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녀를 죽였나...

목요조곡
온다 리쿠 지음, 김경인 옮김 / 북스토리 / 2008년 11월

뭔가 무척이나 기대하고 고대했던 책이었는데, 의외로 별을 많이 줄수 없는 그런 책이었다.    온다리쿠의 책은 워낙 그 권수가 많아서 아직 볼것이 수십권이 되지만 그중에서도 몇권 보았던 책중에는 밤의피크닉과 더불어 도코노이야기로 알려진 시리즈물 빛의제국, 앤드게임, 민들레공책을 재밌게 봤었다.   특히, 특이하고 지적인 능력을 가진 일족인 도코노이야기 시리즈는  오묘하면서도 새로웠고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뭔가가 있어서 쉴새없이 읽었었던 기억이 난다.   그 책들을 읽은지 1년정도가 지나긴 했지만, 온다리쿠의 책이기에 이책 또한 기대감을 가득안고 시작한 책이었는데,  예전의 그 긴장감을 이 책에서는 전혀 느낄수 없었다는게 조금 아쉬웠다.

 

 

"누가 시게마츠 도키코를 죽였는가?" 라는 한 문장이 표지에 박혀있다.   도키코는 유명한 작가이다.   그녀의 주변에는 이렇게 저렇게 혈연과 지연으로 얽힌 다섯여자가 있다.   그녀들 역시 작가이기도, 편집가 이기도 한 어찌보면 모두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혈연관계에 있는 세사람과 그렇지 않은 두사람.   이들에게 도키코는 선망의 대상이고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이들이 도키코의 집에서 모임을 갖던중 도키코는 독극물이 든 물을 마시고 죽는다.   그리고 매년 기일이 있는주의 목요일에 이들은 이곳에서 도키코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한 모임을 갖는다.   이야기는, 도키코가 죽은지 4년후 그들이 다시 모임을 갖는 날로 시작한다.    과연 도키코의 죽음이 자살이었을까, 아니면 타살이었을까로 시작한 이야기는 미스터리적인 요소를 담고 있으면서도 왠지 미스터리 스럽지 않은 그런 내용이었다.   그녀들이 도키코의 죽음을 추리하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늘어지고,  추리외의 다른 이야기도 상당히 많은양을 차지했다.   이런류의 소설을 읽으면서 지루해보기는 첨인듯했다.   하지만, 역시나 반전이 있다는게 이런 책을 끝까지 읽게 만드는 요소인듯 하다.

 

그런 언니가 추락하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난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 그녀가 글을 쓸 수 없게 되었다.......내가 천재라고 믿었던 그녀가. 뿐만 아니라 누군가가 자기 문장에 손대는 것을 눈감아주고, 자기가 더 이상 쓸 수 없게 된 것을 인정하려 들지 않게 되었다.....놀랍더군. 충격과 동시에 불 같은 분노를 느꼈어. (188쪽)

 

"그래. 멋지다고 했어. 이로써 '시게마츠 도키코 살인 사건'은 완성 됐잖아! 우리 전원이 공범인 걸로 말이야. 도키코 언니도 이걸 원했던 게 틀림없어. 자기를 죽일지 모른다는 망상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을 모두 살인자로 만들어 버렸잖아. 자기는 피해자로 끝날 수 있었고.  이것으로 우리는 영원히 도키코 언니에게서 벗어나지 못해. 영원히 그녀에 대한 죄의식을 가지고 살아야겠지. 이것이 그녀가 원한 대로가 아니고 뭐겠어? 그야말로 멋진 결말 아닌가? (248쪽)

 

 

그녀들중 한명인 에이코라는 편집자가 직업정신을 발휘해 그녀들중 누군가가 도키코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써주기를 희망하면서 꾸민 그녀들의 추리가 반전이라면 반전이었다.   여타 추리소설의 반전에는 훨씬 못미치는 좀 밍밍한 반전이었지만,  죽음을 맞은 사람을 이용하는 그녀의 직업정신이란!!! 도코노시리즈를 읽을 당시만 해도 온다리쿠의 책이란 책은 모두 읽어 보고 싶었다.  다작작가로도 유명한 온다리쿠의 책은 그동안 출판된 책만도 수십권이다.   목요조곡으로 조금 실망하긴 했지만, 최근 출판한 "우리 집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라는 책을 통해 다시한번 그녀의 글발을 느껴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