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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언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5-1 ㅣ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5
엘리자베스 코스토바 지음, 조영학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책을 받아들고 700페이지가 훌쩍 넘는 두께감에 잠시 질려 버렸으나, 그래도 읽어야 했기에, 그리고 너무나 궁금했던 뱀파이어에 대한 책이었기에 냉콤 펼쳐들고 읽기 시작했다. 명절 연휴가 끼어 있어 읽다 말다를 반복해 조금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이렇게 두툼한 책을 지루함을 거의 느끼지 못한 채 읽어 버린게, 오호~ 놀라워라!! 그만큼 나에겐 괜찮았었던 책이었다. 흡혈귀의 본고장 루마니아의 역사와 전설을 바탕으로 역사적 사실에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이 더해져 드라큘라를 찾아 떠나는 여정이 스릴러적인 요소와 함께 스펙타클하게 전개가 된다. 암스테르담, 이스탄불, 헝가리, 불가리아등 동유럽 여러나라를 넘나들며 수도원과 대성당, 도서관등에서 펼쳐지는 불사귀와의 쫓고쫓기는 긴박함, 도서관 사서의 비밀등이 책을 읽는 내내 조마조마한 긴장감을 안겨 주었다.
외교관인 폴의 16세된 딸은 어느날 아버지의 서재에서 양피지 장정의 오래된 고서와 의문의 편지를 발견한다. 1930년 12월에 쓰여진 "이 편지를 읽을 불행한 이에게"로 시작되는 편지를 발견하고 그에 얽힌 이야기를 폴과함께 여행을 하면서 듣게된다. 책의 내용은 딸의 싯점에서 전개되는 현재의 이야기와 폴의 젊은 시절의 싯점에서 전개되는 과거의 이야기가 엇갈려가며 진행이 된다. 폴은 대학시절 도서관에서 예의 그 고서를 발견하게 되는데 똑같은 책을 가지고 있었던 폴의 지도교수 로시가 어느날 어둠과 함께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드라큘라의 존재를 믿지 않았던 폴은 자신과 같은 방법으로 그 고서를 소장하고 있었던 로시가 실종이 되자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드라큘라를 찾으면 로시 역시 찾을 수 있을거란 기대로 드라큘라를 찾아 떠나게 된다.
이틀 전 로시가 연구실에서 사라졌을 때도 핏자국이 있었다. 드라큘라가 살아 있다면....헤지스를 포함한 세계 최고의 석학들, 사서들, 고문서실 관리들에게 유감이라도 있다는 말인가? 문득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가 관심을 갖는 상대는 그의 전설과 관련된 고문서들을 다루는 사람들이다. (138쪽) <히스토리언>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주로 역사학자들이다. 암스테르담, 이스탄불, 헝가리, 불가리아등에서 폴이 만나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연유로 드라큘라를 쫓고 있다. 그들의 얽히고 설킨 관게들이 복잡하기도 하지만 폴과 헬렌을 통해 드라큘라의 모습과 로시교수의 행방이 밝혀지는 과정, 그리고 주인공들을 통해 접하게 되는 동유럽의 역사와 전쟁사등은 그야말로 작가의 연구와 노력이 얼마나 방대하고 열정적이었는지 새삼 실감하게 된다.
"헬렌, 헬렌은 블라드 드라큘라의 후손이에요." 망설이기는 했지만 적어도 둘 중 누군가는 사실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453쪽)
그녀가 고개를 가볍게 젖히자 검은 곱슬머리가 베개 위로 흘러내렸다. 키스로 그녀를 깨울 욕심도 없지는 않았으나 그 순간 새파랗게 질린 얼굴과 목에 난 핏자국을 보고 말았다. 그녀의 목 안쪽, 거의 아물어가던 흉터에 두 개의 작은 상처가 보이고 핏방울도 흘러내렸다. (582쪽) 로시가 젊은시절 드라큘라를 찾아 나섰다 만난 헝가리 여성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헬렌. 다시 찾아 오겠다던 로시는 소식이 없었고 그렇게 아버지 없이 자라 유능한 역사학자가 된 헬렌. 폴과 함께한 여정에서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드라큘라의 후손이고 불사귀에게 두번이나 물린 헬렌. 폴과 결혼 후 여행중에 사라지기 까지 하여 거의 다 읽어갈 즈음까지 그녀의 행방과 그녀가 불사귀가 되어버린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조바심이 나기도 했었다.
최근 뱀파이어 소설을 많이 접하긴 했었다. 무서운 뱀파이어가 아닌 사랑스런 뱀파이어가 등장하는 트와일라잇 시리즈부터 렛미인, 블러드오스까지. 블러드오스는 성격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전자의 두 작품은 뱀파이어와 인간의 사랑과 우정을 다루었던 소설이라 그저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히스토리언>은 뱀파이어의 역사를 다룬 조금은 무겁다면 무거운 작품이었다. 하지만 한순간도 지루할 틈을 허락하지 않는 작가의 스토리전개가 700페이지가 넘는 이 두꺼운 책을 금방 읽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영화로도 제작 된다고 하는데 영화에서는 또 어떻게 전개가 될지 무척이나 궁금해진다. 왠지 이 시간, 드라큘라가 피를 찾아 도시의 밤거리를 배회하고 있지나 않을까 하는 으스스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