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빠꾸 상여자의 벨기에 생존기 - 뜨겁고 치열하게 달린 17년
송영인 지음 / 꿈꾸는인생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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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노빠꾸 상여자의 벨기에 생존기, 송영인 지음, 꿈꾸는 인생

'나중에 치매에 걸려서 벨기에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잊으면 어떠지?' 저자가 벨기에에서 보낸 시간을 글로 남긴 이유가 너무 재미있어서 이 책에 담긴 내용이 너무 궁금해졌다.

어렵사리 결혼승락을 받고 벨기에로 떠나는 짐을 챙기는데 옷 몇 벌, 신발 몇 개, 쓰던 컴퓨터와 새출발을 함께 할 한국어를 사용하는 유일한 친구 '쿠쿠'란다. 그렇지. 쿠쿠가 한국말로 취사진행과 완료되었다고 말을 하지. 벨기에에서 한국말 할 줄 아는 유일한 친구가 전기밥솥이라니! 긍정적이고, 도전적이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노빠꾸 상여자의 벨기에 생존기를 읽는 내내 짜릿함과 통쾌함이 느껴졌다.

영어를 할 줄 아니 벨기에에 살기에 충분할 줄 알았는데, 현지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1년에 걸쳐 네덜란드어를 배우고, 일을 하기 위해 프랑스어를 배우고, 공장 포장일부터 계약직일을 거쳐 어엿한 도서관 사서로 일하기까지 저자가 겪었던 일들은 한 편의 영화같았다. 역시 무서울 것 없는 성실한 한국사람 아니던가! 그녀의 성실함과 열정은 어디에서건 통했다.

노빠꾸 상여자는 두려움도 없고 적극적인 사람이다. 중고 자전거에 예쁜 라탄바구니를 달고 나 좀 분위기있는 것 같다며 자아도취하며 페달을 밟으며 집에 가던 길에 소매치기를 당한다. 유럽엔 정말 도둑이 많지라며 옛날에 유럽여행 갔던 때를 떠 올렸다. 그런데 그 도둑 완전히 잘못걸렸다. 감히 누구 가방을 훔쳐? 악과 근성으로 똘똘 뭉친 잡초 같은 저자는 자전거도둑을 무려 8cm 하이힐을 신고 쫒아간다. 그간 갈고닦은 네덜란드어 실력으로 동네방네 디 들리게 욕까지 날려주며! 이런 저자이니 못할 일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그녀의 벨기에의 생활이 더 흥미로워졌다.

아빠가 벨기에 사람이지만 엄마 유전자가 더 강했던지 동양인 외모를 가진 두 아들을 강하게 키워낸 엄마의 활약상을 보며 우리 아들 어릴 때 기억이 떠올랐다. 삐쩍 마른 전학온 아들을 은근히 깔보자 아들은 악착같이 공부해 첫 시험에서 올백을 맞아 당장히 1등을 했고, 태권도 3단 유단자임을 밝혔다. 그때부터 아들은 전학생에서 올백천재라는 별명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역시 엄마는 강하다! 유교 한국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다, 취향이 소나무인 음악과 소파와 먹을 것만 있으면 행복한 베짱이 벨기에인 남편과의 삶은 녹록치 않았다. 남편을 4글자로 표현하면 "애는 착햐~"한다. 이 충청도 사투리 한마디가 모든 것을 대변해 준다. 이 묘한 동질감에 껄껄껄 웃었다.

오랜 벨기에 생활에 벨기에에서는 외국이고, 한국에 와도 너무 변해버린 한국에 약간 이질감이 든다는 말이 이해가 된다. 그녀가 전파했던 한국문화도 이미 옛날 일이 되어버렸으니 말이다. 하지만 반은 벨기에 반은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두 아들을 둔 노빠구 상여자의 당찬 삶에 조용히 박수를 보낸다.



"넘어지는 것은 걸었기 때문이고, 실패도 무언가를 시도했기 때문에 얻은 결과다. 당장 주어지는 열매뿐만이 아니라 천천히 맺는 열매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 계획한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고 해서 내 노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나는 충분히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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