여성이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머리에 총을맞고 죽어있는 시체가 발견됩니다. 손가락 하나가 잘려 있고, 그녀의 눈 두덩이에서는 붉은 별 모양의 다이아몬드가 발견됩니다. 그 사건을 시작으로 이어지는 연쇄살인. 사건의 현장에는 어떤 형태로든 악마의 별, 그리고 잘려나간 손가락이 남아 있습니다. 톰 볼레르와 함께 이 사건을 맡게된 해리. 그의 상사 묄레르는 늘 그의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더이상은 그를 봐줄수 없다며 해고를 통보하지만 그래도 연쇄살인은 해리가 맡아야해 라며 이 사건을 해리에게 맡기게 되죠. 동료이자 숙적인 톰과 해리.(적어놓고 보니 톰과 제리?ㅋ) 과연 그 둘의 조합이 이 연쇄살인 사건을 어떻게 해결해나갈지...



펜타그램은 오랜 종교적 상징입니다. 비단 기독교에서만이 아니죠. 보다시피 이 오각형 별은 하나의 선을 계속 연장하여 몇 차례 자신과 교차하며 만들어집니다. 수천 년 전의 묘비에도 이 별이 새겨져 있었죠. 하지만 하나의 꼭짓점이 아래로 가고 두 개의 꼭짓점이 위로 가면서 별이 뒤집어지면 그건 완전히 다른 의미가 됩니다. 데모놀로지에서 가장 중요힌 상징 중의 하나죠. (222쪽)



당연히 우린 미쳤소, 해리. 미쳤지만 한편으로는 이 지구상에서 가장 제정신인 사람들이오. 사람들이 내가 한 짓을 미친 짓이다, 내 마음은 불구가 틀림없다고 한다면 난 이렇게 묻겠소. 한 순간도 사랑을 멈출 수 없는 마음과 사랑받지만 그 사랑을 돌려주지 못하는 마음, 둘 중에서 뭐가 더 불구냐고. (542쪽)

이번 작품 <데빌스 스타>는 해리의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라고 작가는 말합니다. 그래서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것 같았다고. 노르웨이의 슬픈 역사를 이야기했던 레드브레스트와 인간의 복수에 대해 이야기했던 네메시스도 좋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데빌스 스타가 가장 좋았습니다. 동료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사건을 말끔히 해결함으로서 우리의 상남자 해리의 가슴속에 응어리진 아픔이 하나쯤은 사라졌을거라 안도해보며 다음 이야기에는 해리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벌써부터 기대가됩니다. 너무 설레발일지도 모르겠으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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