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미너리스 2
엘리너 캐턴 지음, 김지원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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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처음에는 책을 읽는게 굉장히 힘들었다. 이게 상권이 하권에 비해 별점이 낮은 이유인데, 여덟명이라는 제법 많은 인물들이 한 명씩 소개되고, 사건이 발생하는 학교로 모이기까지의 장면이 너무 지루하기 때문이다. 겨우 다 모였나 싶었더니 이번엔 갇힌 학교를 빠져나가려는 시도로만 페이지를 계속 잡아먹는다."


 약 2년쯤 전, 츠지무라 미즈키의 《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를 읽고 난 뒤 내가 블로그에 남겼던 서평이다. 뜬금없이 책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이 이야기를 가져온 것은, 《루미너리스》를 처음 읽어내려가던 내 기분이 딱 이 때의 기분과 같았기 때문이다.
 


 1권의 책장을 넘기면 머지않아 이와 같은 인물 소개 페이지와 마주하게 된다. 숨이 턱 막혔다. 하나 둘 씩 천천히 등장하는 인물들을 기억해내는 서사 구조에 익숙했던 만큼 적지만은 않은 인물들과 장소의 목록을 보니 눈앞이 캄캄했다. 앞에서 지레 겁을 먹고 들어간 탓인지, 솔직히 1권을 읽어내려가는 것이 상당히 쉽지많은 않았다.
 나는 정말 마음을 잡고 읽어내려가면 두 시간에 3,400페이지는 읽어내려갈 수 있을 정도로 읽는 속도가 빠른 편인데, 도무지 평소처럼 읽는 것이 불가능했다. 시작하자마자 한 호텔의 흡연실에 등장하는 열두 명의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들 틈바구니에 홀연히 등장해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중심인물 무디까지.
 심지어 모두가 제 특성을 고스란히 드러내도 인물을 파악하기 어려울 상황에서, 열두 명의 사람들은 무디를 경계하며 자신을 감추려 한다. 서로 어떻게든 상대의 의중을 파악하려 애쓰며, 이야기가 조금씩 진행되는 와중에도 작중 이야기 속의 인물들이 어떠한 관계로 얽혀있는지, 그리고 결국 이들이 무엇을 위해 뭉치게 된 것인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시중에는 참 많은 종류의 소설이 있다. 이러한 서사구조를 가진 책들 또한 얼마나 많겠냐마는, 그 "똑같은"것들 사이에서 어떻게 독자로 하여금 이야기에 빠져들게 하고, 흥미를 느끼게 하는지는 순전히 작가의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루미너리스》의 저자인 엘리너 캐턴이 맨부커상까지 수상하게 된 이유는 바로, 독자를 자연스레 끌어들이는 그녀의 능력 때문은 아니었을까. 이렇게 생각을 바꾸게 된 것은 2권에 접어들었을 무렵이었다.


 1권은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 전부가 1부로만 구성되어 있어 크게 눈여겨보지 않았던 부분이지만, 2권부터는 장이 바뀔 때 마다 그려져있는 위와 같은 그림이 계속 눈에 띄었다. 물론 서문에서도 '천문학'이 언급되어 있긴 했지만 천문학적 배경지식이 전혀 없다보니, 내가 파악할 수 있는건 그저 이 원 안에 새겨진 이름들이 바로 무디와 만난 열두명의 인물들이라는 사실 뿐이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다. 다음 장으로 넘기는 일이 버거웠다는 사실조차 잊을 정도로 내가 이 책에 빠져들기 시작한 것은. 위에서 잠시 언급했던 《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의 경우에도 1권을 읽는데에 일주일이 걸렸던데에 비해 2권은 밤을 새가며 하루만에 읽어내려갔는데, 《루미너리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왜 무디와 만난 것이 하필이면 열두 명의 남자였는지, 그리고 이 열두 명의 남자가 천문학적으로 어떠한 별자리와 연관이 되어있고,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거듭되는 반전 끝에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결말은 무엇인지. 또 그것이 그들의 성격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하나하나 대조해 내려가며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제법 즐거워지는 기분이었다.

 1권에서는 뿌연 안개 속에 갇힌 듯 답답했다가, 2권에 와서 조금씩 걷히기 시작하는 기분은 그 자체만으로도 짜릿해서. 마침내 안개를 뚫고 보물상자를 찾은 양, 책을 다 읽어낸 행위에 대한 보상을 받는 듯했다. 아마도 작가 역시 이러한 독자의 반응을 예상했을 것이었고, 그랬기에 계획적으로 '무디'라는 인물을 등장시킴으로서 독자의 이해를 도우려 했던 것이 아닐까. 책을 다 읽은 뒤에는 이러한 생각이 들었다.

 사실 책에 대한 이야기를 쓰면서도 조심스럽다. 섣불리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가, 이 책을 읽는 누군가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 때문에 내용을 자세히 서술하기가 굉장히 망설여진다. 하지만 정말 탄탄한 구조에, 주어진 실마리들이 하나둘씩 엮여갈 때의 그 쾌감을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는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물론, 1권에서 포기하지 않기를 응원하는 것도 덤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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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 제21회 전격 소설대상 수상작
기타가와 에미 지음, 추지나 옮김 / 놀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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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저런 배부른 소리가 다 있지?


 취업 준비중인 입장에서, 처음 이 책을 받아들자마자 떠오른 생각이다. 하필이면 나이가 나이인지라 괜찮은 학벌, 괜찮은 스펙을 쌓고도 취업이 잘 되지 않는 친구들의 소식이 들려온다. 나 엮시 안 겪어본 것은 아니고, 솔직히 말해서 '아 어디든 나를 받아주기만 했으면 좋겠다'라는 약한 생각을 하루에도 수십번씩 하던 날도 있었다.

 이 책은, 그와 비슷한 상황에서 회사에 입사하여, 맞지도 않는 과중한 업무로 고통받고 있는 주인공 아오야마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최근 입사공고를 보면, 전공 제한이 걸려있지 않은 직무는 대부분이 영업 직무이다. 때문에 전공과 상관 없이 가장 많은 사람들이 지원을 하게 되는 직무이지만, 아주 잠깐이나마 영업사원이라는 직무를 실제로 경험해 보면서 크게 느꼈다. '가장 적성이 맞아야 하는 직무가 영업직무다'라는 사실을.

 그리고 아오야마는, 한 눈에 보기에도 영업에 적성이 맞는 성격은 아니었다. 그러니 매번 일이 안 풀리고, 더욱이 상사의 압박에, 매일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일상에. 지쳐버리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모든 것에 의욕을 잃고 선 지하철 플랫폼에서, 저 아래로 떨어지면 회사에 나가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닐까. 극단적인 생각을 하던 아오모토의 몸이 조금씩, 플랫폼 아래로 떨어지려 할 때.

 제 초등학교 동창이라는 야마모토라는 남자가 등장한다.


 책의 주요 전개는, 아오모토가 야마모토와 시간을 함께 보내며 조금씩 변화하는 과정을 그려낸다. 고민하고 있던 일이 야마모토의 조언으로 풀려나가고, 의욕을 잃었던 회사 생활에 다시 적응해나가는 아오모토의 모습을 보다 보면 나까지 흐뭇해지는 기분이다.

 그러나 평화도 잠시, 예상치 못했던 고난이 아오모토를 기다리고 있었으니. 게다가 엎친데 덮친 격으로 동창'이라고 생각했던' 야마모토의 충격적인 정체가 밝혀진다.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가 없어서, 책을 펼친 순간부터 덮는 순간까지 단 한번도 놓을 수가 없었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직접 읽어보실 다른 분들의 즐거움으로 남겨두는 것으로 하자 :)



 책을 읽으며 정말 인상깊었던 것은, 분명 이 책의 배경은 일본이었음에도 지금 우리 나라의 현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이었다. 취업으로 골머리를 썩는 대학생들이, 결국 몇 번의 좌절 끝에 저를 붙여주기만 하는 회사라면 어디든 들어가보고. 그 안에서 남과 비교하며 자꾸 초라한 현실을 감추려 드는 것이 너무나도 우리 세대의 고민이나 모습을 보는 듯 했다.

 특히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 큰 위험에서 벗어난 뒤, 아오모토가 부모님과 통화하는 장면이 너무나도 인상깊었다. 회사를 그만두어도 괜찮을까, 부모님은 괜찮은걸까. 망설임을 버리지 못하는 아오모토의 등을 마지막으로 떠밀어 준 것은 다름아닌 어머니의 말이었을 것이다.


 '괜찮아, 인생은 말이지, 살아만 있으면 어떻게든 되게 되어 있어'라고.


 이 책을 이동중에 읽었는데, 아오모토와 어머니의 대화를 보면서 자꾸만 눈물이 나는 바람에 숨기려고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모른다. 애써 고개도 숙여보고, 책으로 가려도 보고, 빨리 이 슬픈 장면을 넘어가려고 평소보다 2배의 속도로 책을 읽어보려고 했지만 마지막까지 뭉클한 가슴만큼은 내 스스로 어떻게 할 수가 없더라.

 어쩌면 지금 내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와닿았을지도 모르겠다.



 우리 나라에 미생이 있다면, 일본에는 이 소설이 있다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매일 직장때문에 고통받는 직장인들에게도 매우 좋은 책이겠지만, 신기한 책이다. 나같은 취업 준비생들도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고 위로를 받는듯한 느낌이 들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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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범의 방학 공부법 박철범 공부법
박철범 지음 / 다산에듀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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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에게서 나와 비슷한 점이 보였다. 이 책의 서문을 읽으며 가장 먼저 했던 생각이었다. 물론 같은 대학 동문이라는 점도 있었지만, 나 역시 고등학교 1학년때 점수가 그다지 좋지 않았음에도 성적을 올리는데 성공해서 지금 졸업한 대학에 합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기 때문에 스스로 학습법에 대한 책을 찾아보는 일은 없었다. 그랬기에 평소 읽지 않는 종류의 책을 접할 수 있는 나나흰과 같은 서평단 활동이 나에게 더더욱 필요한걸지도 모르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이 책의 내용을 반만 긍정한다.

 비단 이 책 뿐만이 아니라 시중에 나와있는 모든 학습법과 관련된 서적 모두를 읽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그것이 독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세상에 100% 모두에게 맞는 공부법, 객관식 시험지에서처럼 정답이라고 정해져 있는 공부법은 없다. 개개인의 머리, 기본지식, 집중력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공부의 효과가 달라지며, 심지어는 외부적인 요인까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정말 이 책에 나온대로 공부를 해서 효과를 얻고싶다! 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책을 읽는것을 말리고 싶다.

 하지만 내가 정말 공감했던 부분이자 추천하고 싶은 것은, 책에서 필자가 말하고 있는 계획에 관한 부분이었다.
 특히 필자는 책을 시작하며

  방학에도 '일찍 일어나야 하는 이유'를 만드는 것이다. 특히 중학생 이하의 경우라면 '아침에 의무적으로 일어나야 할 상황'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게으르지 않게 된다. 예컨데 오전에 시작되는 학원이나 공부방은 좋은 스케줄이 될 수 있다. 학원이 공부에 꼭 효과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어쨌든 일찍 일어나게는 되기 때문이다. 일단 일어나야 공부도 할 것이 아니겠는가? 
 라는 말을 하는데, 나 역시 공부의 효과를 가장 크게 보았던 이유가 생활습관의 개선 때문이었기에 이 부분에 더더욱 공감이 갔다.
 부끄럽게도 내 경우에 자의적으로 일구어 낸 결과는 아니었다. 고등학교 1학년 시기, 중학교때에 비해 충격적일 정도로 낮아진 점수를 어떻게든 해야 겠다고는 생각했지만 방법을 몰랐다. 때문에 당시 내가 취한 방법은 기숙사 룸메중 가장 성실하게 공부하는 룸메이트를 따라 나서서 새벽부터 공부를 시작하는 일이었다.
 이 당시에는 너무 소극적이었던 나머지 혼자 밥을 먹는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창피했기 때문에, 룸메이트와 함께 방을 나서려면 어쩔 수 없이 일찍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이게 버릇처럼 정착되어버린 탓인지 2학년에 올라와서부터는 굳이 친구라는 유인이 없어도 새벽에 일어나 공부를 하러 출발했지만, 적어도 이러한 생활습관의 변화가 내 성적의 변화를 이끌어낸 것은 확실하다.
 이를 통해 실제 효과를 보았기 때문에 또다른 공부를 시작한 지금도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점심무렵즈음 되어서야 일어나는 생활습관을 바로잡기 위해 오전에 출근해야 하는 아르바이트를 찾은 것이었다. 덕분에 하루의 시작이 5시간 가량은 빨라졌으며, 이전처럼 취미생활을 즐기면서도 순 공부량이 늘어났다.

 나같은 취업준비생은 물론이요, 방학을 맞은 학생들의 가장 큰 적은 잠인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큰 수단이 '의무적으로 일어나야 할 상황'을 만드는 것이라는 필자의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을 수 었다.

 공부법을 언급하던 도중에도 계획이 빠지지 않을 정도로, 공부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계획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책에 첨부된 스케쥴러는 굉장히 유용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계획을 세우는 일이 아직 미숙한 학생들의 경우, 책을 읽으며 자신에게 맞는 계획을 세우는 연습을 차근차근 해나간다면 어떠한 방향으로든 성과를 얻을 수 있으리란 점에서. 계획에 대한 필자의 생각에는 무한 긍정하는 편이다.


 결과적으로 공부법을 찾는 학생들 보다는 공부하기 위한 마음가짐, 혹은 보다 효율적인 시간활용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걸맞는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비단 이 책 뿐만이 아니라 다른 학습법과 관련된 서적 역시 마찬가지일테지만 말이다.
 하지만 학생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책의 내용을 바로 적용해볼 수 있도록 내용에 맞게 제작된 스케쥴러 등의 꼼꼼한 부록에는 정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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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을 생각한다
모리카와 아키라 지음, 김윤수 옮김 / 다산북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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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톡 감청 이슈로 시끌시끌한 와중에 주변에서는 카톡의 대체수단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나도 한때는 잠깐 텔레그램을 깔았었는데, 카톡만큼 보편화가 되어있지 않다보니 텔레그램을 통해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의 수가 매우 한정적이었다. 그래서 결국 카톡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지만 여전히 찜찜한 기분을 떨쳐낼수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메신저 '라인'이 보다 더 보편화되지 않은 현실이 참 안타깝다.
 몇 년 전부터 라인과 카톡을 병행하며 사용하고 있었는데, 라인이라는 서비스에 굉장히 만족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에 비해 폭넓은 스티커의 종류, 유저가 직접 스티커를 만들 수 있는 스티커, 카카오스토리처럼 따로 SNS를 깔지 않아도 라인 어플 내에서 사용 가능한 미니 홈페이지. 이러한 기능들이 매번 조금씩 업데이트 될 때마다 굉장히 신선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나는 라인이 왜 그렇게 끊임없는 발전을 이루어냈는지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저자는 단 한번도 현실에 만족하며 안주한 적이 없었다.


 심플을 생각한다는 제목처럼 책의 내지구성 또한 심플했기 때문에 읽는 입장에서도 굉장히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며 놀랐던 사실이 두 가지 있었는데, 우선 저자가 운영하고 있는 회사의 분위기가 굉장히 신선했다.
 어릴적부터 굉장히 다양한 형태의 회사를 접하게 된다. 비현실적이면서도 멀게는 TV드라마나 영화, 소설 등의 매체를 통해. 자라면서는 인턴이나 현장체험 등 가까운 곳에서 직접 목격하면서.
 그리고 그렇게 접하는 모든 경우에서, 회사는 굉장히 경직적인 집단이었다. 무조건 상사의 말에 따라야 하고, 개인의 출중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는 굉장히 비효율적인. 그러나 저자가 운영하는 회사는 개개인의 능력을 중요시하며,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더 나은 방향을 찾아내는 굉장히 이상적인 조직으로 운영이 되고 있었다. '회사와 내가 함께 성장한다'는 것이 현실로 나타난다면 어떤 형태인지를 굉장히 잘 보여주고 있는 사례가 아닐까.

 정말 일 하고 싶다. 책장을 넘기며 드러나는 회사의 모습, 저자의 경험들을 보면서 이러한 생각들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모른다.


 두 번째로는, 아직 특정 기업에 속해있지 않은 구직자의 입장에서 책을 바라보았음에도 굉장히 공감할만한 구문들이 많았다는 점이었다.


 사람은 세상에 내던져진 것과 같다. 정해진 길 따위는 없다. 사람은 한없이 자유롭다. 모두 자신이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어떤 일을 할지, 일과 어떻게 마주할지, 어떤 회사에서 일할지, 무엇을 소중히 여기며 살지……. 그런 선택에 따라 인생은 정해진다.
 물론 항상 불안감이 든다.
 하지만 그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반대로 그 불안감을 즐기는 편이 낫다. 미래를 모르기 때문에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생각하고 그 가능성에 자신을 건다. 그런 삶의 자세가 중요하다.
 
  특히 이 페이지에서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정해진 직업 없이 불안하게 공부중인 내 심정을 대변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회사 역시 작은 사회이니, 장소만 다를 뿐 사람이 처해있는 상황은 모두 같은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지금 내 처지를 생각할때마다 불안하던 마음을 조금 달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책에서는 라인의 CEO가 되기 전 저자의 다양한 기업에서의 경험들과, 그리고 그 과정에서 부딪혔던 수많은 벽들, 그것을 저자가 어떻게 극복했는지 등의 과정을 모두 찾아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단순히 CEO뿐만이 아니라 한 기업의 구성원들, 더 나아가는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나와 같은 취준생들까지. 모두가 공감하며 다양한 바를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언젠가 나도 책의 저자처럼 생ㄱ악이 넓고 발전 지향적인 그런 상사를 만날 수 있을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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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에듀 2016 - 2016 대한민국 교육계를 뒤흔들 13가지 트렌드
이병훈 교육연구소 지음 / 다산에듀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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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시절엔 당사자로서, 그리고 성인이 되고 난 뒤에는 자녀를 키우며. '교육'이라는 키워드는 살면서 뗄레야 뗄 수 없는 것이 되어버렸다. 대학생이 되어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며 수많은 학부모님들을 접했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답을 내릴 수 없는 문제이기에 굉장히 어려운 분야라는 생각도 들었다.



 대학은 이미 졸업했지만, 얼마 전까지도 교육으로 고민하는 수많은 분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던 만큼 이번 책이 왔을 때 굉장히 궁금해했었다. 비록 아르바이트나 집 김장준비로 바빠서 읽는것이 조금 느려진 것이 조금 아쉬웠지만, 이 책에는 내가 차마 접할 수 없었던 다양한 미래 전망과 교육방식들이 담겨있었다.



 특히 가장 인상에 남았던건 코딩교육 파트에서 제시된 '미래에 남을 직업과 사라질 직업'을 나타내고 있는 이 표였는데, 지금으로선 "이 직업이 없어도 생활이 가능할까?"라고 생각이 되는 직업들이 제법 사라질 위험이 큰 구간에 위치하고 있는것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플립러닝, 거꾸로교실에 대한 내용도 굉장히 흥미로웠다.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KBS 파노라마>의 거꾸로교실 영상을 실제로 보았기 때문에 더욱 생생하게 느꼈는지도 몰랐다. 이 영상을 보다보면 수업에 흥미가 없고 매번 졸기만 학생들이 실제로 크게 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내가 중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이런 수업을 실제로 경험하는 영상 속 아이들을 굉장히 부러워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인구론. '문계 학생의 90%는 논()다'는 말을 현재 직접 피부로 느끼고 있는 나로써는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자유학기제나 직업교육 등에 대한 내용이 가장 크게 와닿았다. 솔직히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는 것밖에 모르며 청소년기를 보냈기 때문에 조금 더 직업에 대해 이것저것 생각해보지 못한 과거의 내가 원망스러웠던 적도 종종 있었다.

 성인이 되어, 취업을 목전에 둔 순간에 이러한 것으로 후회하는 일을 앞으로 그 누구도 겪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국내에서도 해외와 같은 직업교육이 실행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이 참 컸다.



 앞에서 말했듯이 교육이란 정말 가까우면서도 답을 내릴 수 없는 정말 어려운 영역이었기에, 책에 제시된 내용중에 공감할 수 없는 내용 역시 없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출발은 사교육 경감 대책이라 할 수 있다. 역대 정부에서 사교육비 경감은 언제나 국민들에게 환영받는 일이었다. 그래서 수능등급제, EBS 연계, 논술 등 대학별 고사 축소, 중학교 내신 절대평가, 영어 절대평가, 학교 내 활동으로 비교과 제한, 쉬운 수능 등 많은 정책을 내놓았다. 그 결과 매년 증가하던 사교육비 증가세가 주춤하더니 2014년도 사교육비 총액은 18조 2000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2퍼센트 줄어들었다. 


 수학 사교육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던 챕터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했지만, 솔직히 공감할 수가 없었다. 특히 '국민들에게 환영받는 일이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수능을 EBS와 연계하는 방안은 아마도 내가 졸업 한 직후부터 시행되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아직 졸업을 하지 못한 후배들과 과외 학생들이 그것으로 인해 오히려 얼마나 고통을 받았었던지. EBS교재는 솔직히 말해서 질적으로 좋은 편은 아니었다. 오타가 발견되는 일이야 부지기수였고, 해설이 탄탄하지 못해 해설을 보고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문제들이 어떻게 해결되었다 쳐도 EBS 문제지의 영역이 절반가량 그대로 출제되는 만큼 이 부분의 변별력이 사라지기 시작했고, 남들보다 더 나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결국 사교육이 필수적이었다. 그 뿐이겠는가. 수능성적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다는 생각에 조금씩 수시를 위해 투자하는 금액이 늘어가기 시작한다.

 영어 절대평가 역시 이와 마찬가지일 것이고, 그 어떠한 정책들도 마지막에는 결국 사교육으로 돌아가는 결과로 회귀하는 것은 물론이요, 정작 학생들을 더욱 고통으로 몰고 가는 길이었기에 '환영받았다'는 말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 책을 덮은 뒤 가장 먼저 든 생각이었다. 물론, 헬리콥터맘처럼 아이를 졸졸 따라다니며 일거수일투족에 전부 관여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대학을 진학하고 난 뒤 나나 엄마가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아이 교육을 어떻게 했는지"에 대해서였다. 그리고 그 때마다 우리 엄마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아이와 엄마가 잘 맞았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이라고.


 엄마는 방문학습지를 제외하면 나에게 사교육을 전혀 시키지 않으셨다. 시험 결과에 집착하기보다는 시험을 보기까지의 과정에서 열심히 했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셨고, 다행히 나는 누구한테 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었기에 과정을 중시하는 엄마의 밑에서 보다 나은 결과를 위해 노력하는 법을 배웠다. 스스로의 의지로 이루어낸 성과 덕분에 공부가 재밌어졌고, 그 덕분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나조차도 지금은 취업을 위해 허덕이고 있지만.)

 하지만 만약, 엄마가 나를 무작정 공부하도록 강요만 했다면? 내 성격상 가만히 당하고 있지는 않았을 것 같다. 공부하라고 압박하는 만큼 오히려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고, 그 결과 부모님과 관계도 좋지 않으면서 결과조차 좋지 않은 최악의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부모라면 지금 스스로에게 물어 보아야 할 것이다. '나는 부모인가, 학부모인가?'

 

 책을 마무리지으며 저자가 던졌던 이 질문이, 책에서 오로지 한가지 방법만이 아닌 미래를 준비하는 다양한 교육 방법을 소개한 것이, 어쩌면 모든 학부모들에게 던지는 교육이라는 영역에 대한 해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학부모이기 이전에 아이의 '부모'인 만큼 어느 것이 우리아이의 미래에 도움이 되고, 어느 것이 아이의 성격에 가장 잘 맞는지. 그 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아이의 성격과 특성을 잘 아는 부모만이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모든 컨텐츠에 공감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아이의 교육 때문에 고민이 많은 학부모들에게, 지금도 나를 볼 때마다 아이 대입에 대한 고충을 토로하는 친척분들께, 한번쯤 읽어보라며 추천은 해주고 싶다. 무조건 책상에 앉아 공부시키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무엇이 아이를 위하는 일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줄 수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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