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멋진 도망 - 까미난떼, 끝인 줄 알았던 순간 다시 걷기 시작하다
나상천 지음 / 오리지널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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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살다보면 현실에서 도망가고 싶어지는 순간이 한 두번이던가.

심지어 삶으로 부터 도망치고 싶어지는 순간도 있고 실제 그런 길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다.

'산다는 것', '살아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에 내가 있다는 것은 분명 어떤 강력한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우연히도 산티아고길을 걸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실은 책을 두어 권 읽었다.

갑작스런 어머니의 죽음으로 절망감에 쌓였던 딸이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살아생전 불화했던 기억들과 화해하고 싶어 산티아고를 걸었던 이야기였는데 이 책도 그렇고 도대체 어떤 이유로 사람들은 산티아고 길을 걷게 된 것일까.


성공한 사업가였지만 아내를 잃고 실의에 빠진 킴스! 요리하는 것을 좋아해서 여행내내 일행들에게 힘이 나는 밥을 먹이는 남자다. 엄마를 그리워하는 딸 수아를 어떻게 키워야할지 숙제를 안고 아내와 꼭 다시 오자고 약속했던 산티아고길을 아픈 무릎을 끌면서 걷게 된다.

대중적인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오디션마다 떨어지는 도로시, 아버지가 남겨둔 기타를 메고 산티아고길에서 노래를 만들고 부른다.


병든 아버지의 병원비때문에 고민하던 로저는 낯선 누군가의 문자로 팔로워33만을 이루면 1억을 투자하겠다는 제안을 받고 산티아고길을 걷는다.

걷는 내내 촬영을 하고 업로드하지만 팔로워수는 쉽게 늘지 않는다.

그리고 어둔 얼굴로 사람을 피하며 걷고 있는 준상, 그에게는 누구에게도 말못할 비밀이 있다. 그야말로 정말 도피중이다. 사람을 죽였기 때문이다.


각자의 아픔과 사연을 지닌 사람들이 나란히 걷고 밥을 먹고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상처 없는 영혼이 어디 있으랴' 때로는 서로를 위로해주고 부축해주는 순례길에서 결국 자신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법을 알게되고 치유의 힘을 얻는 여정이 감동스럽다.

크게 보면 우리네 삶도 '산티아고 순례길'같지 않은가.

이정표가 헐거워져 엉뚱한 방향을 가리키는 바람에 계속 같은 길을 맴돌기도 하고 엉뚱한 길로 들어서기도 한다. 몸 하나 숨길 수 없는 광야에서 비 바람을 고스란히 맞기도 한다.

넘어져 다치고 피를 흘리는 일도 부지기수다.

땅인 산티아고 순례길은 멈출 수도 있고 돌아갈 수도 있고 때로는 교통편을 빌릴 수도 있지만 삶은 그럴 수 없다. 정상이 어디인지 알 수도 없는 길을 부르튼 발로 걸어야 하는.

그냥 소설인줄만 알았다. 저자 자신이 실제 겪은 일에서 시작된 이 소설속 인물들은 내가 될 수도 있었고 내 이웃일 수도 있다. 생생한 이 여정이 글로, 뮤지컬로 세상밖에 나오는 순간 인생의 순례길을 걷는 많은 순례객들에게 위안이 되지 않았을까. 용기가 없어 산티아고를 걸을 수는

없지만 이들과 함께 걸었던 여정에서 위로와 감동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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