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 입은 자의 삶 - ‘하나님의 은혜’ 작사가 조은아 교수의 보냄 받은 이야기
조은아 지음 / 두란노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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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은혜 입은 자의 삶, 조은아 지음, 두란노서원.

이 책의 저자는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찬양인 <하나님의 은혜>의 작사가인 조은아 교수님의 신앙고백을 담은 책입니다. 순교자의 가정에서 태어나 15세에 캐나다로 이민한 1.5세대, 대학 졸업 후 그리고 남편 전성걸 목사와 함께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에서 교회 개척 선교사로 섬겼고, 현재는 고든콘웰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 교수와 학장으로 지내고 있지만, 조은아님이 살아온 삶은 말만 들어도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하나님의 은혜에 나오는 가사의 내용인 나를 지은신 이가 하나님, 나를 부르신 이가 하나님, 나를 보내신 이도 하나님, 나의 달려갈 길 다 가도록, 나의 마지막 호흡 다하도록, 나로 그 십자가 품게 하시니, 나 주저함 없이 그 땅을 밞음도, 나를 붙드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그녀가 평생 살아온 삶과 소명, 헌신의 내용에 그대로 묻어나 있습니다.

스무살이 되던 해 러시아어권 선굣가 되겠다고 기도했고, 그날 이후 선교를 위해 10년을 준비했고, 마침내 카자흐스탄 선교사로 파송받게 되었는데, 그 때 아주 분명한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고, 그 내용을 일기장에 썼는데 그 고백이 바로 <하나님의 은혜>라는 찬양이라고 합니다. 카자흐스탄 땅을 밟으며 하나님에 대한 헌신이 나를 향한 하나님의 은혜임을 깨닫고 확신하였다고 합니다.

우리를 보내시는 하나님은 우리를 내버려 두시지 않는 분이라는 걸 선교현장에서 체험하고 그 고백을 담았기에 읽는 내내 은혜가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삶의 현장에 개입해서 우리를 깊게 다루시고, 이 과정을 통해 우리 안에서 일하심으로 우리를 통해 일할 준비를 하신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당장은 힘들지라고, 하나님은 그 분의 날개 그늘 아래 품어 주시고, 오랜 기간 준비되어 모든 역량과 기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을 때에도 오히를 우리를 다시 한 번 하나님의 화살통 안에 감추시고 철처한 보호하심의 은혜 안에 머물게 하신다고 합니다. 내가 준비를 모두 끝냈다고 행여나 자만하게 될 수 있는 상황까지 차단하신 것입니다.

갑작스러운 남편 목사님의 병으로 5년간의 짧은 해외선교사로서의 삶에 후퇴를 경험하였던 순간에도 하나님은 축복하셨음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선교지를 떠난 지 10년이 훌쩍 지나고 섬기던 교회의 자매의 전화에 힘이 되고 격려가 되는 이야기를 듣고, 복음에 대한 부부의 사랑을 그들이 기억하고 있음을 알고 평펑 울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런 연락이 계속 될 줄 알았는데, 수년이 지났지만 그 자매와의 두 번째 통화는 이어지지 않았는데 오히려 이 부부는 감사했다고 합니다. 선교사로서 내가 아니라 하나님이 일하셨음을 철저하게 고백하는 신앙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세례요한 역시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라고 하면서 짧지만 강한 고백을 했습니다. 그 험한 선교지에서 수고로움을 감당하였고, 남편이 병까지 얻었지만, 이 모든 것에서 중요한 것은 내가 아니라 하나님을 고백하고,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일이었음을 고백합니다. 처음 선교지로 파송 받을 때 썼던 일기인 <하나님의 은혜> 가사가 조은아 교수님의 평생 신앙의 고백의 찬송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은혜 입은 자의 삶이 어떤 삶인지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되어습니다. 나의 나 된 것은 내가 잘 나서가 아니고, 내 노력이 아니고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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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줄이기로 했다 - 덜 사고, 덜 먹고, 더 많이 움직이기
김진영 지음 / 민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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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오늘부터 줄이기로 했다,

덜 사고, 덜 먹고, 더 많이 움직이기, 김진영 지음, 민리.

"쉬는 것도 아니고 일하는 것도 아닌, 바쁘면서 지루하게 무언가 분주한 삶을 살고 있지 않은가?"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에는 요즘 유행하는 미니멀라이즘에 대한 책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서문에서도 저자는 돈만 많으면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차를 타고, 여행을 자주 자고, 좋은 물건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산해진미가 가득한 고급 뷔페도 먹다 보면 질리고 소화불량으로 고생하고 배만 나올 뿐이라고 일침을 가합니다. 온갖 유행하는 다이어트를 다 시도해보고, 헬스장에서 강도 높은 운동을 하는 것만이 운동이 아니라 가족가 함께 손 잡고 걷는 걷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음식을 줄이고, 약을 줄이고, 환경오염을 줄이고, 지출을 줄이고, 부동산을 줄이고, 너무 과한 욕심이나 소비를 줄이는 것을 이야기 하며 느리게, 조금씩 덜어 내는 연습을 할 것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너무 많이 먹어서 오히려 성인병이 생겨나고, 수 많은 정보가 오히려 독인 시대에 저자의 이야기는 늘 듣는 이야기지만 공감이 되어 그래그래 하며 읽었습니다.

밤새 토하고 설사하고 기진맥진해서 누워 있는 아들을 곁에 두고 책을 읽었는데, 사교육 줄이기라는 부분을 읽을 때에는 정말 울컥 했습니다. 내가 줄여야 할 것은 음식, 환경오염, 지출, 불안감, 스트레스, 행복에 대한 기대치 뿐만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메리츠자산운용의 존 리 대표는 아이들에게 사교육비를 쓸 돈으로 주식을 사 주라고 했다고 합니다. 뭐 그 분이야 주식을 잘 알고, 충분히 부자이니 나중에 아이가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든든한 돈을 주식이라는 걸로 대체해서 주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 크게 공감이 되지 않았습니다.

저자는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교수가 쓴 <몰입>에 나오는 것처럼 아이에게 자율성과 창의성을 길러 주어 '플로우'를 느끼게 하는 직업을 가지게 하는게 목표였다고 합니다. 다른 일에는 아무 관심이 없을 정도로 지금 하고 있는 일에 푹 빠져 있는 상태를 플로우라고 하는데, 이런 경험 자체가 너무나 즐겁기 때문에 이 상태를 지속하기 위해서 어지간한 고생도 감내하며 행복을 영위하게 된다고 합니다. 저자도 아이가 그렇게 살기를 바라며 아이가 좋아하는 그림 그리기와 글쓰기를 할 수 있도록 도와 책을 출판하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욕심이 생겨 매일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쓰도록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부모의 과도한 관심은 오히려 역효과를 내어 아이가 좋아하는 일까지 흥미를 떨어뜨리게 된다고 합니다.

저자는 자식에게도 그들만의 인생이 있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부모님은 노파심에 내 아이가 공부를 더 잘 했으면, 좋은 대학에 들어갔으면, 좋은 직장에 들어가서 좋은 배우자를 만났으면 하고 바라지만 기대치가 너무 높다 보면 사소한 일에도 화를 내게 되고 자식을 다그치게 된다고 말합니다. 저 역시 아들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있고, 아들 스스로 자기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조언자로서 인생의 선배로서의 역할 정도만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거 저의 철저한 오산이었습니다. 어느 정도의 규칙과 질서를 가지고 아이들을 훈육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나친 욕심은 아이와 부모 모두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간과했던 것입니다.

현대인들은 세로토닌하는 삶이 필요하기에, 저는 건강을 위해 점심 시간에 산책을 하고, 저녁 때 운동을 하기도 했는데, 아이와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청소년기에 있는 아들은 온라인수업으로 하루 종일 인터넷으로 수업을 받도, 수업이 끝나면 노트북이나 핸드폰으로 게임을 즐깁니다. 어떤 때에는 일주일 내내 집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을 때도 있었는데, 아이가 아파서 누워 있는걸 보니 아이도 세로토닌하는 삶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이제 봄이 되었으니 주말에는 아이와 따뜻한 햇빛을 쐬면서 걸어 보아야겠습니다. 아침일찍 일어나 햇빛을 보며 산책을 하면 세로토닌 분비가 많이 될 것이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니 옥시토신 분비가 많이 될 것 이고, 마주보며 자주 웃게 되면 엔도르핀이 분비되니 자연스럽게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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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서 편안해지는 심리학 - 사람이 가장 힘들었을 당신을 위한 관계 수업
미즈시마 히로코 지음, 김진연 옮김 / 좋은날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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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서 편안해지는 심리학,

미즈시마 히로코 지음, 좋은날들

"어쩌면 사람이 가장 힘들었을 당신에게"

사회생활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인간관계인 것 같습니다. 노력해도 잘 안되는 것이 인간관계입니다. 어디를 가나 꼭 나를 힘들게 만드는 사람이 있습니다. 직장을 옮겨도, 나이가 들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다보니 내가 뭔가를 잘 못해서 그런거는 아닌가 싶은 자책감이 들기도 합니다. 이 책은 대인관계 치료 분야에서 일본내 최고라는 평을 얻고 있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미즈사마 히로코의 책입니다. 저자는 저처럼 저 사람만 없었으면 하고 누군가를 선명하게 떠올리거나 좀 더 편안하고 느긋한 인간관계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고, 삶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진심으로 바라며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나름대로 잘 대처해오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고, 내가 뭔가를 잘 못해서 이런 상황이 된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되어서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누군가가 불편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다는 느낌"때문이라고 합니다. 술취한 사람은 이성적인 판단이 안되기 때문에 대화가 불가능합니다. 제가 제일 싫어하는 유형이 대화가 안되는 사람인데, '나는 왜 그 사람이 불편할까'는 이유를 술에 취한 사람이 불편한 이유에 빗대어 설명하니 정확하게 이해가 되었습니다. 불편한 상황과 이유는 다양하지만, 불편함의 본질은 내가 컨트롤할 수 없다는 느낌에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사실은, 불편의식은 현재의 내가 상대와의 관계에서 컨트롤할 수 없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할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저는 불편한 마음이나 상황을 어떻게든 해결하고 싶은 마음에 마음을 터 놓고 얘기도 해 보고, 때로는 적당히 거리를 두기도 하고, 적당히 무시하기도 해 보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저 혼자 스트레스를 더 받게 되었습니다. 상대방은 아무렇지 않고 저만 불편하니 더 화가나기도 했습니다. 저자는 그 이유가, 불편한 마음에 초점을 맞추고 어떻게든 불편한 마음을 극복하려는 시도를 하며 이겨 내려고 하면 할수록 컨트롤 할 수 없다는 느낌이 강해지고, 그 결과 마음이 더욱 불편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나는 저 사람이 불편하다'는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불편한 마음은 불편한 대로도 괜찮다고 마음을 먹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저자는, 누군가를 떠올렸을 때 내 안의 불편한 마음이 커진다면 이미 마음 속 상처가 자극을 받았다는 의미라고 말하며, 이것만으로도 컨트롤 할 수 없다는 느낌이 강화된다고 말합니다. 게다가 스스로를 책망하기까지 한다면 컨트롤할 수 없다는 느낌은 더더욱 강해진다고 합니다. 애당초 불가능한 일을 극복하려고 해봤자 컨트롤할 수 없다는 느낌만 강해질 뿐입니다. 불편한 마음은 불편한 대로도 괜찮다는 인식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제가 시도한 방법이 이 방법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방법이 도망가는 것도, 약하다는 증거도 아니니,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위에, 그런 나를 시의적절하게 돌보는 중이라고 생각하라며 저자가 내 어깨를 다독거려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이것이야말고 '자기 영역을 책임지는 용기'라는 말에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불편한 마음이 드는 감정은 결론이 아니라 지나가는 과정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이야기 하는 것이 불편하면 안하면 되는 것인데, 억지로 상황을 좋게 만들려고 노력했던 것이 더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저자의 말대로 스스로에게 좀 더 너그러워져야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이러한 상황을 있는 그대로 현실로 받아들이는 것이 다시 전진할 수 있는 첫 걸음이라고 합니다. 불편한 마음이라는 안경을 내려놓는 노력을 하되 의식적으로 하지 말고 편안하게 받아들이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저자는, 지금 느끼는 불편함은 새로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생기는 위화감일지도 모르니, 익숙해지기 위한 적음 과정이 필요할 테니 한동안은 불편한 마음이 계속될 수도 있으며, 그 동안은 어쩔 수 없다고 여기라고 합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이 의사가 정말 좋은 의사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또한 억지로 의식적으로 하지 말고 일단은 내 마음부터 내 영역부터 챙기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스로에게 너그럽다면 상대에게도 너그러워질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사람은 고쳐쓰는게 아니라는 말을 종종 합니다. 우스개소리지만 정말 맞는 말입니다. 상황을 컨트롤하면 할수록 컨트롤할 수 없다는 느낌만 커집니다. 사람은 본래 다른 누군가가 자신을 바꾸려는 것에 저항하려고 하기 때문에, 본인의 현 상태를 부정하고 바꾸려고 하면 이런 상황에서는 오히력 공격으로 받아들이고, 바뀌어지기는 커녕 고집불통이 되어 변하지 않고, 반발로 인해 문제가 생기는 일도 많다고 합니다. 지금 상대를 바뀌려고 한다면 이것도 상대방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억지로 바꾸려고 하지 말고, 때가 되면 바뀌겠지라고 생각하며 그냥 흘려버리라고 (스루 능력) 말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누군가의 현재의 모습은 그 나름의 사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편한 마음이 든다면 보지 않아고 좋다고 생각하며 그냥 흘려버리는 것도 대응의 원칙이라고 합니다. 상대와 마주하면 불편해질 수 있으니, 거리를 두고 시간이 지나고 안정되면 서서히 다가가도 된다고 하니, 제 마음도 한결 편해졌습니다.

말을 하거나 어떤 것을 물어보았는데, 대답이 없으면 굉장히 답답합니다. 이런 반응이 거듭되다보니 나한테 서운한게 있거나 나한테 화나는 일이 있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나를 무시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마음의 상처가 생겼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상황을 '상대가 아무 말도 안한다는 건 지금 아무 생각이 없는 상태'라고 생각하라고 그냥 흘려버리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그 이상을 바라는 것도 상대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누군가 많이 불편하지만 보지 않을 수 없는 관계라면, 상대를 가급적 내 영역에 들이지 않고, 나 또한 상대 영역에 들어가지 않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상대방의 태도가 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나름의 사정이 있겠거니 하며 흘리면서.

몇년 전 불편한 마음이 드는 사람과의 관계를 정리한 적이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상대가 전화하는 것도 싫었고, 우리집에 찾아오는 것도 싫었고, 얼굴을 대하면 얘기하는 것은 더더욱 싫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아주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어지고 정리가 되었지만,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지 꿈에 그 친구가 보이기도 합니다. 저자는, 정리되지 않은 불편한 마음은 세월이 흘러도 우리를 쉽사리 놔주지 않을 것이니, 그럴 바에야 부적절할 행동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인연을 끊을 수 밖에 없었던) 상대방의 사정도, 그런 상대와 함께 지낼 수 없는 나의 사정도 차분히 받아들이는 것이 낫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마음 한 켠에 있었던 죄책감이 스스르 사라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상대에게 뭔가를 요구했더닌 '말하지 않아도 해 주려고 했는데'라고 말해서 당황하기도 하고, 가만히 있으면 해 줄텐데 왜 이렇게 설치고 다니냐는 말처럼 들려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직설적인 부탁보다는 상대가 내게 불편한 마음을 갖지 않도록 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사람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있을 때 가장 친절하고, 너그러워지며, 능력도 쑥쑥 발휘한다고 합니다. 상대를 억지로 움직이게 한다면 상대는 진심으로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기 어렵고, 오히려 결정적인 순간에 손을 놓아 버릴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더 중요한 것은 상대의 저항을 느끼며 노력하면 나 또한 상당한 기력을 소모할 수 밖에 없으므로, 나 역시 쉽게 지치게 된다고 합니다.

툭 하면 삐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왜 그러는지 이유를 모르겠는데, 다 큰 어른이 심지어 나보다 나이도 많으신 분이 갑자기 토라지면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쉽게 토라지는 사람은 자신이 존중받지 못했다고 느끼거나 자신을 우습게 여기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저자의 말처럼 나는 그런 의도가 전혀 없었고, 여느 때와 같이 업무적으로 어른스럽게 대했을 뿐인데, 이러한 태도가 오히려 상대방은 자신을 우습게 여긴다는 감정을 자극시키게 된다고 합니다. 이런 유형의 사람은 마음의 상처가 있으므로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그의 말을 존중해 주는 태도가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불편한 감정을 느끼며 힘들어 하던 상황을 어떻게든 바꾸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 나를 더 불편하게 하고, 나를 소모하게 만드는 일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마지막까지 저자의 마음챙김의 말들이 저에게는 정말 마음에 위로를 주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조금이나마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그것이 바로 컨트롤 감각의 시작이지만, 실제로는 아직 충분하지 않더라도 이런 식으로 마음먹으면 되는거라고 가능성만 보여도 상황은 이내 변할 것이고, 우리의 삶이 한결 편안해질 거라는 저자의 따뜻한 말한마디가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저자의 말처럼 그렇게 사람에게서 편안해지고, 세상살이마저 내 편으로 만들 수 있게 되리라 희망을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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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가지 고민에 대한 마법의 명언 - 걱정인형처럼 내 고민을 털어놓는 책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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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200가지 고민에 대한 마법의 명언,

이서희 펴냄,리텍콘텐츠

걱정 인형(worry dolls)은 옛 마야 문명의 발상지인 중부 아메리카 과테말라에서 오래전부터 전해오는 인형이라고 합니다. 아이가 걱정이나 공포로 잠들지 못할 때 6개의 걱정 인형을 작은 천가방이나 나무 상자에 넣어 아이에게 선물해 주면서 걱정 인형이 아이의 걱정을 대신해 줄 것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러면 아이는 걱정 인형을 하나씩 꺼내서 자기의 걱정거리를 인형에게 이야기 하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고 합니다.

<200가지 고민에 대한 마법의 명언>도 저에게는 걱정 인형 같은 책입니다. 이 책의 저자인 이서희 님은 쇼펜하우어의 명언 한마디르 보고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한 줄 명언이 인생의 지침을 바꾸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책 속에서 발견한 수많은 명언을 큐레이션하여 인생지침 가이드북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 책에는 상황별 200가지 고민에 맞설 수 있는 명언이 상황에 맞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침대 옆 머리 맡에 이 책을 두고 마음이 복잡할 때마다 이 책을 읽었습니다. 상황별 명언들을 하나하나 읽다보면 걱정 인형이 옆에 있는 것처럼 마음의 위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인간관계에 대해 점점 어렵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사귀지 말아야 할 벗의 유형을 알려주는 명언 4가지를 읽으면서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공자는 유익한 벗 세 가지와 해로운 벗 세가지가 있다고 했습니다. 정직한 사람, 진실한 사람, 견문이 많은 사람을 벗으로 삼으면 유익하지만, 형식만 차리거나 대면할 때만 좋아하는 사람, 말재주만 있는 사람을 벗으로 삼으면 해롭다고 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자기 부모를 공경할 줄 모르는 자는 인간의 첫걸음을 벗어났기 때문에, 그런 친구와는 사귀지 말라고 했습니다. 공자와 소크라테스의 말은 이해가 되고 납득이 되었는데, 알프레드 테니슨의 말은 한참을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적이 한 사람도 없는 사람은 중심이 없고, 믿을 만한 가치가 없는 사람이니 친구로 삼지 말고, 차라기 분명한 선을 갖고 반대자를 가진 사람이 마음에 뿌리가 있고 믿음직한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사람은 겪어보지 않으면 그 속까지 알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괜히 나에게 해로운 친구를 진짜 친구인 줄 착각하며 속앓이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어니 J. 젤린스키는 <느리게 사는 즐거움>에서 우리가 하는 걱정거리의 40퍼센트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사건들에 대한 것이고, 30퍼센트는 이미 일어난 사건들, 22퍼센트는 사소한 사건들, 4퍼센트는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사건들이고, 나머지 4퍼센트만이 우리가 대처할 수 있는 진짜 사건이라고 했습니다. 즉 96퍼센트는 쓸데없는 걱정거리일 뿐이라는 겁니다. 티베트 속담에는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다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걱정은 우리를 약화시키고 용기를 앗아가는 것이며, 우리의 인생을 축내는 것일 뿐이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 되었습니다.

버릴 것이 무엇인지 찾고, 핵심에 집중하는 것이 결국 문제의 본질을 잡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버려야 할 것은 물질 뿐만 아니라 결과를 기대할 수 없는 일이나 사업에 대한 집착 뿐만 아니라 불필요하게 정신적인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는 일도 버려야 한다고 합니다. 복잡한 문제일 수록 의외로 해결하는 법칙은 단순하다고 합니다. 저는 쓸데없이 걱정을 많이 하는 타입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자가 모아둔 명언들을 하나씩 읽으면서 쓸데없는 걱정은 내려놓고, 내일을 위해 푹 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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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원 보고 쓰는 성경 신·구약 세트 - 전7권 (케이스 미포함) - 성경 본문이 함께 있는 성서원 보고 쓰는 성경 (개역개정)
성서원 편집부 지음 / 성서원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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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필사] 보고 쓰는 성경 : 4권 욥기~이사야,

성서원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린지 벌써 일년이 되어 갑니다. 처음에는 이 교회, 저 교회의 예배를 오전 내내 유투브로 틀어 놓고 예배를 드렸는데, 작년 가을 부터는 한 교회에 온라인 교인으로 등록해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예배후에는 식탁교제를 하는게 익숙했는데, 혼자 거실 소파에 앉아 예배드리다보니 점점 예배에 대해 무뎌지는 느낌이 듭니다.

성경을 읽는 것보다 필사를 하는 것이 성경을 더 사모하며 읽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친정 어머니는 성경 66권 필사를 2번이나 하셨는데, 성경 필사를 마치고 나면 제본을 해서 묶었는데 백과사전 몇개 분량이 나왔습니다. 보관하기도 좋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에는 필사 성경이 잘 나와서 참 편리합니다.

성서원에서 나온 보고 쓰는 성경 신약 구약 세트는 66권의 성경을 7개로 나누어, 구약 5권, 신약 2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루에 2~3장씩 성경을 읽으면 1년 동안 성경 일독을 할 수 있는 것처럼, 하루에 2~3장씩 필사를 하면 1년동안 성경 한권을 필사할 수 있습니다. 보고 쓰는 성경을 기준으로 각 권마다 1.5~2개월 필사를 하면 1년 동안 성경 한 권을 필사할 수 있다고 합니다.

1권 창세기~민수기

2권 신명기~사무엘하

3권 열왕기상~에스더

4권 욥기~이사야

5권 예레미야~말라기

6권 마태복음~요한복음

7권 사도행전~요한계시록


성서원 보고 쓰는 성경은 두께가 2cm 정도로 얇습니다.

크기는 A4 사이즈보다 작은 크기여서 필사하기에 알맞는 크기입니다.

그립감도 참 좋으네요.

가죽 표지에 종이질도 너무너무 좋아서 필사하기 정말 좋았습니다.


무엇보다도 표지가 가죽으로 되어 있어서 깔끔한 느낌이 듭니다.

색상도 매우 고급스럽습니다.

보고 쓰는 성경 가죽 커버를 열면,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이 개역개정으로 나옵니다.

성경도 역시 개역개정으로 되어 있습니다.


보고 쓰는 성경의 활용방법을 숙지하고, 성경 필사를 시작해 봅니다.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필사 성경를 보면 밑글씨가 연한 글씨로 되어서 그 위에 성경을 쓸 수 있는 것도 있습니다. 밑글씨가 있으면 그 위에 글자를 쓰니 깔끔하게 쓸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깔끔하게 쓰는 것보다는 자기 글씨로 성경을 써 내려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소제목 입력줄이 있어서 성경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며 쓸 수 있습니다.

네모 칸은 절 숫자 입력칸입니다. 본문 입력 줄은 줄 간격도 넉넉하고 줄도 넉넉하게 그려져 있어서 글씨를 크게 쓰시는 분들도 칸이 모자라거나 하는 일은 없을 듯 합니다. 실제로 필사 성경을 만들 때 다양한 글씨체의 사람들이 실제로 필사를 해보아서 줄간격과 길이를 조절했다고 합니다.

저는 죽 이어쓰지 않고, 내용을 구분하여 줄 바꾸기를 하며 필사를 했는데도 모자람 없이 쓸 수 있었습니다.

<보고 쓰는 성경>은 왼쪽 1/3에는 성경 본문이 써 있고, 나머지 2/3에는 필사를 할 수 있는 부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필사를 위한 성경이지만, 때로는 필사를 하지 않고 성경을 읽으면서 은혜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필사를 하는 부분을 표시할 수 있도록 표시 끈이 있어서 편리합니다.

딱 성경책 느낌입니다.

그래서인지 필사하는 성경도 더 귀하게 느껴집니다.




성서원의 <보고 쓰는 성경>은 영국 수입지를 사용해서 종이 질이 정말 좋습니다.

일반 노트도 두께가 얇으면 필기구에 따라서 베껴나오거나 번지거나 할 수 있는데, 종이의 두께가 적당히 두꺼워서 굵은 펜으로 서도 뒷장에 베껴나오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보고 쓰는 성경>을 하나 하나 써 내려 가다보니,

회의할 때 끄적거리는 거 외에는 손글씨를 쓸 일이 잘 없어서 시간도 오래 걸리고 제 글씨가 많이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필사할 부분의 성경을 먼저 읽고, 그 후에 필사를 했습니다. 빨리 쓰는게 목적이 아니니 천천히 필사를 했는데, 성경을 쓰면서 한번 더 말씀을 묵상할 수 있어서 말씀을 더 깊이 묵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욥기, 시편, 잠언, 전도서, 아가, 이사야가 실려있는 4권 필사를 끝내고 나면 신약성경 전체를 필사해 볼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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