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글자 매일 필사 : 주역 (스프링) ㅣ 큰 글자 매일 필사
다숲 지음 / 은빛서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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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큰 글자 매일 필사 -주역, 다숲 지음, 은빛서재


요즘 주역을 필사하고 있다. 물론 예전에 읽은 적이 있지만, 나이가 들고, 환경이 바뀌니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주역은 우주의 질서, 만물의 변화를 담고 있어서 점을 치는 책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삼라만상이 인간과 동떨어질 수 없으니 결국은 인간이 걸어가야 할 이치와 길을 담고 있다. 그래서 주역은 동양 최고의 고전이라 꼽힌다. 이 책에는 주역의 내용 중 30개의 문장을 선별해서 하루에 짧은 문장을 읽고, 필사하고, 사유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책 제목처럼 이 책은 큰 글자로 되어 있다. 스프링 제본으로 되어 있어서 필사하기도 너무너무 좋다. 두꺼운 책은 필사하다보면 책을 억지로 펼쳐야 할 때도 있고, 종이를 눌러야 할 때도 있어 불편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이책은 얇은 데다가 스프링 제본으로 되어 있어서 전혀 불편함이 없다. 제본의 편리함에 대해서는 더 이상 무슨 설명히 필요할까? 게다가 큰 글자로 필사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서 줄 간격도 엄청 넓다. 처음에는 줄 간격이 너무 넓어서 평소보다 글씨를 크게 써야하는 부담감이 있었다. 작은 글씨보다 큰 글씨 쓰는 것이 오히려 더 어렵다. 작은 글씨처럼 빨리 쓰지도 못한다. 그런데 큰 글씨로 써 보니 시원시원하게 쓸 수 있다는 장점 외에도 글씨를 균형있게 써야하기 때문에 필사를 더 정성스럽게 하게 되는 장점이 있었다.


주역이 한자로 쓰여진 책이기는 하지만, 한자는 아주 짧게 조금만 나오고, 오히려 현대에 맞게 풀어 써서 다소 멀게만 느껴지는 <주역>을 조금 더 가깝게 느껴 볼 수 있었다. 책을 읽는 것도 좋지만, 직접 필사하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이다. 평소에는 컴퓨터로 글을 쓰거나,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내는게 대분이라 손글씨를 쓸일이 많이 없다. 그래서 펜을 들고 한글자 한글자 써 내려 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루 한 장 짧은 시간이지만, 주역의 문장들을 쓰면서 내 마음을 다스리고, 오롯이 나에게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짧은 시간을 필사했지만, 여운은 책을 읽는 것 이상으로 오래 남았다. 영상을 봐도 정속도가 아닌 빠른 배속으로 보고, 책을 읽어도 속독으로 읽는 나에게, <큰 글자 매일 필사 - 주역>은 그야말로 calm down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주역의 핵심 문장을 필사 하다보니, 예전에 읽었던 주역을 다시 읽고 싶어졌다. 조만간 다시 읽어 봐야겠다. 이 책은 빠른 것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도 삶을 천천히, 차분히 바라보게 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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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필사로 만나는 논어 - 한자 따라 쓰기
큰그림 편집부 엮음, 공자 원작 / 도서출판 큰그림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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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이야기와 필사로 만나는 논어(한자 따라 쓰기), 공자 지음, 큰그림


중고등학교 이후로 한자를 직접 써 보지 못했다. 요즘은 한자를 거의 안쓰기 때문에 더 한 것 같다. 갑자기 한자를 필사하게 된 이유는 <이야기와 필사로 마나는 논어>라는 책을 필사하게 되면서이다. 한글 필사, 영어필사는 해 보았지만 한자 필사는 처음이라 신선했고, 집중도도 더 높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은 논어의 핵심 구절 60개를 소개하면서, 한자 필사도 함께 해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큰 글자 필사책이어서 책은 크고, 얇아 부담스러운 느낌을 줄였다. 오래간만에 한자를 쓰다 보니, 처음에는 바로 한자를 쓰지 않고 눈으로 읽고 한자를 해석하며 논어를 공부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한 획 씩 천천히 한자 필사를 했더니, 눈으로 읽을 때와는 전혀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한글 필사보다 시간이 한참 더 걸리니 더 조심스러워지게 된다. 특히 획수가 많거나 조금 복잡한 한자를 쓸 때에는 나도 모르게 긴강이 되고, 조금 더 예쁘게 잘 쓰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 그 옛날 논어를 공부하는 사람들도 직접 붓으로 한글자 한글자 정성스레 써가며 공자의 가르침을 아로 새기려 노력하지 않았을까? 배움과 수양은 한 번에 완성되는 것이 아님을 새삼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이 책은 장점은 원문과 해석만 나열되어 있는 책과는 다르다. 학이편부터 양화편까지 총 15개 편에서 논어의 핵심 구절 60개를 뽑아 공자의 가르침을 배움, 배려, 예의, 성찰, 실천으로 나누어 정리했다. 그리고 원문의 해석은 오늘날 시선에서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로 풀어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필사하는 동안 지금 내가 고민하는 것, 경험한 것들이 이 책에도 소개되어 있어 놀랐다. 수천 년 전 공자의 가르침이 오늘날에도 적용되는 게 신기하다.


그 동안 한글로 된 필사책으로 필사를 할 때에는 나도 모르게 여러 페이지를 손이 아프도록 쓰기도 했다. 그런데 이 책은 한자를 써야하기 때문에 한글을 필사하는 것보다 훨씬 오래 걸린다. 조금 더 시간을 내어 조금씩 필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한 번에 몰아 쓰기 보다는 천천히 한 구절 필사하며 문장을 더 오래 음미할 수 있었고, 논어가 내 마음 속에 새겨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은 바쁜 일상 가운데에서도 나를 돌아보고 마음을 평온하게 유지하고 싶은 분들에게 딱 맞는 필사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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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까지 가는 사람은 다르게 일한다
김정한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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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까지 일하는 사람은 다르게 일한다, 김정한 지음, 글로벌콘텐츠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정년나이도 늘어 났다.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정년을 보장 받는 건 아니다. 이 책에는 '가치증명'이라는 용어가 나온다. 말 그대로 나의 가치를 증명해야 살아 남는다는 이야기다. 신입은 실수해도 되지만 상대적으로 연봉이 높은 나이든 사람들은 왜 고용을 해야하는지 가치가 증명되어야 한다. 그 사람이 있음으로 해서 성과가 분명히 달라지거나 조직에 실질적인 기여를 해야한다.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같은 방식을 곳하면서 계속 일한다는 것은 위험한 착각이다. 이 책은 나이들어서도 가치를 인정받으며 일하려면 어떻게 해야할 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생성형 AI를 업무에 활용하면서 젊은 사람보다 경험있는 사람들이 더 유리했졌다는 말에 공감한다.실행은 AI가 하지만, 판단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기 때문이다. 질문의 퀄리티에 따라 대답의 퀄리티도 달라지는 것이 생성형 AI이기 때문에 프롬프트를 어떻게 넣는지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AI가 생성한 답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업무에 활용하느냐에 따라 활용도는 달라진다.


이 책에서는 '태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경력직을 뽑거나 연구원, 교수 임용을 할 때에는 레퍼런스 체크를 한다. 우리나라처럼 세다리 건너면 아는 좁은 사회에서는 평판이 중요하다. 피터 드러커는 '조직의 진정한 수준이 뛰어난 인재를 얼마나 많이 보유했느냐가 아니라 평범한 구성원들에게 비법한 성과를 끌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했다. 바람직한 태도가 무엇인지 명확히 소통되고, 그 태도가 인정받고 제대로 평가받을 때 조직은 평범한 사람도 비범한 결과를 만들어 내게 된다는 말에 공감이 되었다. 매일의 태도가 신뢰, 관계, 평판을 만들어 내니, 직장에서의 태도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처음 태도라는 내용을 봤을 때는 좋은 성격, 예의바름, 타고난 기질이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태도는 '유효한 태도'였다. 좋은 태도는 상대적이다. 평가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판단될 수도 있고, 판단하는 사람 혹은 상사의 기준에 맞추다 보면 정작 자신을 잃어버리게 된다. 우리가 선택해야할 유요한 태도는 신뢰, 성실, 책임감이라는 핵심은 유지하되, 그 표현방식은 상황에 맞게 조율되어야 한다.


조직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다섯 가지 핵심 태도인 성실, 진실, 겸손, 공감, 배려는 지금껏 내가 생각해 왔던 것과는 단어의 정의와는 다른 설명이었다. 성실, 진실, 겸손, 공감 배려는 알고리즘이 흉내낼 수 없는 인간의 고유영역이기 때문에, AI 시대에 더욱 중요하게 다루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성실: 단순히 많이 일하는 근면함이 아님, 상대에게 예측 가능성을 주는 능력, 저 사람은 믿어도 된다.

-진실: 눈 앞의 유불리에 따라 말과 태도를 바꾸지 않는 일관성, 문제가 생겼을 때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태도, 단기적으로는 불편하나 장기적으로는 강력한 신뢰 자산이 됨

-겸손: 자신을 낮추는 태도가 아님, 배움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자세

-공감: 함께 울어주는 감정 표현이 아님, 상대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파악하는 분석 능력, 문제 해결의 출발점

-배려: 따뜻한 말 한마디가 아님, 상대가 다음 행동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능력, 일 잘하는 사람


스토아 철학을 경영에 적용하여 성과를 낸 앤드류 매코널(Andrew McConnel)은 '위기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위기에 대응하는 우리의 반응이다. 위기 앞에서의 차이는 재능이 아니라 태도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위기 상황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은 현실을 직시하고, 먼저 나서며, 해결에 집중하는 태도를 보인다.


50대 이상 사람들은 수많은 위기를 경험하고 이겨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종말이 올지도 모른다는 불안했던 밀레니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사내 구조조정, 2020년 코로나 팬데믹,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2025년 글로벌 관세전쟁, 2026년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불확실성과 함께 일하는 훈련이 된 사람은 위기 앞에서 몸이 기억하는 대로 움직인다고 한다. 중심을 잃지 않고 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몸에 베어 있으니, 큰 위기 순간이 아니라 평소에도 이러한 태도가 드러난다. 그러니 변화하는 환경을 잘 활용하면 더 유리한 것 아닌가!


이 책에서 특히 공감이 많이 되었던 부분은 '태도가 판단을 낳고, 판단이 대응을 만든다'는 내용이었다. 태도(attitude), 판단(judgment), 대응(action)을 하나로 묶어 태도, 판단, 대응이 하나로 이어지는 생존공식, 애티젹선(attijuction)이라고 한다. 떤 태도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모든 흐름, 결과가 달라진다. 올바른 태도를 가진 사람은 더 나은 판단을 내리고,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다. 조직에서는 빠른 판단 이상으로 빠른 대응이 중요한데, 판단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대응을 지연하면 엄청난 실패를 초래한다. 물론 잘못된 판단을 빠른 대응으로 잘못된 방향으로 전력하는 것도 안된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에서 태도에 대해 수없이 강조하고 있고, 가장 강력한 생존공식이 태도 점검이라고 했다.


세상은 불공정하고 불평등하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도 많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 어떤 태도로 반응할지는 언제나 선택할 수 있다. 명심해야겠다. 세상을 바꾸기는 어렵지만 내 행동은 내가 바꿀 수 있다. 저자의 말처럼 나이를 먹는다고 인생이 저절로 깊어지지는 않는다. 좋은 태도가 아니라 유효한 태도가 필요하다. 자만하지 않고, 자긍심을 가지고 한결같은 태도로 임해야겠다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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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지만 싫습니다 - 무례한 세상에 보내는 깍듯한 디스
정준화 지음 / 몽스북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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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지만 싫습니다, 정준화 지음, 몽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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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유치원 다닐 때 유행어가 "싫은데? 내가 왜? 얼마줄건데?" 였다. 편하지 않은 사람에게 거절하는 건 쉽지 않다. 더군다나 어른이 되고, 나이가 들어갈 수록 싫다는 말을 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 관계를 깨트리거나 잃지 않고 싶어서, 내가 예민하게 구는 걸로 생각할까봐 내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나는 늘 불편함을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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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싫다'라고 말하는 것이 부정적인 것이 아닌데, 우리 사회는 '싫다'라고 말하면 부정적이거나 안티적인 사람이라는 평가를 한다. 상대가 무례한데, 세상이 무례한데 왜 나만 깍듯하게 대해야 하고, 싫다는 감정을 말로 표현하면 안되는 걸까? 불편한 감정이나 다른 취향을 무조건 참는 것이 능사일까? 털어버리지 못하고 내 마음에 계속 불편함이 남아 언젠가 그게 곯아 터진다면 그게 더 나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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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미안하지만 싫습니다>에는 싫음에 대한 사소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저자는 싫어하는 감정은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자신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임을 강조한다. 싫고 좋음은 자신의 취향과 가치관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는 감정일 뿐이다. 오히려 무엇을 싫어하는지 정확하게 아는 것이 자신의 취향과 가치관, 삶의 경계(boundary)를 이해하는 첫걸음이라는 말은 정말 공감이 되는 말이었다. 더불어 저자는 상대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품위와 여유를 잃지 않으면서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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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족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고, 마음이 잘 맞는 사람과 있으면 편하다. 누구를 욕해도 내 편이고, 때로는 실랄하게 나를 비판해주기도 한다. 감정을 솔직하게 얘기해 줄 수 있는 관계가 정말 건강한 관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가족은 내가 뭐라고 말해도 디폴드 값에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한다. 하지만 타인은 다르다. 다른 별에서 온 사람처럼 A라고 얘기하는데, B도 아닌 C로 이해하는 사람도 있다. 나와 완전히 다른 사람인데, 그 사람도 싫어하는 것이 있지 않을까? 내가 싫어하는 것이 있듯이 다른 사람 역시 싫어하는 것이 있다. 게다가 오래 함께 해야할 사람이라면, 상대방이 싫어하는 것을 나쁜 것이라 판단하기 보다는 싫음을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말에 공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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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참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경계를 이해하고 존중하고, 예의를 지키면서도 자신의 경계를 표현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참 쉽지 않다. 하지만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방법이고, 결국 이 것이 나와 인간관계를 개선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 싫음을 표현하는 적절한 방식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저자의 말처럼 자신의 감정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타인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고, 예의를 잃지 않는 솔직함이 건강한 인간관계에 정말 필요하다. 인간관계에 지쳐 자신의 감정을 애써 감추고 있다면, 이 책을 읽어 보길 추천드린다. 아울러 '미안하지만 싫다'고 말하는 것이 무례함이 아니라 스스로를 지키는 용기임을 인정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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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웬수 저래두 웬수
김영희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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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웬수 저래두 웬수, 김영희, 글로벌콘텐츠


"부부는 평생의 동반자일까 아니면 철천지 웬수일까?"


오월동주(吳越同舟): 손자병법 〈구지(九地)〉 편에서, 오나라와 월나라가 비록 서로 미워해도 같은 배에서 풍랑을 만나면 좌우손처럼 서로를 돕는다는 비유에서 비롯된 말이다. 원수지간처럼 사이가 나쁜 사람들도 같은 처지나 위기 속에서는 어쩔 수 없이 협력하게 된었던 것처럼 뱃세시대를 살아야 하는 부부도 '필요에 의한 임시 동맹’을 맺어야하는 시대가 되었다. 죽고 못 살던 때도 있었건만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결혼 이후에는 반복되는 오해가 어느 수준을 넘으면 소통의 단절이 생기고, 각자의 삶을 산다. 큰 아파트에 부부 둘이 거주하면서 각자의 영영 속에서 서로 피해주지 않으며 동거인으로서 사는 사람도 많다. 그러다 노후를 함께 해야하는 현실에 부딪힌다. 결혼해서 검은 머리가 파 뿌리가 되록 사는 건 30~40년 정도일 줄 알았는데, 백세시대가 되다 보니 70년 정도는 함께 살아야 한다. 그래서 '졸혼'이라는 말이 생긴걸까? 나는 결혼 후 20년 넘게 살았는데 앞으로 50년을 더 살아야 된다니, 이 남자랑 어떻게 살아갈지 걱정이 앞선다. 거의 주말부부로 지냈는데 할 일 없어서 멀뚱멀뚱 소파에 앉아 있게 되면 어떻게 하지? 평균수명이 늘어난 게 어떤 부부에게는 축복이지만 어떤 부부에게는 형량이 늘어났다는 소식과 다를 바 없다는 말에 공감이 된다.


이 책은 결혼과 부부관계에 대해 아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100년 해로해야 할 부부들을 위한 현실적인 조언을 제시한다. 나도 나를 이해 못하는 순간이 더러 있는데, 타인을 완벽히 이해할 수 있을까? 배우자가 말 잘 듣는 자녀도 아닌데 말이다. 노후 준비는 경제적인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혼하지 않고 부부관계를 유지해야한다면, 오월동주처럼 노후를 함께 준비해 가야 한다.


<사랑의 기술>처럼 부부관계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저자는 날지 못하는 새인 '키위새'와 "Use it or lose it." 말을 예로 들었다. 사용하지 않는 근육은 퇴화하고, 몸도, 마음의 유연성도, 관계의 온기도 쓰는 만큼 살아 있고 쓰지 않으면 사라진다. 신경과학의 나오는 원리인데, 옛 말에 "무쇠도 안쓰면 녹슨다"는 말과 같은 의미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부부 실천 10계명, 새로운 부부대화 워크시트는 매우 유용하다. 대화와 소통이 단절되어 퇴화된 키위새가 되지 않으려면 소통을 시도해야 한다. '그래도 함께 노를 저어야 하는 인생의 동반자'라는 관점에서 매우 현실적으로 부부관계를 바라 볼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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