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는 아이 힘찬문고 23
손창섭 지음, 김호민 그림 / 우리교육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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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저자가 손창섭이 아니었다면 이 나이에 내가 이런 동화 같은 소설을 읽을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손창섭의 소설집을 탐독했던 나로서는 이 동화를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유는 단 하나다. 손창섭이 썼기 때문이다.
손창섭이 쓴 글이라면 잡문 하나라도 구해서 읽고 싶을 만큼 그의 소설들은 나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겨 주었다. 더 이상 언급할 필요도 없는 '혈서'와 '잉여인간' 등.... 그가 더 이상 한국에서 소설을 쓰지 않는다는 사실이 지금도 안타깝기만 하다.

손창섭은 의외로 소년소설도 여러 편 발표를 했었다. 암울했던 전후 사회를 짙은 절망과 패색으로부터 구원해 줄 수 있는 이들은 오직 아이들 뿐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이 소설 싸우는 아이는 동화나 소년소설로 분류될 수 있지만, 역시 손창섭의 손을 거친 동화라 그리 말랑말랑한 모양 새는 아니다.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 강찬수라는 소년에게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전망이나, 새로운 희망의 활로를 모색해 주지도 않는다. 결말은 좀 뜬금없다는 생각까지 들게 했다. 물론 소설 전반을 통해 우회적인 대안과 희망은 제시해 주고 있었다. 또 손창섭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도 파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확실히 이 소설은 다른 소년소설들과는 차별화되어 있다. 납루한 일상을 여과없이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소년에게 가해지는 세상의 폭력과 부조리를 그대로 보여준다. 초등학생들이 읽기에는 좀 무서운 소설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손창섭의 소설이라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고 본다.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이 읽기에도 좋은 소설이다.(다만 높임말로 쓰여진 문장이 다소 거슬린다는게 문제라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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