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숨은 그림 읽기 - 모나리자부터 몽유도원도까지 마음을 뒤흔든 세계적 명화를 읽다
전준엽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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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는 과이 소질도 없고 취미도 없는 편이라 전시회를 간다거나 미술관을 자발적으로

방문한 적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몇 년전 부터 그림에 관한 책들이 나오면서 그림을 보는

눈이 조금 떠졌다고 할까. 그림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풍경화든 인물이든 그저 겉핥기로

바라보던 그림속에 이야기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유명 화가와 그림에 얽힌 이야기를 듣다보면 웬만한 소설보다

재미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는 모델이 누군지부터 의문이 많은 작품이다.

이 그림이 현존하는 그림중 가장 비싼 그림이라는 것도 흥미롭다.

나도 루브르 박물관에 줄을 서서 봤던 기억이 있는데 생각보다 그림이 작아서 놀랐었다.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으니 개인에게 판매가 될 확률이 없어 실제 가격을 매길 수 없다.

그럼에도 가장 비싼 그림이라고 하니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죽기전까지 소장하고 있던

유일한 작품이어서 그의 체취가 느껴지는 것다.

 

                           

그 다음으로 높게 거래되는 그림이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이라는데 가세 박사의 그림이 가장

비싸고 고흐의 작품이 높게 거래되는 이면에 일본인들이 있다는 사실도 놀랍다.

하긴 고흐의 작품에는 일본인들이 좋아할만한 색채와 기법이 있는 것도 같다.

생전에 단 한 작품만 팔렸던 아픔을 사후에 극복했으니 명예는 회복되었는지 모르겠으나

생전에 작품이 많이 팔렸더라면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사진이 없던 시절에 당시의 풍경이나 인물들을 그림으로 남겨 만나보는 일은 참 흥미롭다.

특히 자화상을 그린 화가들의 모습에서 과거의 시간을 살다간 예술인을 만나보는 일도

반갑다. 아 저렇게 생겼었구나.

 

                           

존 에버렛 밀레이의 대표작 '오필리아'는 햄릿의 한 장면을 묘사한 작품이란다.

아버지가 자신의 애인인 햄릿에게 살해되는 충격적인 장면을 보고 미쳐 자살하는

오필리아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그렸다고 한다.

끔찍한 주검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 작품으로 죽음을 상징하는 붉은 양귀비꽃이

눈에 띄게 강조되어있다. 저자의 꼼꼼한 해석이 없었다면 미처 발견해내지 못할

그림속의 힌트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래서 이 책이 재미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걸출한 화가가 많다. 김홍도니 신윤복은 민속화의 대가들이다.

해학이 담긴 그림속에서 당시의 시대상이 그래도 전해진다. 그럼에도 화가들의 기록이

많이 남아 있지 않았다는 것은 많이 아쉽다. 오죽하면 신윤복이 여자였다는 가설로

드라마가 나오겠는가. 조선시대 젊은이들의 유흥의 모습에서 자유분망한 것은 시대가

따로 없구나 싶다.

 

'풀밭위의 식사'처럼 파격적인 누드그림은 당시에 큰 스캔들이었다고 한다.

하긴 신사복 차림의 남자들과 알몸의 여자 그림이라니. 지금도 파격적이다.

그 그림속에는 개구리와 새가 숨어 있다고 한다. 각각 속세와 이상을 상징하는 코드를

그려놓은 셈이다. 그런 코드를 숨겨놓는 권리를 누리는 화가들이 익살스럽다.

그러니 미술관을 찾아가 그림속 숨은 코드를 찾는 재미를 어찌 놓치겠는가.

문외한에서 탐험가로 변신시키는 놀라운 책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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