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환은 늘 해미를 기다렸다. 언젠가 딸들을 데리고 자신에게 올거라고.
하지만 해미는 오지 않았다. 결국 경환은 그녀를 떠난다.
만남도, 사랑도, 결혼도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왜 하필 가난한 땅에 전쟁이 벌어지는 시대에 태어났던 것일까.
다른 나라, 다른 시대에 태어났더라면 경환과 해미, 지수의 삶은 달라질 수도 있었지 않았을까.
시린 사랑이야기면서 한민족이 겪어야 했던 비극의 시간을 살아내야 했던 젊은이들의 아픔들이 잘 그려졌다. 운명에 순응하는 것 같기도 했지만 결국은 길었던 고단함을 스스로 끊어내야 했던 한 여인의 시간들이 애닯다.
이 소설을 읽는내내 내가 그 속에 들어가 있다는 느낌보다는 무대위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지켜보는 것처럼 느껴졌다. 어쩌면 해미도 자신이 삶의 무대에 선 배우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조금쯤은 멀리 떨어져서 자신의 삶을 바라보는 것 같은 여유로움이랄까...절박함보다는 그런 감정들이 더 많이 다가온 시간이었다. 이제 이 무대에 등장했던 많은 인물들은 모두 떠났을 것이다.
그럼에도 누군가 그들의 시간을 기억해준다면..머물다 간 그 시간들이 소중해지지 않을까.
해미, 경환 그 곳에서는 너희의 사랑과 갈망이 꽃이 피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