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브 카페쓰아다 - 지랄 맞고 시건방진 미꼬씨의 베트남 여행
김기연(미꼬씨) 지음 / 나무자전거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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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면 떠오르는 것들.. 하얀 아오자이를 펄럭이며 자전거나 스쿠터를 타는 여인들.   공원에서 대놓고 애정행각(?)을 벌이는 젊은이들.   그리고 우리나라 시골로 시집오는 젊은 여인들.   모든것을 길거리에서 해결할 수 있는 길거리문화, 뭐 이정도 였는데,  베트남이 공산국가란다.  정말 처음 안 사실이다.   또한 커피수출을 두번째로 많이 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1870년대 이후 프랑스 사람들에 의해 커피가 도입된 후  베트남 문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베트남 여행기는 한번도 접해보질 못했는데, 이 책을 통해 이런저런 베트남에 대한 것들을 알게 된것 같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커피를 찾게되고, 어느순간 커피가 없으면 왠지 허전해 지는것을 느낀다.   특히, 무더운 여름날 얼음 동동 띄운 달달한 커피한잔이면 모든 시름을 잃게 만드는데,  그런 시원하고 달달한 아이스커피를 베트남에선 카페쓰아다 라고 부르나 보다.

 

 

 

베트남에서 커피를 즐기려면 이 정도만 알고 있으면 본인이 원하는 커피를 주문할 수 있다.   커피는 '카페 ca phe',  뜨겁다는 '농 nong',  연유는 '쓰아 sua',  얼음은 '다 da' 그래서 진하고 뜨거운 커피는 '카페농 ca phe nong',  진한 아이스커피는 '카페다 ca phe da',  얼음과 연유를 넣어 만든 아이스 밀크커피는 '카페쓰아다 ca hph shu da' (page 38)  내가 좋아하는 그 달달하고 시원한 커피가 바로 '카페쓰아다'인거다! ^^  그렇다고 이책이 커피에 관한 책은 아니다.  그저 필자가 베트남에서 즐겨 마셨던 커피가 카페쓰아다.   필자는 참 자유로운 영혼 같았다.   그리고,  너무 밝고 당차고 거침없고...내가 갖고 싶은 성격을 모조리 몽땅 가진 필자가 부러울 따름이다.   혼자 배낭여행을 떠났다는 그 자체가 나에겐 부러움의 대상이고, 마냥 닮고 싶은데 여행지에서의 당차고 거침없는 행동들과 말들이 책을 읽는내내 잔잔한 웃음을 짓게 만든다.   뻔뻔하게 사기 치는 세옴 기사, 안 당하려고 애쓰는 고집쟁이 미꼬씨.   적당히 사기 치면 적당히 속아주고 싶은데, 그들은 너무 대놓고 사기를 친다.   제발 이젠 적당히만 사기 쳐.  내 눈에는 다 보인다고.  (page 217)  가끔, 인도나 다른 동남아의 여행 에세이를 볼때마다 필자들은 말한다.   현지인들의 바가지 요금,  거짓말을 밥에 물말아 먹듯이 해대는 호객꾼들,  지저분하고 불결한 숙소.   이런 글들을 접할때마다  동남아로의 여행은 정말 하고 싶지 않은데 또 그런저런 어려움을 이겨내고 그런 어려움을 즐기는 것이 배낭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 책에서의 필자처럼 여행하고 싶다.   몇박몇일 빡빡하게 날짜를 정해 좋다는 관광지를 그대로 답습하고, 다녀오면 생각 나지도 않는곳,  주변경관을 감상하기보다 카메라에 담기 바빠 돌아오면 사진으로만 기억나는곳.  난 항상 이런 여행을 했던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의 필자는 베트남의 도시를 두루두루 다니며 맘에 드는 곳은 몇일씩 머무르고, 유명한 관광지보다 골목골목에서 만난 현지인들,  뛰노는 아이들,  길거리에서 장사하는 할아버지와 얘기하고, 쉬고싶은 날은 하루종일 숙소에 머물기도 하고 해가 중천에 떠서야 느릿느릿 동네를 돌기도 하고... 그야말로 여행이 아니던가.   왠지 그런 느릿하고 여유 가득한 여행과 어울릴듯한 베트남.   미꼬씨님처럼 당차게 여행할 용기는 없지만, 미꼬씨님 덕분에 여행은 이렇게 해야한다, 라는 여행에 대한 또 다른 하나의 좋은 예를 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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