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와 세이지 씨와 음악을 이야기하다 비채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선 7
무라카미 하루키.오자와 세이지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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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정말 멋진책을 만났습니다. 음악에 대해 쥐뿔도 모르지만 그래도 왠지 클래식을 듣고 싶을때가 있지 않나요? 전 아주 옛적, 남편이랑 데이트하던 시절이 문득 생각나네요. 유난히 빗소리를 좋아하는 우리두사람. 별로 통하는 구석은 많이 없는데 그 부분만은 서로 잘 통한다며 비오는날 차 안에서 차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데이트를 즐기곤 했죠. 지금 생각하면 참 오글거리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그땐 그 상황이 너무 좋았답니다. 흐흐. 그리고 때맞춰 흘러나오는 클래식은 참 제격이구나 싶게 감미로웠죠. 그래서 전 늘 비가내리면 그때 듣던 클래식을 생각하며 굳이 찾아듣기도 했답니다. 요즘은 사실 가요나 팝을 더 좋아하지만 말입니다.

아무튼 오늘 <오자와 세이지 씨와 음악을 이야기하다>​ 라는 책을 읽다보니 정말 내가 음악전공을 준비중인 딸아이를 둔 엄마가 맞나 싶을 정도로 음악에 대해서는 문외한이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나도 좀, 뭔가, 음악을 알고 듣고 싶다는 생각이 요동을 치더군요. 그리고 음악을 이렇게 꼼꼼하게 이해하며 듣는 하루키 작가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루키 작가가 음악에 조예가 깊다는 것은 그의 책을 읽으면 다 알만큼 자주 언급을 하기도 했지만 이렇게나 음악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줄은 미처 알지 못했네요. 물론 소장하고 있는 음반들도 어마어마 할 듯합니다만.

​하루키 작가와 음악에 대해 대화를 나눈 분은 오자와 세이지라는 유명한 지휘자이신데, 사실 저는 잘 알지 못했던 분입니다. 이 책을 통해 더 알고 싶어 검색도 많이 해보게 되었네요. 오자와 세이지는 만주태생으로 20대 초,중반에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유럽으로 음악을 배우러 가게됩니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지휘자 콩쿨에서 1위를 하며 세계적인 지휘자인 카라얀에게 지도를 받게되죠. 그 후, 뉴욕필하모니 부지휘자를 시작으로 런던 교향악단, 빈 필하모니, 샌프란시스코 교향악단, 보스턴 교향악단등 유명한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로서 이름을 떨쳤습니다.

책의 내용은 하나의 음악을 주제로 두고 (일테면,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이라든지) 그 음악을 직접들으며 한 부분, 한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입니다. 이 곡을 지휘할때는 이런일도 있었지, 하는 에피소드도 함께 곁들어져 쏠쏠한 재미도 있었습니다. 저도 책을 읽으며 그들과 공감하기위해 열심히 검색해서 음악을 듣기도 했습니다만, 듣는 귀에는 한계가 있다랄까요. 그래도 그 음악의 지휘자가 누구며 어떤 오케스트라의 연주인지 전혀 모르고 들을때와는 상당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지휘자에 따라 그 음악의 느낌이 아주 많이 달라진다는 것도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글을 쓸 때에도 리듬이 있듯이 글과 음악은 어떤면에서 일맥상통할 수도 있습니다. 글과 음악을 두루 섭렵하는 하루키작가는 장장 일년에 걸친 기획으로 일본을 비롯하여 하와이, 스위스등 세계 곳곳에서 오자와 세이지와 대담을 나눈 내용을 이 책에 담았습니다. 어쩌면 음악에 문외한인 우리들이 보기엔 어려울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우리가 몰랐던 음악에 대한, 그리고 감히 범접할 수 없었던 음악거장들에 대한 깨알같은 에피소드들이 곳곳에 있어  한층 재미를 느끼며 읽을 수 있을것입니다. 딸아이가 딱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요즘 스트레스가 심한듯하여 책을 내밀지 못했네요. 불쌍한 대한민국의 고딩들...기회봐서 꼭 읽혀야겠습니다. 음악공부하는데도 적잖은 도움이 될 것 같은 책이었습니다. 


 

전 글 쓰는 법 같은 걸 누구한테 배운 적이 없고, 딱히 공부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럼 어디서 글 쓰는 법을 배웠느냐 하면 음악에서 배웠거든요. 거기서 뭐가 제일 중요하냐하면 리듬이죠. 글에 리듬이 없으면 그런 거 아무도 안 읽습니다. 읽는 이를 앞으로, 앞으로 보내는 내재적 율동감이랄지....기계 설명서는 비교적 읽기 괴롭잖습니까? 그게 리듬이 없는 글의 한 전형입니다. (본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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