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는 파이팅 - 용의 귀를 가진 아이들의
조일연 지음 / iwbook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영화를 보고, 더 궁금해진 책이다.   감성이 메말라 버릴것 같은 겨울의 차가운 바람속에 훈훈한 마음을 갖게 해준 영화 글러브. 영화를 보는 동안 배우들의 눈물섞인 연기가 가슴에 팍 와 닿았는데,  그래서 더욱 보고 싶었던 책.   왠지 원작이 더 나을것 같은 예감에 때마침 나의 손에 쥐어진 책을 읽게 되었다.   단숨에 훅 읽힐것 같았는데,  생각했던것 보다 흠뻑 빠져들어서 읽지는 못했던것 같다.   영화의 감동이 반감되면서, 아쉬움을 느끼게 했던 책이다.   그렇지만 영화에서 못 다 보았던 야구부 아이들의 일면일면을 알게 되었고,  그 아이들의 불투명한 미래에 많이 가슴이 아려오는 내용이었다.

 

 

이 책을 쓰신분은 충주성심학교의 교감선생님 이시다.   성심학교의 야구단을 만드신 분이고 누구보다 성심학교의 야구단을 사랑하고 아끼시고 아이들 한명한명 애정을 쏟으신 대단하신 분 같았다.   야구의 불모지 충주에서 성심학교 야구단을 창단함에 있어 부족한 자금난,  열악한 운동환경등을 두발로 이리저리 뛰어다니시며 일구어내신 열정 하나만큼은 정말 크신분이시다.   교감 선생님의 입장에서 본 아이들의 운동하는 모습,  대회에서 패한후 힘들어 하는 모습등을 상세히 서술하여 주었고,   운동이 힘들어 그만두는 아이들을 다독이고, 감독 영입도 직접 맡으시고,  선생님들과의 갈등 중재도 하시고..  일인 다역을 하신 교감선생님이 아니었더라면 충주섬심 학교의 야구단은 그저 허울에 불과했을거란 생각을 했다.   축구가 동적인 운동이라면 야구는 정적인 운동이라고 한다.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아이들에게 야구의 세세한 룰과 서로의 교감을 가르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을것이다.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수비였다.   아이들은 배트의 소리로 공의 세기를 가늠할 수도 없었고, 콜을 외치거나 마이 볼을 외칠 수도 없었다.   공이 날아오는 줄도 모른 채 몸에 맞고 쓰러지기가 일쑤였다.   아이들은 몸에 공을 맞고서야 공이 제 곁으로 날아온 것을 알았다.   방법은 서로간의 수신호를 약속하고 그 약속에 따라 반복해 연습하는 수밖에 없었다.   오직 혼자서, 자신에게 날아오는 공과 싸워야 했다.   그것은 고독하고 외로운 싸움이었다.  (page 231)

 

 

봉황기 고교야구에서 귀중한 1승을 얻기위해  무더운 여름 뙤약볕아래 구슬같은 땀방울을 흘리며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는 아이들...그들은 그렇게 열심히 운동했고,  1승을 거두진 못했지만 장애를 딛고 일반인들과의 경기에 나설수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세간의 관심을 받게 된다.   하지만 그들이 받는 관심은 반짝하는 관심일뿐...그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되면서 설 자리가 없어진 것이다.   교감선생님은 서울시장에게, 충주시장에게, 각계 단체에 장애인야구부를 만들지 않겠냐며 편지를 띄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답변만 받게된다.   이 아이들은 3학년 졸업과 함께 각자 직업전선으로 뿔뿔히 흩어진다.   그렇게 힘들게 운동하고, 입지를 다져두었는데 고작 3년밖에 할 수 없는 운동이라니...이러한 현실에 얼마나 실망하고 절망했을까.   책을 읽으며 역시, 현실은 편견덩어리이구나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3년동안 열심히 운동한 아이들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고,  힘들지 않게,  희망을 잃지않고, 살아 갈 수 있으면 좋겠다.    지금은 정년퇴임을 하신 저자이시자 교감선생님이신 조일연 선생님이 또다른 곳에서 희망을 잃어가는 사람들을 위해 희망을 일구고 계신다는 소식에 새삼 가슴이 뜨거워 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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