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결한 탐정 김재건과 춤추는 꼭두각시 (보급판) - 2018 제1회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 수상작
박하루 지음 / 엘릭시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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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치를 많이 낮추고 읽었음에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 책을 읽기 직전에 하라 료의 작품을 읽었던 것도 불운이라면 불운이랄 수 있겠다. 

신인 작가의 작품에서 보이는 여러 단점과 실수들이 두루 눈에 띄었는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안 웃기는 유머였다. 자기에게 대단한 유머 감각이 있다고 착각하는 신인들이 종종 등장하는데 이 작가도 그런 것 같았다.

안 웃겼다. 말은 많은데 재미는 없는 친구의 썰을, 정말 노력과 정성이 가상해서 괴롭게 듣고 있는 느낌이었다. 손쉽게 생각할 수 있는 빤한 유머들로 독자에게 웃음을 강요하고 있는 듯했다.  

안 웃기니까 웃기려고 시도한 모든 부분들이 지루했고, 사족처럼 느껴졌다. 안 웃기는 유머가 소설 전반을 지배하고 있으니 다른 매력들도 잘 보이지 않았고, 전체적인 분위기도 어수선했다. 안 웃기고 어수선하긴 책날개에 실린 작가 소개부터가 그랬다.


유머를 싹 걷어낸다면 이야기를 직조하는 능력은 나쁘지 않아 보였다. 

개인적인 진단이지만 이 작가에게 타고난 유머 감각 같은 건 없어 보이니 차라리 웃음끼를 싹 빼고 건조한 문체로 소설을 써나가는 게 어떨까 싶다. 만일 유머를 고수하고 싶다면 지금보다 몇 백배는 더 노력해야 할 것이다. 글로써 남을 웃긴다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시리즈를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어깨에 힘을 더 빼고, 말도 더 줄이고, 더 긴 시간을 고심해서 다음 작품을 써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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