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9년 미국 조지아주 침례교 목사인 네이선 프라이스는 아내인 올리애너와 15살인 맏딸 레이첼, 쌍둥이 자매 리아와 반신불수와 실어증 증세가 있는 에이다, 5살의 막내딸 루스 메이를 데리고 아프리카 콩고로 1년 예정의 선교활동을 떠난다.
그들은 생활에 필요한 생필품을 가능한 최대로 챙겨가지만 열악한 콩고의 생활에서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음을 알게된다.
지독한 홍수와 가뭄이 교차하고 온갖 벌레와 해충, 바이러스가 난무하는 환경에 던져진 가족들은 냉철한 목사인 아버지를 제외하고는 낯선 문화와 빈곤한 생활에지쳐간다.
벨기에령이었던 콩고는 아프리카에 몰아친 독립열풍에 힘입어 독립국이 되지만 불안한 정치와 폭력에 휩싸이게 된다.
한창 외모에 관심이 많을 나이였던 레이첼은 모국의 풍요를 누리지 못하는 아쉬움과 열악한 환경에 진저리를 내지만 맏딸로서의
역활은 생각지 않는다. 쌍둥이로 태어난 리아는 영재반에 속할만큼 우수한 두뇌를 자랑하지만 미숙아로서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에이다는
단지부자연스런 몸이 문제일 뿐 뛰어난 두뇌와 감성을 지닌 아이로 성장한다.
리아와 에이다는 목사인 아버지를 사랑하고 존경했지만 막내동생인 루스 메이의 죽음으로 큰 충격을 받고 결국 엄마인 올리애너의 결정을
따라 콩고를 떠나려고 한다.
부족장의 아내가 될뻔했던 레이첼은 비행기 조종사인 액셀루트와 거짓약혼을 하고 결국 루스 메이의 죽음 이후 그를 따라 남아프카공화국으로 도망치고 만다.

'예수는 뱅갈라'라고 외치는 네이선의 설교를 콩고인들은 '방갈라'즉 '독나무'라고 알아듣고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포이즌우드'는 네이선이 이루고자한 복음을 의미한다. 아내를 사랑하고 네명의딸을 둔 네이선은 실제로 아내와의 섹스를 부정하게 여기거나 선교활동에 가족들의 존재를 가벼이 여기는 모습으로 종교인의 맹목을 보여준다.
사실 모든 식민의 시작이 선교였음을 알고 있다. 이 소성에서네이선의 종교에 대한 맹목은 미국이란 나라가종교를 통해 미개국에 어떻게
개입되고 존재감을 심어가는지를 보여준다.
불행하게 던져진 가족들은 루스 메이의죽음으로 자신들이 가야할 길을 찾아 뿔뿔이 흩어지게 되고 그 소용돌이의 와중에 엄마 올리애너는 쌍둥이중 장애를 지닌 에이다를 선택하여 다시 미국으로 돌아온다. 상실과 불완전의 존재였던 에이다가 장애를 이겨내고 의사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상처를 치유하고 무너진 인간성을 회복해나가는 그 시기의 미국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암시한다.
쌍둥이중 영재라고 여겨졌던 리아는 콩고인인 아나톨을 선택하여 결혼하고 그후 가해지는 폭력과 억압을 같이 극복해가는 인물로 설정하여 마치 미국의 마지막 양심이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태되거나 잠식되지 않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몇번의 결혼으로 자신이원하는 부유한 삶을 거머쥔 레이첼은 정의와 부도덕의 경계선에 선 영악한 인간의 상징일 수도 있다.
선하고 순수한 루스 메이와 온벽과 상실의 두얼굴을 지닌 쌍둥이 자매, 그리고 오로지 자신의 삶에만 열중하는 레이첼의 모습은 우리 인간들의 다양한 모습을 대표하며 네이선의 독선과 이기는 그 시절 미국의 국가관을 연상시킨다.
5~60년대의 미국의 모습이 이 작품으로 잘 표현되어 있어 미국의 교과서에도 소개될 만큼 우수한 책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결국 어떤 식으로든 아프리카에 몸과 영혼을 내 주었다. (중략)우리는 제각기 아프리카의 흙에 우리의 가슴을
묻었다. 내 가족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말이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가슴을 파내 흙을 털고 그것을 다시 빛으로
가져올 나름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580p

다행히 작가는 아프리카의 남자를 선택하여 아이를 낳고 살아가는 리아를 통해 희망의 불씨를 남겨 놓았다.
그것도 조국인 콩고에게 정치적인 박해를 받는 의지의 인물 아나톨과 그 모든것을 함께 견디는 인물로 설정된 리아를 통해서 말이다.
영악함과 비겁함에 타협하지않고 갈색피부를 가진 아이들을 위해 기저귀를 삶는 의지의 여인 리아는 문명의 이기심에 물든 야만인들에게
양심을 묻는 진정한 바이블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