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로드 - 가슴이 뛰는 방향으로
문종성 지음 / 어문학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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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과 열정만으로 성공할 순 없지만 젊음과 열정이 있기에 포기할 순 없다"는 신념으로 자전거 세계 일주를 떠난 구제불능 낙천주의자.  문종성작가를 지칭한 문장이다.  자전거를 타고 떠나는 세계여행이라니 아..얼마나 낭만스럽고 한량스러운지..라고 언뜻 생각이 들지만, 자전거를 좋아하고 자주 타는 나로서는 도대체가 상상을 할 수 없는 그런여행이다.  한시간만 열심히 라이딩을 해도 엉덩이가 뻐근하고 허벅지가 뻑뻑해지는데, 3360시간을 우리나라도 아닌, 생면부지의 나라 멕시코에서 말이다.  즐기고 편안함을 추구하는 일반적인 여행과는 다른, 힘들고 고통스럽고 외로운 이런 여행에서 작가는 무엇을 얻어 왔을까.  그를 대신하는 저 첫문장처럼 그에게는 젊음과 열정이 있기에 가능한 여행이지 않았을까 싶고, 나 또한 젊음과 열정을 가진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고 이 책을 다 읽고난 지금은 작가 못지않은 젊음과 열정이 충만된 듯한 느낌이다.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은 채 그저 남들이 그럴 듯하게 확신 없는 동의를 얻어 짜 놓은 소셜 메뉴얼을 따라 프로세스를 밟지 않으리라. 모험 없는 삶은 삶을 버리는 모험이라 하지 않았던가.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다면 인생은 도대체 무엇인가? 젊음은 저지르라고 있는 것이라는 앨빈토플러의 말은 철없는 청춘에게 용기가 되고 진리가 되어 가슴에 박혔다. 나는 결코 시니시즘cynicism주의가 아니다. -프롤로그중-

 

 

납치 공화국, 마약 카르텔, 부패한 경찰, 그리고 여행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기와 강도, 도적질에 장기 매매까지...  우리가 겉으로 보아오던 그 나라의 이미지와는 달리 멕시코는 그런 나라였다.  이런 곳을 딸랑 자전거 하나로 여행할 생각을 하다니, 정말 젊음, 청춘은 그 무엇으로도 말릴수 없는 열정이 있는 그런 나이구나 싶다.  무언가 있지 않을까 싶어 들어갔던 사막에서 아무것도 없는, 그저 모래뿐인 진짜 사막을 마주 했을때, 되돌아 나오기도, 그렇다고 끝까지 가기에도 늦어버린 해질녁이 닥쳤을땐 과연 어떤 기분이었을까.  그래서 결국은 모래뿐인 사막 한가운데 텐트를 치고 휘몰아치는 모래바람과, 사람냄새를 맡고 다가온 코요테의 킁킁거리는 소리에 온몸의 말초신경을 곤두새우며 밤을 하얗게 지새울때...이보다 더한 두려움과 외로움이 또 있을까.  하지만 그래도 밤은가고 해는 떠오른다.  그리고 그의 자전거 여행은 계속 된다. 

 

가끔 산을 오르다 보면 목적도 의식도 사라지고 오로지 내가 마냥 걷고 있는데, 왜 이렇게 걷고 있는지 무엇을 위해 땀을 흘리는지 무념무상의 기분이 들때가 있다.  분명 내 몸을 위해 운동을 하고 있는 그 행위들이 어느 한순간 그저 기계적으로 움직이고만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런 망각상태일때가 더 좋다.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 잡념들로 가득찬 내 머릿속이 하얗게 비워지는 느낌이 너무 좋다.  그래서 난 산이 좋다.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정말 가뿐해진다.  작가 또한 그런 기분이지 않을까 싶다.  주변경관만 보고자 한다면 굳이 자전거 여행이 아니어도 상관없지만, 그저 페달을 밟고 얼굴에 부딪히는 바람을 느끼며 허벅지가 터져 나갈것같은 고통이 뒤 따른다 해도 그 뒤에 주어지는 더큰 자기만족이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여행은 내가 특별한 존재라는 걸 깨닫도록 뭐든지 마음먹은 대로 누릴 수 있는 축복의 통로가 되어 준다. 동시에 그것은 내가 완전하지 못한 존재라는 것도 깨닫도록 때론 함부로 허락지 않는 일도 있다. 왜냐하면 혼자서는 할 수 없되 함께라면 너끈히 해낼 수 있는 일들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소중한 가치가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시험을 던지기 때문이다. 이것이 여행이다. -204쪽-

 

절벽에서 카리브해의 눈부신 물비늘을 보자니 뜬금없이 용기가 샘솟았다.  그 까닭도 알지 못한 채 왠지 모를 행복감으로 주먹은 불끈쥐어져 있었다.  앞바퀴에 청춘을, 뒷바퀴엔 꿈을 실어 이곳까지 달려 온 사나이의 기개가 터지고 있었다. 나는 대서양 창공과 바다가 만나는 수평선을 향해 나직이 내뱉었다.

"네 꿈이 날게 해!" -375쪽-

 

 

인생의 소중한 가치와 진정한 꿈의 의미를 발견하기 위해 현재 광야를 모토로 6년동안 85개국을 목표로 모험길에 올라 있다는 문종성 작가.  그의 끊임없고 눈부신 도전이 이 나라 젊은이들의 가슴에 불을 지펴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또한, 젊음과 열정이 있기에 포기할 수 없다는 작가의 말이 청소년들에게는 야망과 꿈을 가지고 노력하면 꼭 이루어지리라는 주문과도 같은 말이 되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무엇이든 다 해낼것 같은 자신감이 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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