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윤성희의 소설은 전작들에 비해 월등히 성숙되고,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레고로 만든 집을 벗어나 '거기'에 있는 '당신'을 찾아 길을 떠난다. 무료한 일상을 살아가는 소외된 현대인들에게 희망의 날개를 달아주고, 자아를 돌아보고, 자신에게 보다 충실한 삶을 살아가도록 방향을 잡아 준다. 윤성희는 따뜻하고 애정어린 시선으로 상처입은 이들을 감싸 준다. 자신은 말을 아끼면서 상대의 말을 끝없이 들어준다.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이들이 지칠 때까지 이야기를 들어준다. 최근의 국내 소설가 중에서 이 만큼 뚜렷한 자기 색깔과 목소리를 지닌 작가는 드물다고 본다. 역시 윤성희에 대한 내 기대는 헛되지 않았다. 그녀의 차기작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그리고 그녀에 대한 기대는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다. 문학인 모두의 기대가 크다. 수록된 10편의 단편은 대부분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올해의 좋은 소설 등의 후보로 거론되었던 작품들이고, 그 중 '유턴지점에 보물지도를 묻다'는 제 50회 현대문학상 수상작으로 결정이 되었다. 또한 이 소설집은 벌써부터 2005년 동인문학상 후보로 강력히 점쳐지고 있다. 이 젊은 작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그녀는 분명 2000년대 한국 문학을 이끌어갈 거목으로 성장할 것이다. 수록작품 모두가 잘 읽혔지만 그중 베스트를 뽑는다면 어린이 암산왕그 남자의 책 198쪽봉자네 분식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