랍스터를 먹는 시간
방현석 지음 / 창비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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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현석이라는 작가에 대해서 아는 정보가 별로 없었지만, 이 책 랍스터를 먹는 시간에 대해서는 하도 말이 많아서 관심을 가지고 있던 차였다.

이 책에 실린 중편 '존재의 형식'은 2003년에 황순원문학상(2004년에는 김영하가 중편 보물선으로 수상한 상)과 오수영문학상을 동시에 받으며 그 해 최고의 화제작으로 부상되었다. 또 중편 '랍스터를 먹는 시간'과 함께 두 편 모두 베트남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데서 또 한 번의 화제의 중심에 올랐던 책이다.
또 이 책이 유명한 이유는 2003년에 출간되었던 소설 가운데 소설가, 평론가, 출판 편집인들이 뽑은 가장 재미있는 책 1위로 선정되었기 때문이다. (임영태의 무서운 밤과 김영하의 검은 꽃도 순위에 있었다.)
꽤 두꺼운 책을 3일만에 읽었으니 일단 지루한 책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최근에 읽었던 김영하의 오빠가 돌아왔다 만큼 재미있는 책도 아니었다. 그래도 재미를 추구하기 위한 그런 소설이 아닌 것이, 이 정도 재미있다면 재미있게 쓴 것이다.

여기에 실린 네 편의 소설들은 대단히 정공법으로 쓰여진 것들이었다. 성석제나 박민규처럼 기막힌 말빨에 의존하는 소설들이 아니었다.
방현석은 그야말로 현장감 넘치는 생생한 필체로 리얼리즘 문학의 참 맛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 책에는 네 편의 중편이 실려 있다.
존재의 형식, 랍스터를 먹는 시간, 겨우살이, 겨울 미포만
각 소설의 느낌을 한 마디로 말해 보라면, 숙연(존재의 형식), 감동(랍스터를 먹는 시간), 충격(겨우살이), 삭막(겨울 미만포)!
이런 느낌들이 각 소설들 속에 모두 다 들어 있기도 했고, 각 소설들을 대표하는 느낌이기도 했다.

잘 된 중편 소설의 교과서와도 같은 작품집이었다.
소설가 지망생들에게는 습작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책이었다,
라고 말하며 서슴없이 추천할 수 있는,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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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시보 2005-02-24 18:29   좋아요 0 | URL
저도 이 리뷰를 보니 읽고싶어졌습니다. 일단 보관함에 담습니다. 언제 사 볼지 모르겠지만^^

리아트리스 2005-02-25 10:06   좋아요 0 | URL
짧지도, 길지도 않은, 중편 소설만의 매력이 어떤 것인지 느낄 수가 있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