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들의 롤러코스터 1
클로에 윤 지음 / 한끼 / 2025년 5월
평점 :

우리들의 롤러코스터...
책표지가 푸릇푸릇하다.
교실인듯 보이는 공간에 여학생 1명과 남학생 3명이 서로를 바라보며 함께 있다.
창밖으로 보이는 롤러코스터와 놀이공원 풍경은 다소 이질적이다.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락 내리락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일까?
열여덟, 열아홉 아이들의 감정과 생활이 잔잔하지만은 않을테니까...
'한 여자만 바라보는 순정남과 공부밖에 모르는 순수녀의 사랑 이야기.'
'사랑이라는 롤러코스터에 탑승한 순간, 절대 멈출 수도, 내릴 수도 없다.'
'유를 향한 세 남자의 뜨거운 첫사랑 쟁탈전'
책을 소개하는 문구도 흥미로워서 4명의 등장인물에게 어떤 일이 펼쳐질지 기대하며 책장을 넘겼다.

사쿠라 이이요 작가의 '말할 수 없는 비밀' 시리즈처럼 고등학생 아이들의 아픔과 두려움 그리고 성장을 예쁘게 그려내는 하이틴 로맨스 소설일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기대했던 바와 달라서 살짝 실망스러웠다.
이 책은 성장 소설 보다는 '외모도 좋고 배경도 뛰어난 남자들이 그에 못지 않게 머리 좋고 가정환경이 좋은 한 여자만을 좋아하고 바라봐주는 판타지 소설'에 가까운 것 같다.
이해가 가지 않는 설정이 많았고 등장인물들이 하는 행동과 말이 전혀 고등학생스럽지 않아서 헛웃음 짓게 되는 장면들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상적인 부분을 찾아보자면....
사람들과의 관계에 무지했던 윤유가 사랑에 대해 알아나가는 과정이 마음에 와닿았다.
고등학교 3학년인 윤유는 의대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매 시험마다 전과목 만점을 받을 정도로 성적도 좋고 꾸준하게 자신을 관리한다.
하지만 공부머리와는 별개로 사람들과의 관계 맺기는 무척 서툴다.
우선 사람들의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하고 자신의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한다.
그런 윤유를 친구 윤지와 지현이 살뜰하게 챙긴다.
친구 윤지의 생일 날 놀러간 EDM 하우스에서 우연히 화신고 2학년 전율을 만나게 된 윤유는 전율의 친구 박지오, 김별과도 인연을 맺게 된다.
저돌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며 다가오는 전율을 통해 사랑이라는 감정을 깨닫고 알아나가는 윤유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공부가 세상의 전부였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을 자각하고 용기내어 말하고 그것을 지켜내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함께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많은 감정을 퍼내고 채워넣은 것이 사랑'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은 미움, 질투, 속상함, 서운함, 실망 등 다양한 감정을 퍼내고 그 자리에 이해와 배려를 채워넣는 것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 좋았다.

'끓어오르는 열정과 애틋한 순정, 누구에게도 허락하지 않았던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 미완성된 영혼까지 모조리 바쳤던 그들의 첫사랑은 흙탕물 속에서도 더럽혀지지 않는 이상한 여자였다.'(1권 10쪽)
'여기저기 다녀 봐도 역시 한국 여자가 제일 매력 있어. 입맛에 맞는 외국 음식을 몇 날 며칠 먹다가도 결국 한식을 찾게 되는 것과 비슷해.'(1권 12쪽)
'조용한 성격에 순종적인 태도, 무엇보다 남자 경험없는 그녀의 순진함은 도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1권 119쪽)
'여자를 만나고 헤어지는 것쯤은 껌을 씹다가 뱉는 것만큼이나 쉬운 일이었다.'(2권 223쪽)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들지 않았던 부분이다.
윤유 곁에 있는 남자들이 가지고 있는 여성관은 참 별로다.
윤유의 순결함에 대해 높은 가치를 부여하면서도 자신들의 순결함에 대해서는 왜 평가하지 않는 것인지...
윤유가 세상의 전부이고 이세상 가장 소중한 여신처럼 지고지순하게 떠받들면서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여자들에 대한 대우는 왜 이렇게 처참한 것인지...
내 여자만 챙기고 공주처럼 대하면 된다고 믿는 걸까?
이것이 진정한 순애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아무리 봐도 이기적이고 몰상식적인 태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데...ㅠㅠ
아무튼...
고등학교 졸업 후 갑자기 사라진 윤유에 대한 그리움을 갖고 8년이란 시간을 보낸 전율, 박지오, 김별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해진다.
윤유는 이들과 다시 만나게 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