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코스투라 2 - 가장 아름다운 스파이 샘터 외국소설선 9
마리아 두에냐스 지음, 엄지영 옮김 / 샘터사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내전에 휩싸인 조국 스페인에서 고통을 당하고 있을 엄마를 구하기 위해 만난 마커스를

사랑하게 된 시라는 자신을 배신하고 떠난 라미로에 대한 상처로 새로운 사랑에 대해 두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마커스는 급히 소환을 받아 떠나고 그를 붙잡지 못한 아픔을 삭인 채 사랑하는 엄마를

맞게 된다. 참혹한 전쟁으로 몸과 마음에 큰 상처를 받은 엄마는 그 후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회복이 된다.

 

그 사이 시라의 의상실은 더욱 번창하게 되지만 사랑하는 연인을 따라 마드리드로 떠났던 로잘린다가

몰래 들어와 시라를 만나면서 영화같은 시라의 제2의 인생이 시작되게 된다.

정부의 요직을 맡고 있는 고관대작의 부인이나 외교관부인이 드나드는 의상실은 한 마디로 정보의 보고였다.

이점을 착안하여 내전이 끝나고 세계대전이 터진 유럽의 한가운데에 있던 스페인이 어느 나라의 손을 들어주는가에

따라 전황을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친독파인 프랑코정권에 대항하여 영국에서는 자신들을 도와줄 스파이가 간절하게 필요했었고

테투안의 고등 판무관을 지내고 새로운 프랑코정권의 외무상이 된 베이그베데르의 연인이었던 로잘린다의

힘을 이용하여 새로운 작전을 펼치기로 한다.

 

테투안에서 디자이너로 성공한 시라를 스파이로 이용하기로 하고 로잘린다를 통해 포섭하기에 이른다.

아직은 세상에 나설 용기도 지혜도 부족하다고 생각한 시라는 망설이지만 조국 스페인을 위해 일하라는 엄마의

조언에 힘입어 마드리드 시내에 화려한 의상실을 열게된다.

 

 

자신의 바느질 솜씨는 소중한 정보를 전하는 암호가 되어 영국에 전달되고 시라의 의상실은 더 번창하게 된다.

어느 날 갑작스러운 명령을 받고 급히 리스본으로 파견된 시라는 전쟁에 꼭 필요한 텅스텐광산에 얽힌 독일과

무역업자간의 밀약을 밝혀내고 이 와중에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 마커스와 재회하게 된다.

 

누가 스파이고 누가 연인인지 모호해지는 가운데 자신의 정체가 탄로날 위급한 상황이 되자 급하게

리스본을 탈출하게 되는 장면역시 영화의 한 장면처럼 스릴이 느껴진다.

생각지도 않은 엄청난 정보를 손에 넣은 시라는 영국정보국에 의해 조종되는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이제는 스스로 우뚝 서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죽은 줄만 알았던 아버지와의 재회와 급하게 떠나야 했던

마커스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해피엔딩을 암시하며 막을 내리게 된다.

 

글의 마지막 장면에 그동안 세상사람들에게 밝힐 수없었던 아버지의 존재를 당당히 밝히고

일방적으로 조종당하던 영국정보국의 사람들과 새로운 사랑을 꿈꾸게 해주었던 마커스앞에서

멋지게 한방을 날리는 장면은 이 소설의 압권이 될만하다.

"당신이 진실을 말한다면 선물을 주겠어요. 선물은 바로 나에요."

시라는 더 이상 가난한 미혼모의 딸도 아니고 미래가 불투명했던 재단보조사도 아니었다.

순진한 자신을 농락하고 떠난 남자로 인한 상처에 더 이상 숨어있지 않고 당당히 세상을 향해

자신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자신도 몰랐던 위급한 상황을 모면하는 능력을 알게되고 품위있는 여성상을 연출하면서 그녀는

스스로 아름답게 피어났다.

 

이 소설은 당시 유럽의 급박했던 상황들과 실제인물들이 등장하면서 마치 실화일 것이라는 짐작을 하게 한다.

저자는 말미에 실제 인물들이 등장했던 저서등에서 소재를 추렸다고 밝히고 있고 상당부분 일치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믿어진다. 어쨋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파이였던 시라가 실존의 인물이었을 수도 있고

가상의 인물이었을 수도 있다.

스파이세계란 영원한 비밀로 묻혀져야만 하는 그림자의 세계이기에 이렇게 낱낱이 파헤쳐진 이야기들이

실화라고 믿기 어려운 점이 있긴 하다.

하지만 나는 이 이야기가 사실이라고 믿고 싶다.

너무도 외롭고 비루했던 여자가 세계사에 족적을 남겼을 것이라는 것 역시 흥분되는 일이겠지만

스스로를 화려하게 꽃피워 무작정 끌려다니기만 했던 운명을 휘어잡은 시라의 일대기가 너무 부럽기 
때문이다.

원래 영웅은 난세에 나온다고 하지 않은가.

이 작품 분명 누군가가 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있을 것같다. 멋진 영화로 다시 태어나 막연하게 그려졌던

시라의 영상을 꼭 확인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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