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완벽한 장례식
조현선 지음 / 북로망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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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을 보는 사람이 있다. 이제 스무살이 된 나희는 대학에 갈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종합병원 매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하지만 나희를 찾아오는 것은 뭔가를 사기위한 손님뿐만이 아니다. 나희가 귀신을 보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자꾸 찾아와서 부탁을 한다.


원래 이 매점의 주인인 미수는 50대 후반의 여성으로 어린시절 아버지의 폭력으로 집을 뛰쳐나와 일찍 독립을 해서 돈을 모았다. 그렇게 마련한 매점에는 오전, 오후별로 알바가 따로 있었고 미수도 야간 알바가 오기전까지 매점에서 일을 한다. 그런데 새벽 2시면 나타나는 할머니 귀신을 보기시작하면서 나희는 미수에게 낮 근무로 바꾸고 싶다고 말한다. 나희 전에 일을 하던 수영 역시 귀신을 볼 수 있었는데 미수에게 그 얘기를 한 적이 있어 미수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매일같이 나희를 찾아오는 잘생긴 남자 귀신도 있다. 윤성우는 계절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매일 매점을 찾아온다. 사람이 죽어 귀신이 되면 생전의 기억을 잃는다고 한다.

하지만 성우는 무슨일인지 매점에 와서 알콜과 붕대가 있냐고 묻는다. 병원 매점이긴 하지만 그런 것은 약국에만 있는게 아니던가. 그래도 매일 나타나 같은 걸 달라고 하는 성우에게 나희는 약국에서 사온 알콜과 붕대를 전한다. 이후 나타나지 않을 것 같았던 성우가 계속 오고 있다.


귀신은 아니었지만 귀여운 고양이도 나희를 찾아왔다. 주인은 누구인지 모르는 길고양인걸까.

나희는 가여운 마음에 집에 데리고 가 '루비'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알고보니 성우는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교통사고가 나서 죽은 귀신이었다. 그 때 다친 동물을 치료해주고 싶어 알콜과 붕대를 찾은 것이었다. 마지막 기억만 붙들고 있었던 모양이다.


치매를 앓는 아내에게 맛있는 음식을 먹이고 싶어했던 아버지 귀신. 그 사실을 몰랐던 아들은 나희를 통해 사실을 알게 되면서 아버지가 그렇게 먹이고 싶었던 고깃국을 가져다 엄마에게 드린다.

부모를 잃고 홀로 살아가는 거친 소년 강선빈. 그 아이는 왜 핸드폰을 찾아 달라고 부탁을 하는 것일까.

학교생활도 말도 거칠었던 선빈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자 귀신은 나희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별수없이 선빈의 부탁을 들어주면서 알게된 진짜 선빈의 삶! 가슴아프다.

무엇보다 매점에 나타난 황구의 이야기는 반려견을 키우는 나로서는 눈물이 나올만큼 가슴 아팠다.

유기견 새끼를 데려다 키웠는데 어느 날 사라져 버렸다. 그런 황구가 매점 나희의 곁에서 맴돈다.

목줄의 정보로 진짜 주인을 찾아왔지만 나희의 말을 믿지 않는다. 하지만 진짜 황구가 그곳에 있으려나.

그렇게 찾아온 남자는 황구의 마지막 인사를 받고 오열한다.

한이 많은 귀신은 떠나지 못하고 이승을 떠돈다고 한다. 그걸 나희가 볼 수 있었고 귀신의 부탁을 들어주면서 죽기전의 삶을 알게되는데 사람마다 사연도 많고 아픔도 많다.

지금 내 곁에도 귀신이 있으려나. 나희가 있는 병원 매점에 가서 커피라도 한 잔 하면서 얘기를 나누고 싶어진다. 혹시라도 내가 죽으면 갈 수 있으려나.

최근 방영되고 있는 '신이랑 변호사'와 스토리가 겹쳐서 더 몰입감이 있었던 것 같다.

누군가는 이승에 전하고픈 마음때문에 저승에 들어가지 못하는 존재들을 위해 나희같은 사람이 있어야하지 않을까. 나희에게 손을 흔들고, 인사를 하고 저승으로 떠나는 귀신들의 모습은 행복해보였다.

조금쯤은 무서울 수도 있지만 감동의 소설이었다. 그리고 나희의 첫사랑이 시작될 것 같다는 예감으로 행복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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