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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날개, 윙스 ㅣ 윙스 시리즈 1
에이프릴린 파이크 지음, 김지윤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연분홍빛 꽃잎이 눈길을 끄는 책이었다. 판타지는 별로 좋아라 하지 않지만, 가끔 책 읽기가 버거워 질때면 한번씩 읽어주는 달달한 로맨스가 땡겨서 집어든 책이었다. 어떤 내용일지 궁금했는데, 트와일라잇의 스테프니 메이어 작가가 극찬한 작품이라 하니, 트와일라잇은 가고 윙스의 시대가 온다고 하니, 어찌 읽어보지 아니할수가 있겠는가 싶어서..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너무 재밌게 읽었는데, 그 작품을 능가 한다고 하니 대체 얼마나! 하는 맘이었달까? 암튼 훅 땡기는 표지와 책소개에 잔뜩 기대를 품고 읽어내려갔다. 사실, 읽으면서 판타지는 역시 내 스타일이 아니구나 하다가도 무언가가 나올듯한 그 부분때문에 멈출수가 없어 내쳐 읽었다고 해야할 듯 하다.
소설의 이야기는 로렐이라는 열너다섯살의 여자아이의 등에 뾰루지로 시작한 무언가가 골프공만 해졌다가 야구공만 해졌다가 거기서 드디어 꽃잎이 날개처럼 활짝 피기 시작한다는거다. 역시나 예사롭지 않은 인물이었다. 로렐은 사춘기가 되어도 여드름은 커녕 초경도 하지 않았고, 먹는 음식또한 과일이나 야채만 먹는다. 이 아이의 정체는 무얼까? 바로 요정인거다!! 로렐이 세살때(요정 나이로는 칠,팔세 정도란다) 요정들이 그들의 숲을 지키기 위해 로렐을 바구니에 담아 그 숲의 주인집앞에 놔둔다. 주인양반들은 로렐을 입양한다. 다른 어린아이들과는 많은 면에서 달랐던 로렐을 양부모들은 홈스쿨링을 시킨다. 이제 열너다섯살이 되고보니 사회성이 있어야 한다며 로렐을 학교에 보낸다. 로렐은 학교에 가자마자 데이빗이라는 남학생과 첫만남부터 눈빛교환으로 친해지게 되고, 후에 알게된 요정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유일하게 들려주는 친구이상의 친구 사이가 된다. 하지만 로맨스라면 적어도 삼각관계 정도는 있어야 제맛? 우연히 숲으로 들어가 타마니라는 요정을 만나면서 로렐은 자신이 요정이라는 것을 알게되고, 알수 없는 힘에 끌려 타마니를 사랑하게 된다. 자, 이쯤되니 어디서 많이 본듯한 구조가 형성된다. 바로 트와일라잇의 벨라와 에드워드와 제이콥의 삼각관계 정도? 뭐, 나의 주관적인 생각으론 트왈의 삼각관계와는 다른 차원이랄까? 로렐과 타마니와 데이빗의 관계는 사랑이라기 보다 풋풋함이지 않을까 싶다.
너를 여기 보낸 목적은 이 땅을 지키게 하기 위해서야. 여기는...요정들에게 중요한 지역이거든. 그걸 이해하는 사람이 반드시 이 땅을 소유해야 해. 그게 네가 그 집에 보내진 주된 이유야. (185쪽)
내가 아주 특별한 것을 지킨다고 말한 적 있지? 그것은 내가 들어서 움직일 수 있는 게 아니야. 그래서 이 땅이 그렇게 중요한 거지. 그것은 요정 세계로 들어가는 문이야. 아발론으로 들어가는 관문의 유일한 장벽이지. (263쪽)
이야기가 중반을 넘어가기 시작하자 또다른 인물이 등장한다. 이즈음에서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바로 반스라는 트롤족이 느닷없이 불쑥 나타나 요정들이 지키려는 숲을 파괴하고 요정세계로 들어가는 문을 찾아내려 한다. 로렐과 데이빗이 죽을고비도 넘기고 타마니는 반스의 아지트에 숨어들어 총격전을 동반한 혈투가 벌어진다. 이 책이 네권 시리즈이기 때문인듯, 반스는 마지막에 가까스로 도망을 가고 요정숲은 잠시일듯한 평화가 찾아온다.
소재면에서 조금 색다르긴 하지만 구성면에선 여타의 로맨스 판타지와 크게 상이한 점을 찾지 못하겠다. 물론, 구성이 크게 달라질수도 없을듯 하지만 말이다. 그래도 썩 나쁘지는 않은것 같다.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 잃지 않고 잘 읽어냈으니! 책도 책이지만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다면 좀 더 볼거리가 많을듯 하기도 하다. 요정의 세계가 잘 지켜질지, 타마니와 로렐과 데이빗의 관계는 어떻게 변화를 시도할지, 좀 더 나은 구성으로 돌아오길 기대하며 다음책을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