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픽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구나 인생의 비상을 갈망한다.   그러면서도 스스로를 가족이라는 덫에 더 깊이 파묻고 산다.   가볍게 여행 하기를 꿈꾸면서도, 무거운 짐을 지고 한 곳에 머무를 수 밖에 없을 만큼 많은걸 축적하고 산다.   다른사람 탓이 아니다.   순전히 자기 자신 탓이다.   누구나 탈출을 바라지만 의무를 저버리지 못한다. "   책을 읽기 전에는 보이지 않던 글귀가 책을 다 읽고 나니 눈에 쏙 들어온다.   이 책의 겉표지에 쓰여있는 글이다.   이 글이 왜 이렇게 공감이 가고 가슴에 쏙쏙 박히는지....   이 책의 주인공 벤 브래드포드가 바로 저런 사람이었을까.   사회적으로 성공한 월가의 변호사이며, 고소득층에 속하고, 좋은집, 좋은차를 소유한 남자 벤.   그러나 그에게 가족은 안식처가 되어주지 못한다.   어릴적부터 자신의 꿈에 대해서는 완전히 묵살당한채 아버지의 뜻에따라 로스쿨을 나오고 직장도 아버지와 친분이 있으신 분의 회사에 취직한 벤.   아내는 게리서머스라는 정말 볼품없고 능력없는 사진가인 이웃남자와 바람이 나 찬바람 쌩도는 아내와 대화도 없는 가정.  과연, 악조건을 다 갖춘 이런 가정에서 어떤남자가 버틸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베스가 정말 싫어하는게 뭔지 알아?  네가 네 자신을 싫어 한다는 사실이야.   너의 그 자기연민, 덫에 빠진양 엄살을 떨어대는 빌어먹을 행동.  사진가로 성공하지 못한건 그 누구 탓도 아니야.  바로 네 탓이지.   넌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할 뿐이야."   바로 그때였다.   나는 그만 참지 못하고 폭발했다.   클라우디베이 병으로 게리를 내리친 것이다.   병을 크게 휘둘러 옆머리를 쳤다.   병의 반쪽이 산산조각 났다.   게리가 내옆에서 쓰러질때,  나는 다시 병을 휘둘렀고 사금파리가 게리의 목덜미에 꽂혔다. (P 134-135)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 벤.   이 상황이면 나라도 손에 잡히는 무언가를 휘둘렀을 것이라고 감히 상상해 보았다.

 

 

모든걸 버리고 떠나야 하는 벤은 마지막으로 아들인 애덤을 만나 마지막 시간을 보낸다.   애덤이 나와 함께 보낼 달콤한 앞날에 대해 설명하는 동안 나는 결국 싸움에서 졌다.   "아빠, 왜 울어?"  애덤이 겁을 집어 먹은듯 눈이 휘둥그래졌다.   내가 점점 참지 못하고 크게 흐느낄수록 애덤의 눈이 점점 커졌다.   나는 애덤을 꽉 껴안았다.   애덤이 나를 지켜주고, 모든 일을 바로잡고, 내가 모든걸 잃기전의 삶으로 되돌려 주기라도 하듯이.   "울지마, 아빠, 울지마,"  애덤이 내 품에서 겁을 집어먹고 딱딱하게 몸이 굳었다.   그래도 나는 진정할 수 없었다.   좀처럼 감정을 자제할 수 없었다.   나는 모두 다 잃었다.   이제 추락만 남았을 뿐.  (P 244) 나도 모르게 울컥 하면서 읽었던 부분이다.   사랑하는 아이를, 아내를, 가정을 모두 버려야 하는 남자.

 

 

모든것을 잃은 한 가장이 삶의 의욕이 있을리 만무하고, 인생의 기쁨을 느낄리 만무하다.  떠돌다 정착한 소도시에서 게리의 이름으로 살아가며 사진가로서의 명성을 얻고 이른바 성공이라는 것을 달성 하지만,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도 생기긴 했지만, 여전히 허전한 벤,  여전히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벤.   이 책은 진정한 "나"의 삶을 살고 싶은 한남자의 이야기라고 표지에 나와 있듯이,  자신의 삶이 없는 벤이라는 남자가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안타까운 이야기다.  "내가 그토록 벗어나고 싶었던 어제의 삶을 이제는 간절히 바라는 입장이 됐다." 라는 본문중 벤의 말처럼,  지금 이순간 괴롭고 힘들어도 열심히 현재를 즐기며 살아야 하는건가?  이 세상은 아이러니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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