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 106동 101호
천유 지음 / 팩토리나인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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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살다보면 이사를 해야할 일이 생긴다. 전세계약이 끝나면 재계약을 하거나 이사를 해야하고 전학이나 전근으로 인해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해야할 일이 생길 수 있다.

나도 이 집에 오기 전까지 어린시절부터 따지면 스무 번 넘게 이사를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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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하게도 요즘 난 무속이나 귀신에 대한 이야기에 푹 빠져 있었다.

이사를 갔더니 희한한 현상들이 일어났고 알고보니 한을 품은 귀신이 터를 잡고 있었다더라..같은.

잘 사는 사람들의 로망이라는 크리스털 타워에서 한 여자가 34층 꼭대기에서 뛰어내렸다.

세 아이를 둔 엄마였다. 이상한 소문들은 바로 퍼졌고 사람들은 그 집이 싸게 매물로 나올 것이라고 수군거렸다. 급매로 나온 그 집은 쉽게 팔렸고 여자의 가족들은 외국으로 떠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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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0년이 지나도록 아이를 가지지 못한 채아와 대한이 이 아파트 106동 101호로 이사를 오게 된다. 시세보다 쌌고 인테리어를 새로 한 이 집이 꽤 마음에 들어서였다.

하지만 왠일인지 채아는 이 집에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집안에 들어가기가 싫었다. 그렇게 집밖으로 나돌게 되면서 이웃에 사는 남자 준휘와 우연히 대화를 나누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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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였지만 지금은 프리랜서 기자로 살아가고 있던 준휘에게는 왠지 모를 슬픔이 묻어있다.

정신과 의사답게 채아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었고 채아가 타로점을 보고 들었던 이상한 이야기도 믿어주는 것 같았다. 그 집에서 나가야 해요. 타로점을 봐준 윤희가 건넨 말이다.

찝찝한 마음을 위로해주면 좋으련만 남편 대한은 시큰둥한 표정이다. 오랫동안 그래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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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의 어두운 그림자를 걷어내고 싶었던 채아는 대청소를 하게 되고 누군가 숨겨놓은 부적과 오르골, 목걸이들을 발견한다. 도대체 이 집에는 무슨 일들이 있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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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남자는 이미 누군가의 남편이었다. 그런데도 가지고 싶었다. 남자의 아내가 찾아와 남자는 보낼 수 있지만 집은 줄 수 없다고 했다. 그렇게 106동 101호를 서로 갖게다는 다툼이 시작되었다. 남의 남자를, 그 남자와 살았던 집을 포기하지 못한 여자의 집착이 무서웠다.

그런 여자의 곁에서 떠나지 못하는 원한 맺힌 존재도 두려웠고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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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동 101호에 얽혀있던 비밀의 퍼즐이 하나 둘 맞춰지면서 어쩌면 귀신보다 더 무서운게 사람들의 입이 아닌가 싶다. 말이 비수가 되고 무기가 되고 결국 죽이게 되는.

급매로 나온 집은 분명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다. 중도금이 급해서. 누군가 안 좋은 일로 죽어서. 그리고 떠나지 못하고 집을 지키는 존재로 인해 도망칠 수밖에 없어서.

폭염이 계속되다가 늦은 장마가 시작된 요즘, 단박에 읽어낼 만큼 몰입도가 높은 오컬트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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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찌개에 리모컨이 나왔다
이민혁 지음 / 뜰book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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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이후 태어나 시장통을 누비며 장사를 하는 경석이는 장사수완이 좋았다. 평소 마음에 두고 있던 여고생 연화에게 청혼을 하기로 마음먹은 경석이는 결국 연화와 결혼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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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부부는 수유동 시장안에 복길 잡화점을 내고 번창했으며 아들까지 낳고 50년을 해로했다.

하지만 늙은 연화에게 치매가 찾아왔다. 어느 날 그녀가 정성스럽게 끓인 된장찌게에서 리모컨이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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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절망속에서 경석은 그녀를 과거의 시간으로 데리고 가 기억을 끄집어내려는 이벤트를 연다. 열심히 살아보겠다는 이유로 예쁜 옷 한벌도 제대로 사주지 못했고 가게 건너편에서 공연을 한다는 서커스구경도 시켜주지 못했던게 회한이 되었다.

경석의 부탁으로 잡화점의 직원이었던 사람들과 시장사람들의 노력으로 가장 허접한 서커스단이 만들어지고 연화는 눈물까지 글썽이며 행복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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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유일한 자식인 복길이는 장사에는 관심도 없고 그저 그 잡화점을 팔아 새로운 사업을 하겠다는 야심만 있다. 잡화점 앞에 있는 대형마트로 손님을 빼앗긴 와중에도 잡화점을 지키는 민정이는 오랫동안 복길을 지켜봐왔고 그런 그를 사랑하게 된다.

복길의 딸이며 경석의 손녀인 소리도 민정이를 좋아하게 되고 소리가 어렸을 때 세상을 떠난 엄마를 대신해 그녀가 새엄마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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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시장을 찾는 사람의 발길도 뜸해진 곳에 있는 복길 잡화점이 복고여행을 시작했다.

오래전 물건들을 진열하고 연화를 계산대에 앉혔다. 경석은 딱 이틀만 잡화점을 예전처럼 부활시키기로 한다. 연화의 기억여행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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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에 걸린 아내를 위해 기억여행을 하는 감동적인 소설이다.

하지만 이 여행에는 기가막힌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가슴아픈 진실이.

사랑하고 결혼하고 자식을 기다렸던 시간들이 있었지만 늙음은 사람들의 기억을 앗아가고 결국 사랑하는 사람마저 빼앗아간다.

하지만 잃어가는 기억속에서도 꼭 붙잡고 싶은 시간을 다시 불러내는 마법같은 스토리이다.

저자는 말한다. 언젠가 이별이 찾아오겠지만 아픔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사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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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소설이라기 보다는 연극무대를 보는 것 같았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대학로 인기 연극이란다.

이 연극을 보았던 관객들이라면 눈물 꽤나 흘렸을 것 같다.

아직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을 때, 열심히 외치자. 사랑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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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의 과학
지영준 지음 / 깊은나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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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시기 라면으로 끼니를 떼웠던 추억이 떠올랐다. 지금은 맛으로 먹는 라면에 이런 역사와 과학이 있었다니 오늘 저녁 라면이 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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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의 과학
지영준 지음 / 깊은나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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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대한민국 최초의 라면 삼양라면은 나와 나이가 거의 비슷하다.

환갑이 지날만큼의 세월이니 이처럼 친하게 오래 함께 지낸 이웃이 또 있을까.

당시에 10원이었다니 가만 생각해보니 종이돈 10원으로 밤과자 몇 개를 살 수 있었더라.

아직 초등학교에 들어가기전-대략 70년도 초- 100원을 들고 가게에 가면 라면 4~5개를 살 수 있던 것 같다. 맞나? 5남매인 우리가 100원어치 라면을 사오면 충분히 먹었던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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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을 선호하던 민족이 가난때문에, 원조를 받은 밀가루를 먹을 수밖에 없던 현실이 지금의 라면대국을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잘 나가는 보험업계를 나와 라면을 만들어낸 삼양식품의 전중윤 회장의 결단이 너무도 감사하다. 사실 지금 반도체가 대한민국을 먹여살린다고

하지만 라면도 그에 못지 않은 효자수출품이 아닌가 말이다. 우리 민족은 위기때마다 위대한 인물이 나와 나라를 살리는 행운의 국가가 아닐 수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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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우지파동과 농심의 선전으로 삼양라면에게 위기가 닥치기도 했지만 붉달볶음면으로 기사회생을 했다니 우리집 일처럼 반가운 마음이 든다. 하지만 매운 맛을 좋아하는 나도 이 불닭볶음면은 아직 도전전이다. 조금 무섭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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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의 달인인 한비야는 늘 라면을 배낭에 넣고 다녔다고 한다. 당시에는 라면이 현지에서 구하기 어려웠을 때였다. 아끼고 아끼다가 그것도 유통기한이 한참이나 지난 라면을 꺼내는 날은 몸이 아프고 고향이 그리울 때였다고 한다. 누군가에게 라면 한 개는 그런 존재였다.

실제 가난을 견디게 해주고 그리움을 달래주었던 것이 바로 라면이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동물성 지방, 우지로 만들었다는데 지금은 팜유를 사용하거나 적당한 비율로 섞어 만든다고 한다. 팜유의 우수성은 인정하지만 이 팜유를 얻기 위해 거대한 밀림을 파괴하는 인도네시아의 현실을 보면 미래가 두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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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라면은 누가 만들었고 면은 왜 기름에 튀기게 되었는지 그리고 꼬불거리는 면이 탄생하게 되었는지 라면의 역사를 알아가는게 무척 흥미롭다.

포장에도 과학이 있었다. 수분이나 벌레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이중장치.

과연 라면 한 봉지에 들어있는 나트륨의 양은 건강을 해칠 정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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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많이 해먹는다는 뽀글이 라면 만드는 법도 재미있었다. 아무래도 직접 끓여먹는 맛에야 비할바가 아니겠지만 끓여먹을 수 없는 형편이라면 이 방법도 훌륭하다.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내는게 또한 위대한 인간이 아니던가.

앞으로 맛보게될 미래의 라면은 어떤 모양이고 맛일지 궁금해진다.

또한 교사직을 하다가 라면 전도사가 되기위해 퇴직까지 한 저자의 열정도 흥미롭다.

이 정도는 되야 라면에 대해 말할 자격이 있지. 오늘 점심은 라면이다.

그런데 왜 집에서 끓인 라면은 분식집에서 먹는 라면맛과 다를까. 화구의 온도? 그래도 설명서대로 끓이는게 가장 맛이 좋단다. 그리고 방금 튀겨나온 라면을 맛볼 수 있다는 구미라면축제에 꼭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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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나 하라고요? 세상이 이 모양인데? - 청소년 독립 언론 <토끼풀> 기사 모음
토끼풀 지음, 방상호 그림 / 풀빛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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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십대의 나를 떠올리면 세상일에 그닥 관심이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

성적, 우정, 집안사정같은 일이 더 급했던 것 같기도 하고. 지금의 10대들도 그렇지 않은가?

하지만 의외로 세상일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이 책을 보고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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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독립 언론'토끼풀'이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오호 하기는 대한민국이 여기에 오기까지 10대들의 혁명이 있었다는 것을 잠시 잊고 있었다. 마산상고의 김주열 학생의 죽음이 4.19의 도화선이 되었고 이후 변화가 시작되었기에 10대들의 혁명을 무시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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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독재와 폭력으로 인해 세상사에 무심할 수가 없었던 당시의 상황처럼 지금의 우리사회도 조용하지 못하다. 정치는 말할 것도 없고 사회, 경제문제도 만만치 않다.

'그저 공부만 해라'고 등을 떠미는 어른들에게 '세상이 이모양인데요?'라고 물어오니 할 말이 없다.

성적위주, 빈부격차, 사회부조리같은 것들 모두 어른들이 만든 한심한 결과물인데 그런 사회에 적당히 맞춰가며 살아가라고 등을 떠미는 것은 비겁한 일이 아니던가. 일일이 보도가 되지 못해서 그렇지 세계 자살률1위가 바로 대한민국이란다. 가여운 목숨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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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난 정치에 관심이 두려하지 않는다. 뉴스를 보면 첫머리에 주로 정치가 등장하는데 화면을 돌려버린다. 머리가 좋았던 사람들도 정치판에만 들어가면 바보가 되는 이상한 판이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왜 정치판에 법조인들이 그리 많게 되었는가. 알수가 없다.

무심함으로 상황을 피하는 내가 비겁해 보이지만 어쩔 수가 없다. 하지만 지금의 청소년들은 물러서지 않는다. 비겁한 어른들이 피하는 것,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보고 바르게 말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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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를 고발하고 정의를 말하려고 하는 것은 박수를 보낼 일이다.

하지만 가짜뉴스를 구별해내는 능력은 아직 부족하고 공부는 때가 있는 법이니 세상사에 너무 휘둘리는 것은 걱정스럽다.

가르치는 교사나 배우는 학생에게 AI는 또 다른 과제가 되고 있다.

과연 인간의 삶을 도와주는 존재인지 휘둘릴 존재인지 조만간 증명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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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풀은 중립을 지키지 않겠다'는 말이 비장하다.

비겁한 어른들은 움찔할 수밖에 없는 도전이다. 청소년들도 엄연한 사회 구성원이고 시민이라는 말에 공감하고 응원하다. 다만 스스로의 열정에 다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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