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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받아치는 기술 - 무례한 말로 선 넘는 상대에게 보내는 통쾌한 스톱 사인!, 개정판
이오타 다쓰나리 지음, 서수지 옮김, 주노 그림 / 사람과나무사이 / 2026년 1월
평점 :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되받아치는 기술 (무례한 말로 선 넘는 상대방에 보내는 통쾌한 스톱 사인, 이오타 다쓰나리 지음, 사람과나무사이
머리말을 읽으면서 이건 내 얘기다 싶었다. 괜히 말했다가 본전도 못 찾고, 혼자 분통을 터뜨리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지만, 늘 같은 패턴으로 반복되는 것만 같다. 이 책에 나오는 상황들은 그야 말로 내 모습 그 자체였다. 무례한 말로 선을 넘거나, 교묘하게 부탁 아닌 부탁으로 나를 이용하면서도 정작 내가 부탁할 때는 안 들어주는 사람, 나만 빼고 자기들끼리 정보를 주고받거나 쑥떡거리는 사람, 내 말을 듣지도 않고 자기 마음대로 정의하고 결론짓는 사람, 그 속에서 나는 열심히 설명하면 할수록 변명처럼 받아들여지고, 벽에다 얘기하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은 다반사였고, 그 속에서 나는 스트레스 받아 부르르 떨며 서 있을 뿐이었다.
이 책에는 되받아치는 기술 37가지가 소개되어 있다. 각 상황을 설명해주는 네 컷 일러스트도 공감되고, 상황을 묘사하는 예시도 너무너무 공감이 된다. 해결방안은 의외로 심플하다. 왜 우리가 당하고 살았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되받아 쳐야 하는지 상세하게 설명해 준다.
남의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제멋대로 결론 내리는 사람이 있다. 말을 꺼내자마자, 내가 어떤 말을 할지도 모르면서 지레짐작하고, 단정 짓는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을 똑똑한 사람이라 믿으며, 일정한 틀을 정해 놓고, 그 안에 분류해 넣은 후 자기 마음대로 꼬리를 붙여 정리해버리고 단정짓는다고 한다. 마치 자기가 모든 것을 다 아는 듯이 함부로 판단하는 사람이 떠 올라 섬칫했다. 이들에게는 패턴화할 수 없도록 생뚱맞은 이야기로 화제를 돌리는 것이 상책이라고 한다. 그래, 이런 사람과는 대화를 할 필요가 없지. 정말 훌륭한 팁이다.

악의가 없었다며 왜 그렇게 예민하게 구냐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었다. 악의가 없다고는 하지만, 그 말투는 상냥해 보이지만 비꼬는 말로 가득했고,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찜찜한 기분이 들었고, 나올 때는 묘하게 기분이 나빴다. 저자는 ‘악의가 없다는 말로 무마하고 넘어가려는 사람은 배려심이 부족한 사람’이고, ‘악의도 없지만 선의도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생각 없이 입에서 나오는 대로 툭 내뱉고는 악의가 없다며 상황을 무마시키는 사람은 듣는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도 없는 사람이다. 선을 넘는 말을 툭 던져 놓고, 동은에게 ‘넝담’이라며 무마하려던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의 동료 선생님이 떠 올랐다. 비겁한의 극치다. 이런 사람에게는 주저하지 말고, 또박또박, 그러면서도 여유있는 표정으로 “좋은 의미야”로 되받아치라고 한다. 초등학생들이 심한 말을 하는 상대방에게 “반사”라고 말하는 것처럼, 유치하게 대응하는 게 방법이라니! 그들이 저급하게 나오더라도 나는 우아하게 살리라 생각했었는데, 비겁한 술책을 쓰는 상대에게는 똑같이 비겁한 수준으로 대응해야 통한단다.
상대방을 육체적 정신적으로 학대하거나 고통을 주며 쾌감을 느끼는 사람을 사디스트(Sadist)라고 한다. 그들에게 뭐라고 대꾸해도 효과가 없다고 한다. 그들은 그저 상대가 난감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을 뿐이니, 상대가 한 말을 무표정하게 반복해서 되돌려주는 앵무새 전법이 해결책이다. 마치 생전 처음 듣는 말처럼 상대방이 한 말을 한 마디 한 마디 한 음절 한 음절 곱씹듯이 되물어 보는 거다. 로봇처럼, 마치 다른 별에서 온 외계인처럼,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며 또박또박 반복하면 된다. 상대방의 천박한 품성을 지적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하니, 써먹어 봐야겠다.
느닷없이 화를 내며 길길이 날뛰는 사람은 고개를 푹 숙여 일단 불길을 피해야 한단다. 이 방법은 내가 화가 났을 때 아들이 쓰는 방법이다. 내가 화가 나서 다다다다 말을 하는 동안, 아들은 고개를 푹 숙인 채 내 말을 흘려 듣는 듯 했다. 미친 사람을 만났을 때 섣불리 달려 들면 나만 손해보니,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며 버티는게 최선이란다. 이 아들 어릴 때부터 터득한 생존비법이었구나.
이 책에서 제시한 상황과 대응방안을 읽으면서 나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간단한걸? 비난하겠다는 사악한 의도를 가진 사람에게는 '그게 아니라', '그렇치만'으로 되받아치면 기름을 붇는 격이란다. 일단 '그러게 말입니다'로 받아주고 나서 '그런데', '말이 나온김에'로 되받아치는 게 효과적이라고 한다. 앞으로는 어떤 상황에서도 좀 더 현명해지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