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잘 맡긴다는 것 - 리더가 일 잘하는 것은 쓸모없고, 일 잘 맡기는 것이 중요하다 CEO의 서재 23
아사노 스스무 지음, 김정환 옮김 / 센시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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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잘 맡긴다는 것,

How does a leader work? 아사노 스스무, 센시오

일을 잘 하는 리더와 일을 잘 맡기는 리더 중 누가 더 능력이 있을까? 예전에는 일을 잘 하는 리더를 더 능력있는 리더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리더가 되고 나서 보니 일을 잘 맡기는 리더라 더 능력있는 리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을 맡기려면 일단 맡기려는 업무에 대해 잘 알아야하고, 적절한 사람을 잘 선택해서 일을 맡겨야하고, 일을 잘하고 있는지 관리감독하고, 피드백해줘야햐니 내가 직접 일을 하는 것보다 어쩌면 몇배는 더 어려운 일일 수도 있습니다. 혼자 업무를 떠 안고 하는 시대는 지났으니, 팀웍을 이루어 일을 나누어 주고 도와가며 해야합니다. 하지만 팀원들에게 일을 맡기면 번번히 기한내에 해내지 못하고 결국 내가 다시 해야하는 일이 생기니 쉽게 일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팀장만 바쁘고, 팀원들은 상대적으로 일이 없어 평온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 책을 통해 플레이어형 리더를 탈출해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일을 맡기기 난감한 직원에게 일을 맡기려면 5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원칙 1은 부하직원을 가르치는 것은 성과를 올리기 위한 수단이지 목적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 업무를 완수하는 것이 우선임을 알아야합니다. 부하 직원의 능력을 냉정이 파악하고, 일을 맡길 때는 그의 능력에 맞거나 낮은 수준의 업무를 맡겨야 한다고 합니다. 원칙2는 100퍼센트 성과를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시간을 내어 여러번 가르쳐부었으니 잘 할 것이라는 것은 리더의 착각입니다. 원칙3은 한번은 개선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4번째 원칙은 일을 시키지 난감한 직원에게 너무 많은 시간을 쏟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차라리 그 시간에 기대치가 높은 우수한 직원에게 공을 들인다면 빨리 리더를 보좌하는 위치에 오르게 할 수 있고, 점 더 높은 수준의 업무를 처리하며 업무에 흥미와 도전의식을 갖게 되므로, 그 직원은 조직에 대한 책임감과 소속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마지막 원칙 5는 인사평가에 확실히 반영하라는 것입니다.

연구소에 있을 때 석사연구원을 가르친 적이 있습니다. 분석기기를 다루어봤다고 했는데, 브랜드가 달라서 사용법을 모른다기에 사용법을 친절히 알려주었는데, 계속 버벅대기에 OJT 교육을 제대로 해주고, 다시 엔지니어를 불러서 교육을 하고, 급기야는 1박2일 기기교육을 보내주었는데도 1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기기분석업무를 해 내지 못했습니다. 일주일이면 끝날 일을 한달이 지나도록 진전이 없어 황당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사람의 특성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 연구원의 경우도 3년차가 되어서야, 셋팅되어 있는 프로젝트에 참여해 겨우겨우 일을 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성장을 하는데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자꾸 잊어 버립니다. 그 사실을 잊어버리면 신입 직원이 들어올 때마다 실망하게 된다고 하니 명심해야겠습니다.

이 책에는 8가지 유형별 직원에게 일을 잘 맡기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유형별 특징이 어찌나 잘 분류되어 있던지 유형별 특징을 읽으니 직원들의 얼굴이 하나둘씩 떠 올랐습니다. 특히 4가지 유형에 대한 분석과 대처법은 매우 유용하게 다가 왔습니다.

무모하거나 소심한 철부지형 사원은 그들이 해 온 업무를 끝까지 해낸 경험 속에서 업무의 의미를 느낀다고 합니다. 리더는 이 사원이 끝까지 해낼 수 있는 수준의 업무를 맡기고, 보고하는 시점까지 알려준 뒤에 어떻게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늘 도움을 받는 것에 익숙한 사람은 말없이 도와주기 보다는 주위 사람들의 노력과 인건비 등 비용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이해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업무를 끝까지 완수해내지 못한다면 다음번에는 난이도가 더 낮은 일을 맡기는 것이 좋습니다.

내 일만 하는 초성실 터널 시야형 사원에게는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업무에서 매우 좁은 범위임을 이해시켜야 합니다. 팀이니 주위 사람들을 도와가며 일해야한다는 사실을 머리로 이해시키기 보다는 몸에 배도록 함께 일할 수 있는 분위기와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일을 맡겼다하면 사고를 치는 트러블메이커형 사원은 문제를 만들지 않을 정도로 최소한의 업무만을 맡겨야 합니다. 이런 사원은 시간관리가 습관화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으므로 업무계획서를 작성하게 해서 차근차근 일을 진행하도록 해야합니다.

대답은 하지만 행동은 하지 않는 언행불일치형 사원은 대답은 잘 하는데 정작 일을 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주의를 주어도 마감일이 다가올 때까지도 일을 처리하지 않아 일을 시킨 제가 오히려 똥줄이 타곤 했습니다. 이런 유형은 최종마감일을 조금 더 앞에 설정하고, 중간 목표의 일정을 세밀하게 설정한 다음 그때끄때 확인해야합니다.

8가지 유형의 직원들 중 절반이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어서 특히 관심있게 읽어 보았습니다. 유형별로 직원들에게 일을 맡길 때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방법을 알고나니 일을 맡기는 것이 더 쉬워졌습니다. 또 언제 어떻게 진행사항을 체크하며 관리해야할 지 알게되니 리더로서의 책임감도 훨씬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제부터는 혼자 일을 싸짊어지고 일하는 리더가 아니라, 직원들에 일을 맡기며 그들의 역량을 키워주어서 리더를 보좌할 수 있도록 하고, 나중에는 새로운 리더로 세울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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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하고 역동적인 바이킹 - 전 세계의 박물관 소장품에서 선정한 유물로 읽는 문명 이야기 손바닥 박물관 4
스티븐 애슈비.앨리슨 레너드 지음, 김지선 옮김 / 성안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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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하고 역동적인 바이킹 Vikings,

스티븐 애슈비 & 앨리슨 레너드 지음, 성안북스

바이킹(Vikings) 하면 수염이 덥수룩하고 머리에 투구를 쓴 북유럽을 휘젓고 다니던 해적이 떠 오릅니다. 바이킹 시대는 서기 800년 (8세기 말)부터 11세기 중반을 일컫는데,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살던 노르만인들 중에 싸움과 모험, 도전을 좋아하는 젊은이 들이 러시아, 영국, 프랑스, 심지어는 에스파니아, 북아프리카까지 진출하여 해적질, 약탈을 하기도 했습니다. 바이킹 하면 그들이 타던 배가 떠 오릅니다. 놀이동산에도 그들이 타던 배 모양의 놀이기구가 있을 정도로 바이킹은 우리에게 익숙하면서도 뭔가 신비에 둘러싸여 있는 느낌이 듭니다. 거친 바다를 주름잡던 모험을 즐기던 바이킹이 타던 배는 높은 돛대를 가지고, 앞쪽이 매끈하게 위로 올라간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어서 높은 파도에도 잘 견딜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박물관 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내가 태어나기 이전에 살았던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들여다 보는 것이 재미있더라구요. 그래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기획전시나 특별전시가 열릴 때에는 꼭 챙겨서 가 보고, 유럽 여행을 갈 때에도 꼭 박물관을 가 보는 편입니다. 이 책을 읽고 있노라니 박물관에서 특별전을 보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이 책에는 네덜란드 덴마크, 영국, 독일, 스웨덴, 스페인, 아이슬란드, 핀란드, 아일랜드, 러시아, 미국, 캐나다에 있는 국립박물관 대학교 내 박물관에 있는 바이킹에 대한 각종 전시물들을 실제 사진을 찍고, 꼼꼼한 해설까지 덧붙여 놓아서 바이킹에 대한 모든 지식을 망라하고 있습니다. 바이킹 족인 스칸디나비아 인들이 만든 유물도 있고, 그들이 여행에서 얻거나 약탈한 유물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40년전 제임스 그레이엄 캠벨의 <바이킹 유물> 이라는 초창기 바이킹 연구에 대한 책을 바탕으로, 전문적인 연구 관점이 아닌 서사적 관점에서 바이킹의 유물을 바라보고 그들의 생활 모습, 예술, 문화, 장례풍습 등을 정리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 독자들도 쉽고 재미있게 바이킹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바이킹은 술을 좋아하고, 배타고 나가 도적질과 약탈을 일삼는 야만적인 사람들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정교한 구리 합금의 장식품이나 얇은 금판에 새긴 인간의 모습에서 그들의 공예적 감각을 느낄 수 있었고, 화려한 브로치, 구슬목걸이, 귀걸이, 심플하면서도 멋스러운 테이팅 웨어 물병에서는 지금 우리가 열광하는 스칸디나비아 혹은 북유럽 디자인의 멋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바이킹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전함, 곡스타드 선, 왕가의 배, 오세베르 배 무덤 등은 사진만 보는데도 가슴이 뛸 정도로 웅장함과 곡선의 정교함을 보여 줍니다. 바이킹족을 야만족이라고 오해했었는데, 이 책을 통해 바이킹 족인 스칸디나비아인들의 찬란했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손바닥 박물관 시리즈는 대담하고 역동적인 바이킹 이외에도, 고대 로마, 고대 그리스, 고대 이집트 까지 총 4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어 집니다. 컬러풀한 박물관 소장품들을 사진과 풍부한 해설로 만날 수 있어서 코로나19로 해외여행도 못가는 신세이지만 또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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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아 吾友我 : 나는 나를 벗 삼는다 - 애쓰다 지친 나를 일으키는 고전 마음공부 오우아 吾友我
박수밀 지음 / 메가스터디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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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아 吾友我 나는 나를 벗 삼는다, 박수밀 글, 메가스터디books

바쁘고 일이 많을수록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집니다. 기차를 타고 장거리를 갈 일이 생겼는데 집에 두고 온 이 책이 어찌나 눈에 밟히던지요. 앞만 보고 달려온 저에게 힘이되고 위로가 되는 책이었기에 읽고 또 읽고 싶었습니다.

오우아(吾友我)는 고등학교 한문시간에 배웠던 기억이 납니다. 吾友我, 나는 나를 벗 삼는다.

" 눈 오는 새벽, 비 내리는 저녁에 좋은 벗이 오질 않으니 누구와 얘기를 나눌까?

시험 삼아 내 입으로 글을 읽으니, 듣는 것은 나의 귀였다.

내 팔로 글씨를 쓰니, 감상하는 것은 내 눈이었다.

내가 나를 벗으로 삼았거늘, 다시 무슨 원망이 있으랴!

- 이덕무, 선귤당농소 -

음에 이덕무라는 분은 낭만을 제대로 아는 분이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었는데, 왜 그가 외로이 책을 읽을 수 밖에 없었는지를 알게 되자 깜짝 놀랐습니다. 이덕무는 조선후기 실학자로, 박제가 유득공과 더불어 청나라에까지 이름이 알려진 분입니다. 박학다식하고 문장에도 뛰어났으나 자라는 이유로 출세에 제약이 많았다고 합니다. 가난하여 비좁은 단칸방에 살았고 자주 이사를 다녔는데 햇빛이 들이 않는 작은 방에서 살면서 작은 창문에 해가 비치는 방향을 따라가며 글을 읽을 정도로 오직 책 읽는 것만 좋아했다고 합니다. 혹독한 겨울 냉기가 온몸을 파고 들어 잠을 이루지 못할 때 이 덕무는 <한서> 한질을 이불 위에 늘어놓자 추위가 누그러진 듯했고, <논어>를 세워 바람을 막으면서도 자신의 꾀가 기특하다며 서러워하지도 자존심을 꺾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벽에 얼음이 얼어 얼굴을 비출 정도이고, 구들장 그을음이 눈을 시리게 만들고, 방바닥은 울통불통해서 그릇을 고이 놓아도 엎어질 정도로 극심한 가난에 시달렸는데, 큰 눈이 내리면 이웃의 키작은 어르신이 혹시 이덕무가 얼어죽은 것은 아닌지 새벽에 와서 문을 두드리기도 하고, 눈에 묻은 신발을 털어주고 눈을 쓸어주었다고 합니다. 상황이 이러면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기 마련인데, 이덕무는 이불 속에서 여전히 글을 읽으며 행복해 했다고 합니다. 책을 읽으며 추위를 잊고, 배고픔을 잊었으며, 근심에서 벗어났다고 합니다. 환경은 내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지만, 결국 이덕무는 정조의 서울 우대정책에 힘입어 최초의 검서관이 되었습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그가 자기가 좋아하는 책읽기를 하며 온갖 어려운 상황들을 잊고 행복해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읽으면서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주위 환경을 탓하고, 가족을 탓하고, 나는 왜 이런 환경에서 태어났을까 원망을 하며 열등감에 사로잡혔을지도 모릅니다. 내게 혹독한 시련이 닥치더라도 삶을 대하는 태도는 나 스스로의 선택입니다. 얼마전 재미있게 보았던 이태원 클라스의 박새로이의 모습도 이덕무와 닮아 있습니다. 이덕무처럼 삶을 대하는 태도가 올곧고 자기 일에 묵묵히 최선을 다한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삶에 대한 태도를 내가 선택해서 내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한다면 언젠가는 상황이 바뀔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책에는 이덕무 뿐만 아니라 사회의 일반적인 기준과 욕망을 따르지 않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찾아 간 옛 지식인들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습니다. 그들의 삶은 세상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성공, 남들이 말하는 행복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박지원, 박제가, 유몽인, 이규보, 장혼, 이익, 이옥, 홍대용, 정약용, 이용휴, 홍길주 등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선택한 삶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나는 내게 속했다. 이 자존감이 세상을 당당히 홀로 가게 한다."는 말이 매우 인상깊게 다가 왔습니다. 바라는 것이 이루어졌을 때 흡족해하는 것이 만족이라면 자족은 어떠한 형편이든지 긍정하는 삶의 태도라고 합니다. 내 가치관이 어디를 향하고 있느냐에 따라 바라는 것을 가져도 만족감이 없을 수도 있고, 더 가지고 싶은 마음이 계속 생겨날 수 있으니, 자족하는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세상에 휘둘리지 않고, 나를 지키며 살아간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내 마음을 지키며 살아보겠노라고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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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가 많으니 그냥이라고 할 수밖에
을냥이 지음 / 스튜디오오드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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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가 많으니 그냥이라고 할 수밖에,

묘생 9회차 고양이의 인간상담소, 을냥이 글 그림

최근 마음이 많이 어지럽고 답답했습니다. 내가 잘 살고 있는건가 돌아보기도 하고, 사람과의 관계가 가장 힘들다는 말을 절실히 느끼는 요즘이었습니다. 이런 때에 읽은 <이유가 많으니 그냥이라고 할 수밖에>는 책을 받자 마자 앉은 자리에서 꼼짝을 못하고 한 권을 다 읽었습니다. 책에 나오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마음 깊은 감동으로 다가 왔습니다.

이 책은 목숨이 아홉 개나 된다는 고양이의 시선으로 지난 여덟 번의 삶에서 경험하고 관찰한 인간들의 모습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복잡하고 바쁜 삶 속에서 우리 인간들의 모습은 고양이가 보기에는 많이 이상한가 봅니다. 이 책에 나오는 고양이의 시선으로 나를 들여다보니 그럴 만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이유가 많고 복잡해서 시시콜콜 자세하게 설명하기 귀찮을 때 "그냥"이라는 말을 자주 씁니다. 귀여운 고양이 모습, 심플하면서도 의미심장한 일러스트와 함께 이 책에 써 있는 글들을 짧지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하나하나 차근차근 곱씹으며 읽다보면 마음이 저절로 힐링되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고양이는 세상을 통달한 듯한 편안한 모습으로 우리를 다독거려 줍니다. 하긴 여덟 번 살았고, 이제 아홉 번 사는 건데 처음 살아가는 우리만 하겠냐 싶은 생가고 듭니다. 고양이는 하루 20시간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내는데 사실은 그 시간이 에너지를 축적하는 시간이라고 합니다. 너무 지쳐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에는 무기력을 극복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고양이처럼 게으름을 피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합니다. 마음껏 게으름을 피고 있는 시간이 미래를 위해 에너지를 축적하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거라는 말에 마음 속에 있던 조금함이 조금씩 사라지고, 부담감도 줄어드는 느낌이 듭니다. 지금은 힘들어서 도저히 못 견딜 것 같던 일도 지나고 보면 그리 대단한 일도 아니고, 목표를 위해 혹은 성공을 위해 힘든 오르막길을 너무나 힘들게 올라가는데 막상 내려가는 길은 너무 빠르고 한순간에 좌절을 맛보기도 합니다. 나만 힘든 줄 알았는데, 사람 사는게 다 비슷한가 봅니다. 들여다 보면 저마다 고민과 사연을 가지고 롤러코스터 타듯이 인생의 수많은 굴곡을 지나며 희노애락을 경험합니다. 높은 곳에 있다고 자만할 필요도 없고 높은 곳에 있는 사람이 부러워 비교하며 좌절 할 필요도 없습니다.

인간관계 때문에 힘들어하는 분들에게 이 책은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특히 여섯 번 째 삶, 좋은 사람에게만 좋은 사람 편은 어쩜 이렇게 나를 위한 말처럼 느껴지던지 몇번을 곱씹으며 읽고 또 읽었습니다.

고양이는 적에게 노출되지 않게 하기 해서 배변을 하면 무조건 모래를 덮고 냄새를 숨긴다고 합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나를 전부 보여줄 필요는 없습니다. 아는 것을 다 말할 필요도 없는데, 훗날 내 뒷통수를 치는 사람들에게 무슨 오지랍을 떨면서 상대방에게 조언을 해주었는지, 내가 힘들게 얻은 지식을 쉽게 내어 주었는지 내가 정말 멍청한 짓을 했다는 후회를 많이 했습니다. 세상에는 좋은 사람만 있는 것도 아니고, 좋은 사람이라고 항상 좋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야생의 습성을 간직한 고양이처럼 경계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고양이의 조언처럼

상대가 나에게 보여준 것 역시 전부라고 착각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너무나 통쾌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말을 너무 함부로 해서 늘 상처를 받는데, 그거 하나 빼면 괜찮은 사람이라 생각하며 지냈는데, 만날 때 마다 후회하고 또 만나고 후회하게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보통 인간관계를 잘 하는 방법을 다룬 책들을 보면 사람들은 모두 단점이 있으니 장점을 찾아보라고 하는데, 이 책에서는 '좋은 사람이라면 너를 이렇게 고민하게 만드지 않아'라고 하며, 나쁜 하나가 전체가 되어 버릴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게다가 내가 아무리 참고 노력을 해도 바뀌지 않고 함부로 말하는 사람은, 단순히 나와 성격이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상대방은 나에게 좋은 사람이 될 필요성을 못느끼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적당히 나를 이용하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너도 굳이 그에게 좋은 사람일 필요는 없어. 그 사람이야말로 네 주변에서 가려내야 할 부류의 사람이니까"라는 고양이의 조언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결국에는 나만 잘 지내보고 싶어 손을 내밀고 있었던 것이지요. 차라리 그 시간에 나와 잘 맞거나,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갖는 것이 더 행복하게 사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람과의 관계에서 힘들어하고, 낙심하고, 좌절했던 시간들이 의미없는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나를 더 들여다보고 내 마음을 더 다독거리며 챙기며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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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 감정 수업 - 하기 힘든 말을 꺼내고, 불편함을 기꺼이 마주하는
피터 브레그먼 지음, 구세희 옮김 / 청림출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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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 감정 수업(leading with emotional courage),

피터 브레그먼, 청림출판

직장에서 일을 하다보면 소통이 잘되느냐 아니냐에 따라 일의 결과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여러 분야가 융합되어 새로운 분야를 만들어내기도 하니 소통과 협력이 어느때보다 더 필요합니다. 90년대생 팀원들과 일하면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들이 펼쳐지기도 하고, 나와 혹은 우리 때와 생각하는 방식 자체가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오히려 직원들에게 직접적으로 말하지 못하고 애둘러 말하다보니 정확한 의사전달이 안되어 난처하고 불편한 경우도 생겼습니다.

<팀장 감정 수업>은 이 책에 표지에 써 있는 것처럼 팀장과 팀원 사이에 진정한 소통을 만든는 48가지 방법을 실제 상황에 충분히 적용가능하도록 예를 들어가며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한국말 제목보다 영어 제목이 훨씬 이 책의 내용을 함축적으로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Leading with emotional courage: how to have hard conversation, create accountability, and inspire action on your most important work.

우리가 살면서, 인간관계 속에서, 혹은 직장에서 살아갈 때 감정과 마주할 용기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괜히 말했다가 관계가 더 불편해 질까봐, 그냥 화가 나도 참고, 불편한 마음을 품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가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하기 힘든 말이지만 용기를 내어 자신의 감정을 마주하고 불편한 감정을 받아들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불편한 감정에 기꺼이 마주할 줄 아는 자신감을 키우면 우리에게 단단한 기반, 자아 인식, 미래에 대한 새로운 방향이 생기게 되고, 이것을 기반으로 다른 사람과 유대하면서도 자아를 잃지 않고 지켜낼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다보니 불편하고 어려운 대화를 할 수 있는 관계는 상대방과 내가 충분한 신뢰감이 쌓인 다음부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대방을 잘 알지도 못하고, 그 사람과 특별한 유대관계가 없는데,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면 오히려 오해가 더 깊어질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나를 믿길 바란다며 내가 먼저 그들을 믿어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동의합니다. 인간관계의 기반은 신뢰입니다. 내가 상대방을 봐주고, 목소리를 듣고, 인정하고, 믿어준다는 느낌이 들때 상대방도 나에게 충정심과 헌신이 생깁니다. 또한 하기 힘들지만 해야 하는 대화를 나누려면 하고자 하는 말의 내용을 명확하고, 강력하고, 설득력있게 전달해야 합니다. 힘든 대화를 시작하는 방법 중 하나는 결론부터 말하는 것입니다. 어색하고 불편한 이야기라고 빙빙 둘러서 왜 이렇게 되었는지 장황하게 설명하다 보면 듣는 사람은 지치게 되고, 결론을 꺼내기도 전에 지치게 됩니다. 불편하고 어려운 이야기일수록 핵심을 정확하게 전달해야 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결론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 비인간적이고 냉혈인간처럼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세심하게 접근하기만 한다면 오히려 더 사려깊고, 명확하고 신뢰감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다보면 불안을 줄여 줄 뿐 아니라 시간절약도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마음 속 깊은 감정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면, 마음속 깊이 감정을 느껴보고, 우리의 몸이 무슨 말을 하는지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특히 리더의 경우는 어디로 가야할 지 목적의식, 방향이 없다면 감정의 흔들림 때문에 촛점을 잃게 되도 큰 목적의식을 놓치게 될 수 있습니다. 리더가 해야 할 일은 초점에 활기를 더하여 큰 화살표를 정의하여, 어디에 주의를 집중해야하는지 어디에 집중하지 않아도 되는지 판단함으로써 나와 나의 동료들, 회사 전체를 성공으로 이끄는 것입니다. 문제를 규명하고, 해야 할 일을 전달하고, 도와주겠다고 제안하는 것은 팀원과의 관계 뿐만 아니라 자녀와의 관계에서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따스함이 느껴질 수 있도록 이 방법을 잘 적용해 봐야겠습니다.

저자는 위험을 더욱 편안하게 느낄수록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을 이루어낼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고 말합니다. 똑똑하고, 의도적이고, 전략적인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면 어떤 문이든 열 수 있는 마스터키를 가진 것과 같다고 합니다. 용기를 위험을 감수하는 능력을 키우다 보면 성공의 문이 열린다고 하니 지금 당장 불편하고, 귀찮고, 쑥스럽고, 용기를 내지 못해 망설이고 미루고 있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기꺼이 마주해 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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