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진심
조해진 지음 / 민음사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해외 입양이 국가적 문제로 대두된 적이 있었다.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해외 입양은 아이의 인격을 무시하고, 생명의 존엄성을 훼손했으며, 나라의 품격마저 떨어뜨렸다.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아이를 가장 많이 팔아먹는 나라라는 오명을 쓴 적도 있었다. 특히 전쟁을 전후하여 미군 기지촌을 중심으로 수많은 혼혈 사생아들이 발생했고, 그들 중 상당수가 해외로 입양되어 보내졌다. 아기 시절에 해외로 보내져 낯선 땅,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성장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좌절과 상처, 그늘을 안고 살기 마련이다. 개인의 의지와 환경에 따라 그것을 어느 정도 극복하며 살아가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 혼혈 사생아들은 이 땅에서 자라더라도 좋은 시선을 받기는 힘들었다. 이 땅에서도, 이 땅 밖에서도 아이들은 상처 입고, 고통받을 수밖에 없었다. 


조해진의 '단순한 진심'은 해외에 입양되어 낯선 세계에서 성장한 여성을 화자로 두고 그녀의 시선을 따라간다.  

친부모가 누군지도 모른 채 기찻길에 버려진 여자 아이는 열차 승무원의 손에 구조되어 몸을 의탁하게 되지만 그것도 잠시, 끝내 고아원으로 보내지고, 마침내 해외로 입양되어 이 땅을 떠난다. 

세월이 흐르고, 아이는 자라 어른이 되었고, 아이를 임신한 몸으로 여자는 다시 모국을 밟는다. 해외 입양 관련 다큐멘터리 촬영에 임하기 위해 한국으로 왔지만 여자는 그곳에서 자신의 과거를 쫓는다. 

여자가 추적한 과거 속에서 마침내 직면하게 되는 진실과 '진심'은 무엇일까. 


해외 입양에 대한 이야기를 외피에 두르고 있지만 내면으로는 인간의 본성과 진심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라는 말이 있듯 개인의 처지와 환경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 선택의 옳고 그름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그러니 지금의 잣대로 과거의 일들을 헤아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중요한 것은 진심이다진실과 애정이 담긴 마음

표제처럼 단순한 진심 하나만 있다면 비록 후일에 내 기대와 어긋난 결과를 초래하더라도 그때 그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작가는 결국 그런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그의 겉모습이나 환경을 보지 말고 마음속에 깃든 진심을 보라고.

흥미로운 서사와 감정을 절제한 담백한 문장이 잘 어우러지며 높은 몰입감을 선사하는 작품이었다. 결말에 이르러서는 예상치 못한 감동과 울림을 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 도조 겐야 시리즈
미쓰다 신조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쓰다 신조의 작품만큼 더운 여름날 밤에 읽기 좋은 것도 없을 듯싶다.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은 소설가이자 괴담 수집가, 또 탐정이기도 한 도조 겐야 시리즈 대망의 첫 번째 작품이다.

쇼와 시대, 산과 강으로 둘러싸인 외딴 산간 마을. 오랜 시간 대립해온 두 가문과 신앙의 힘을 신뢰하는지를 두고 흑과 백으로 나뉜 사람들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염매'라는 귀신이 출몰하면서 마을에는 해괴하고 섬뜩한 사건들이 연달아 발생한다. 괴담 수집가이자 작가인 도조 겐야가 마을에 도착할 무렵 기이한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수많은 의문과 비밀, 수수께끼가 교차하는 가운데 도조 겐야는 이성적인 사고로 사건을 추리해간다. 비밀이 드러나는 결말 부에는 헉, 하는 반전도 숨어 있다.

전체적으로는 미스터리 추리소설의 구조를 갖추고 있지만, 순간순간 분위기는 영락없는 공포소설이다. 특히 귀신의 소행인지, 사람의 소행인지 알 수 없는 초중반의 으스스 한 공포 분위기는 그야말로 압권이다.

미쓰다 신조는 내가 가장 기대하고 신뢰하는 공포소설가다. 등장인물이 엄청나고 그들의 관계도, 마을 지리 등도 꽤 복잡하지만, 책 서두에 수록된 별지를 참고해서 꼼꼼히 읽어나가면 극한의 공포와 추리소설의 카타르시스를 차례로 맛볼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날마다 만우절
윤성희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들여다볼수록 인간의 마음은 복잡하면서도 단순하다. 도통 들여다볼 수 없다가도 스위치가 켜지듯 한순간에 환한 불빛을 내뿜는 게 인간의 마음이고, 인생의 순간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언가 위험한 것이 온다 오늘의 젊은 작가 33
김희선 지음 / 민음사 / 2021년 9월
평점 :
품절


서브컬처와 SF적 상상력, 음모론이 뒤섞인 ‘신체강탈자들의 재습격‘. 우리는 여전히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 지음, 노진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중이 열광하는 분위기나 코드를 도통 예측할 수 없다. 내용은 없어도 위로와 희망만 듬뿍 안겨 주면 즐거워하는 걸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