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에 갇힌 여자

얼음에 갇힌 여자 ㅣ 스토리콜렉터 63
로버트 브린자 지음, 서지희 옮김 / 북로드 / 2018년 5월

한 젊은 남자가 아무도 없는 호숫가에서 금속성의 낯익은 소리를 들었다. 그 소리는  호수 건너편 보트 창고에서 나는 소리였다. 꽁꽁 언 호수를 조심히 건너 보트창고로 다가가니 건너 선반위에 핸드폰이 불빛을 빛내며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남자는 핸드폰을 가져다 팔 생각으로 얼음위에 살며시 쪼그리고 앉아 핸드폰을 향해 손을 뻗는다. 그때 얼음위로 삐죽나온 손가락. 남자가 얼음위의 눈을 닦아내고 얼음밑을 보니 그곳엔 눈을 크게 부릅뜨고 죽어있는 어린 여자의 시신이 있었다. 소설의 처음은 이렇듯 강렬하게 시작된다.

에리카는 과거 마약소굴을 급습했다가 동료이자 남편인 마크를 비롯해 다섯명의 동료를 잃는다. 그일이 어째서 에리카를 정직상태로 만들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에리카는 그 일로 인해 정직상태에 있었다. 그리고 얼음속에서 발견한 시신의 사건을 맡게되어 런던 경시청으로 왔다. 수사 지휘권을 맡게된 에리카는 루이셤 경찰서로 온 첫날부터 박력터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음...좀 재수없는(?) 캐릭터이려나...하여 좀 걱정스럽긴 했지만 그건 아닌걸로...ㅋ

얼음속에서 발견된 시신은 거물급 정치인인 사이먼경의 딸인 엔드리아였다. 우리나라나 외국이나 정치권이 끼지 않은 사건이 없다지만 여기 영국도 마찬가지였다. 사이먼경의 부인이 슬로바키아 출신이라 말이 잘 통할줄 알았던, 역시나 슬로바키아 출신인 에리카. 그러나 사이먼경의 부인은 슬로바키아에서도 하급에 속하는 곳의 출신이라며 에리카를 강하게 거부한다. 처음부터 난관에 부딪히게 된 에리카. 거기다 에리카는 사건 조사도중 엔드리아가 죽기전 들렀다는 펍은 마약과 매춘이 만연한 부랑자들의 소굴이었음을 알게되어 그 사실을 언론에 알려 목격자를 찾고 싶어하는데 반해 그런곳에 갔다는 사실자체가 흠이 되는 거물급 정치인인 사이먼은 자신의 능력을 동원하여 그 사실을 숨기려 한다. 그리고 수사의 방향은 엉뚱한 곳으로...

하지만 그녀는 나름대로 혼자 탐문을 하며 새로운 단서를 찾아낸다. 그러나 다음날 그녀에게 단서를 제공했던 거리의 부랑자는 시신이 되어 발견되고, 그녀를 죽음에 이르게한 책임을 에리카에게 묻는 경시청의 높은 사람들. 또다시 난관에 봉착한 에리카. 참 지지리 복도 없는 여자 같으니라고...그리고 여자라 그런가 자신의 목숨이 경각에 달하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던게 너무 안타까웠다. 에리카는 날카로운 직관력이 보이긴 하지만 뭔가 좀 아쉽다. 지금까지 보아왔던 강력반 형사들에 비해 약간 카리스마가 부족한것 같기도 하고...너무 강한 캐릭터들만 보아와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이라 그런지 아직 보여주지 못한 많은 것들이 있을것이라 생각된다. 앞으로 에리카의 더욱 숙련된(?) 모습과 더불어 멋진 후속편들이 나올것이라 기대해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