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은 눈꽃처럼 핀다
추산산 지음, 허유영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싱그러운 청춘들의 아름다운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몇년 전부터 영혼의 고향이라는 인도를 여행하는 바람이 분적이 있었다.

여전히 신분제가 존재하고 빈부의 격차도 심한 인도는 힌두교와 불교의 발상지답게 고뇌하는

인간이 한번쯤은 방문하고 싶은 나라가 되었다.

지금은 티벳에 그런 바람이 부는 것 같다.

해발 4천미터 이상에 존재하는 세계의 지붕이라고 일컫는 그곳은 과연 어떤 모습일지 너무도 궁금했었다.

머리가 깨지고 자칫하면 사망에 이르는 고산병에 시달리면서도 문명에 지친 사람들이 몰려든다고 한다.

과연 티벳이 가진 매력이 무엇일지 궁금하다면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와 더불어 파란 하늘빛을 닮은 아름다운

티벳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진 이 작품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단순한 여행서가 아니라 티벳이 좋아서 혹은 티벳에 가야만 해답이 얻게되는 사람들이 진지하게 티벳을 만나는

장면에서는 티벳의 순결한 바람소리와 순수한 눈망울을 지닌 티벳사람들을 마주한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된다.

우주의 빛이 가장 먼저 다다르는 곳!

편리함에 길들여진 인간들이 발을 들여놓으면 척박한 육체보다 영혼이 먼저 안식을 느낀다는 그곳은 바람소리가

내게도 들리는 듯 하다.

 

 

스물 두살의 부잣집 딸 위홍은 적당한 대학을 나와 취미같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요즘세대답게 인터넷과 SNS를

즐기는 발랄한 아가씨이다.

때가 묻지 않고 영악한데다 철이 없어 보이기도 한 위홍은 블로그에서 만난 낙타가시라는 닉네임을 가진 남자에게

끌리게 된다. 그가 살고 있는 티벳의 생활을 들여다보다 어느 날 문득 티벳으로 떠날 계획을 세우게 된다.

혼자갈 엄두가 나지 않았던 위홍은 인터넷에 같이 갈 사람들을 모으게 되고 우연히 같은 회사 선배인 텐란과 열 아홉살

어린 아가씨인 백일홍과 한팀을 이루게 된다.

'고원에 오면 기적을 만나게 된다'라는 속담이 있다는 티벳을 향한 여정에서 만난 군인 바이산과 깜씨, 그리고 전직군인이었던

노년의 라이황이 이 팀에 합류하면서 이들이 왜 티벳에 와야만 했는지가 밝혀지게 된다.

숨이 가빠 노래 한곡도 부를 수 없다는 고지의 초소에서 외로운 군생활을 해야만 하는 군인들과 그들의 연인, 가족들의

어려움이 절절하게 다가온다.

더구나 안락함을 뒤로하고 어려운 이들을 위해 자원봉사를 하러 온 아름다운 사람들의 사연 또한 나를 부끄럽게 한다.

고산병을 이기기 위해 약을 먹어가며 고지로 향하는 이들의 영혼은 티벳의 티없는 하늘을 닮은 것 같다.

고지로 떠나온 연인을 향해 사랑을 확인하러온 텐란과 우연히 마주친 군인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는 위홍.

여행의 설레임에 사랑의 두근거림이 더해진 이들의 발자욱이 한없이 부러워진다.

어쨋든 청춘은 아름답다.

문득 철없는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티벳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지 궁금하다.

서슴없이 마음을 열어준다는 티벳사람들의 순수함이 더럽혀진 영혼을 씻기고 닫힌 마음을 무작정 열게하는 것이 아닐까.

군인출신이라는 심상치 않은 이력을 지닌 작가라서 그런지 고단하지만 열정을 지닌 군인들의 마음과 일상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결혼을 앞두고 비극처럼 세상을 등진 동료군인끼리의 사랑이야기는 아마도 실화가 아닐까 싶다.

늙어가고 있는 몸과 마음으로 과연 고산병을 이겨낼지 자신이 없지만 티없이 맑은 바람과 티벳사람들의 눈망울을 만나러

나도 티벳을 향한 기차에 몸을 싣고 싶다. 그리고 불가능하겠지만 이들처럼 따뜻한 사랑을 나누고 싶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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