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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수를 중심으로 예습복습 철저히
조효은 지음 / 파피루스(디앤씨미디어)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한때는 정말 "사랑"이라는 단어 만으로도 가슴이 콩닥콩닥 뛰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모든것이 무디어지고 무감각해진것 같다. 하지만, 가끔 책읽기에 무력감이 몰려 올때쯤 한번씩 읽어주는 로맨스소설은 나의 가슴에 잔잔한 파고를 일으켜주는, 그리고 옛적 느끼던 사랑에 대한 아련한 기억들을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한 흥미를 유발시킨다. 제목만으론 내 가슴의 콩닥거림을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책.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난 지금은 제목만 봐도 두 사람의 이쁜 사랑이 마치 내것인냥 짜릿함을 느끼게 해주는 그런 책이었다. 조효은님은 이 책에 앞서 몇개월전 읽었던 "그녀의 정신세계"라는 책으로 알게된 작가인데, 글을 참 감질나게 잘 쓰는것 같았다. 전작도 무척 재밌게 읽으며 그들의 사랑에 가슴뛰고, 때론 아파하면서 읽었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고등학교 시절 짝사랑했던 사람을 성인이 되어 사회에서 만났다. 10여년이 지났지만 그 사랑이 아직도 유효할까? 그때의 감정이 아직도 남아 있을까 싶었지만, 소설속의 그는 그랬다. 자신의 존재조차 몰랐던 그녀를 혼자 짝사랑하기만 했었던 고등학교 시절. 그렇게 헤어진뒤 같은 학교의 선생이 되어 동료로 다시 만나게 된다. 전혀 관심없는 듯한 그의 말투와 행동들이 그 모든 기억들을 품고 있는 사람의 그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물론, 글의 앞뒤를 상상해 보면 딱 짐작이 가지만 말이다), 10년동안 그녀의 기억을 품고 있었던 남자 "도현". 그 남자의 존재조차 몰랐던 "수경". 이 둘의 사이엔 의례 로맨스에 등장하는 복병들이 많이 등장한다. 도현을 8년동안 사랑해온, 집안에서 점지해둔 여자도 있었고, 도현을 짝사랑하는 수경의 동생이자 도현의 제자인 수민도 있고, 도현과 마찬가지로 10년동안 그녀를 그리워한 도현의 절친 민수도 있다. 사랑이야기엔 꼭 빠지지 않는 삼각관계의 구도가 나오긴 하는데, 민수의 등장이 많이 없어서 좀 밍밍한 감이 없잖아 있었던것 같다. 물론, 민수가 많이 등장해 둘 사이를 헤집고 다녔으면 화딱질 나서 책을 집어 던질수도 있었겠지만 말이다. 이런 복병들 때문에 드라마는 잘 안본다. 아슬아슬한 상태에서 끝나버리고 일주일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책이 좋다. 답답하면 밤을 새서라도 끝을 볼 수 있으니까..^^
사람의 마음이 오고가는 길은, 꼬불꼬불하고 굴곡이 많아 아무리 앞을 내다보려 하여도 어렵기만 했다. 때로 궂은비가 내리고 질척한 진흙탕을 밟아 넘어지기도 하지만 그 끝이 궁금해 우리는 그저 걷고 또 걷게 되는 것이 아닐까. (131쪽)
"정말 고마운데, 자꾸 미안해져요. 다음에 제가 보답으로 선생님께 좋은 선물 드릴게요."
"괜찮습니다. 그런 생각 안 해도 됩니다."
"그래도 제 마음이 편치가 않아서....."
"내가 이런 선물 했다고 괜히 답례한답시고 손 선생이 자발적으로 뜨거운 키스 같은 거 해 주고 그러면 안돼요....돼요...돼요...돼요!" (348쪽)
오랜만에 손에 든 로맨스. 책 한권으로 옛적의 감정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것이, 우울하고 칙칙했던 기분들이 한번에 깨끗하게 씻겨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나도 한때는 저들 못지않은 사랑도 했었고 지금도 언제나 현재 진행형이지만, 다시 저런 뜨겁고 풋풋한 사랑은 할 수 없다 생각하니 조금은 아쉽단 생각이 드는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