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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실 세 뭉치로 ㅣ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65
엔히케타 크리스티나 지음, 야라 코누 그림, 강무홍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5년 1월
평점 :

털실 세 뭉치로...
미국 스키핑 스톤 아너상 수상작, 포르투갈 아마도라 BD 어워드 최우수 어린이책 선정, 이탈리아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 작가의 그림책이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가족은 1960년대 후반 파시스트 독재를 피해 포르투갈을 떠나 알제리, 루마니아, 체코슬로바키아에서 망명생활을 한다.
그림책에 등장한 시기와 장소는 1968년 체코슬로바키아로 '프라하의 봄'을 맞게 된 때라고 한다.
'프라하의 봄'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소련에 의해 간섭받던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일어난 민주화 시기를 말한다.
'파라하의 봄' 시기는 몇 달 만에 끝을 맺게 되고 체코슬로바키아는 소련군의 침공을 받는다.
그리고 1989년 '벨벳혁명'을 통해 민주적인 선거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포르투갈에서는 1974년 '카네이션 혁명'이 일어나면서 파시스트 독재가 막을 내렸다.
그림책 속의 가족은 '마르셀루의 봄'이 온 뒤에야 포르투갈로 돌아갈 수 있었다고 한다.(작가의 말)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그림책으로 아이들에게 다소 어렵게 읽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단하게 아이들에게 배경지식을 알려주고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
특히 초등학교 6학년 1학기 사회 단원에서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에 대해 알아보는 시기에 함께 읽으면 더 좋겠다.
그림책 속의 가족은 자유를 찾기 위해 새로운 나라로 옮겨가지만 그곳에서도 만족스러운 삶을 찾지 못한다.
회색, 초록, 주황색의 단조로운 스웨터를 입어야만 하는 현실에 답답함과 갑갑함을 느낀다.
하지만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스웨터의 실을 모두 풀어 다양한 색감과 패턴의 옷을 만들어 입기 시작한다.
그리고 비로서 '봄'을 맞이 하게 된다.

스웨터의 색감과 패턴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점이 인상적이었다.
어려운 역사적 사실을 알려주지 않더라도 스웨터의 정해진 색깔과 모양에 저항하여 다양한 옷을 만들어 입게 되었다는 단순한 이야기 구조를 이용해 억압과 자유의 개념을 이해시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만약 똑같은 색깔과 같은 모양의 옷을 입어야 하는 마을에 살아야 한다면 어떨까?'
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그림책 읽기를 시작해도 될 듯...
순응하느냐, 저항하느냐...
자유를 향해 우리는 어떤 용기를 내야 하는지에 대해 느낄 수 있는 그림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