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메시스 - 복수의 여신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4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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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래 묵혀두었던 책입니다. 레드브레스트가 출간된지 일년여 만에 출간되었었지만 아껴두었다가 못읽은 꽤 많은 책중 한권! 더 이상 묵혀둘 수 없어 얼른 집어들었어요. 왜냐하면 레드브레스트에 이어 네메시스, 마지막으로 데빌스스타로 이어지는 이른바 오슬로3부작에 속하는 한 권이기 때문입니다. 그 시리즈의 마지막인 데빌스스타가 지금 현재 "다음"에서 성황리(?)에 연재중이거든요. 목요일만 목이 빠지게 기다리며 열심히 연재중인 데빌스스타를 읽고 있기 때문에 얼른 이 책을 먼저 읽고 싶었습니다. 역시 요네스뵈! 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옵니다. 네메시스는 그리스신화에서 인간인 나르키소스를 질투했던, 이 책의 부제인 복수의 여신 입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다양한 종류의 복수들이 등장합니다.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고 그리고 또 다른 복수를 낳고...결국엔 그 복수가 자신을 향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복수의 중간에 우리의 상남자 해리가 우뚝..어쩌면 좋아...

이야기의 시작은 마치 드라마 같고, 영화 같았습니다. 한 은행에서 일어나고 있는 강도 사건을 어떤 인물의 눈으로 보여​지는것을 중계하듯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곧 이어진 현실은, 그 사건은 얼마전 일어난 일이었고 바로 해리가 그 사건을 비디오로 보고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비디오를 분석하던 해리는 은행강도가 돈을 챙겼음에도 불구하고 은행직원을 총으로 쐈다는 결과에 주목하게 됩니다. 이 소설에서는 크게 두가지의 사건이 일어나는데 또 다른 하나는 해리가 옛 여자친구인 안나의 집에서 시간을 보낸 다음날 안나가 죽은채로 발견이 된 사건입니다. 그러나 해리는 전혀 기억이 없고, 모든 정황증거는 해리를 향하고 있었죠. 해리 자신도 알 수 없는 안나의 죽음. 혹 자신이 죽였을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는 해리...

와..정말 아슬아슬 줄타기같은 내용들. ​과연 전혀 관련이 없을것 같은 이 두 사건이 어떻게 톱니바퀴가 맞물려갈지 너무너무 궁금해서 책을 읽고 있으면서도 읽고싶은(?) 그런 느낌.

인간의 저면에 원초적으로 깔린 이 복수심이라는 감정. 아주 본능적인 감정이기 때문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겠다 생각하겠지만 작가는 정말 의외의 플롯과 전개로 독자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복잡한듯 하지만 복잡함을 가장한 치밀함 이었고 엉킨듯 하지만 결국엔 술술 풀리는 기분좋은 엉킴이었습니다. 이런 이야기, 단 한 줄도, 단 한 글자도 놓칠수 없게 만드는 마력같은 작가의 ​능력이겠죠.

또한, 내용의 흐름상 빠​질수 없는 매력적인 인물이 등장합니다. 라스콜이라는 인물인데요. 책을 읽으며 라스콜이 등장할때마다 "양들의 침묵"에 나왔던 한니발 렉터박사가 딱 떠올랐어요. 아주 예전에 본 작품이지만 어느날 문득 생각이 나서 얼마전 다시 찾아봤던 작품이거든요. 정말 오래된 작품인데 정말 잘 짜여지고 재미있는 작품이었죠. 독심술의 대가라 불리운 렉터박사가 감옥에서 스털링과 대화하며 사건의 팁을 주는대신 스털링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달라고 하죠. <네메시스>에서도 라스콜이라는 인물이 감옥에 있으면서도 사건을 꽤뚫어 보며 해리의 이야기와 사건의 팁을 맞바꾸기도 합니다. 그러나 라스콜이라는 인물의 내면 깊은곳에도 복수심이 불타오르고 있었으니...

레드브레스트에서 파트너인 엘렌이 수사도중 피살된 사건이 있었는데 해리는 <네메시스>에서 그 사건의 진실에 어느정도 근접한 느낌을 갖게 합니다. 정말 눈치없는 저도 눈치 챘어요! ㅋ 그리고 이어지는 시리즈인 <데빌스 스타>에서 그 진실이 밝혀진다고 하니 어서어서 그 내막을 캐어버리고 싶네요. ​아무튼 너무 재밌게 읽은 <네메시스>! 빨리 나와라. 데빌스 스타!!

복수의 여신. 그러고 보니 복수도 자살의 흔한 동기라네. 자신의 삶이 이렇게 비참해진 것은 누군가의 탓이고, 그러니 자살을 함으로써 상대에게 죄책감을 주려는 거지. 베르톨 그리머도 자살했다네. 아내를 죽인 후에 말이야. 아내가 바람을 피웠거든. 복수, 복수. 인간만이 복수를 하는 유일한 생명체라는 사실을 아나? (131쪽)

그는 각별히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데이비드 핫셀호프 같은 미소. 사람들이 서로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다면 이 세상은 얼마나 지옥 같을까? (4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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