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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미트 패러독스
강착원반 지음, 사토 그림 / 놀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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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트윗 덕분에 한국인 작가분이 일본에서 출판 후 계약만료가 된 작품을 번역하여 올려주신 것으로 알고 있던 작품이었는데, 마침 다산북스에서 서평단을 모집한단 소식에 헐레벌떡 달려가 신청한 끝에 영광스런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보통 '좀비물' 하면 좀비와 인간과의 치열한 다툼을 주로 상상하기 마련인데…데드미트 패러독스에서는 좀비(이 작품에서는 죽은지 30일 내에 다시 살아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와 인간과의 “공생”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게다가 좀비의 '사망보험금', 더 나아가 '생존여부'를 둘러싸고 치열하게 벌어지는 법정 공방이라니…어떻게 이런 소재를 상상하셨을까? 심지어 승패여부에만 집중하던 나같은 독자에게 선사하는 뜻밖의 반전까지…. 변호사, 의사, 각자의 자리에서 의무를 다해가며 스스로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인간과 좀비들의 모습이 신선하면서도 너무나도 흥미로워서.

결국 책을 펴고 앉은 자리에서 금세 다 읽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다른 지점에서 흥미로웠던 점이 한가지 더 있었는데... 이 책의 원본이 '한국인 작가가 일본에서 출판한 책' 이라는 점 때문에 발생하는 아주 기묘한 현상이었다.
 책의 본편에서는 아무래도 시대적, 장소적 배경이 모두 다른 탓에 그것이 잘 드러나 보이지는 않았지만, 뒤이어 이어지는 단편 에피소드에서 '화폐는 엔화'일지언정 문자내역에 보이는 '카드사 문자'에서 너무나도 진하게 느껴지는 한국만의 감성이 보여서 나도 모르게 웃어버리고 말았다.
 
 생각해보면 한때는 만화책도 참 많이 모으고 읽었었는데, 출판만화에 손이 잘 가지 않게 되었던 건 아마도 잘 하고 있던 덕질을 그만두고 취업준비를 할 무렵 즘이었던 것 같다. 슬픈 현실...

 아무튼 그런 덕분에 최근엔 외부에서도 빠르게 접하기 쉬운 웹툰이나 주로 읽었지 이렇게 본격적인 출판만화는 정말 몇년만에 읽어보는 것 같은데, 그래서 출판 만화가 다소 어색할 나에게조차도 흐름이 전혀 끊기지 않게 느껴지는 장면 및 대사 배치와 탄탄한 스토리, 깔끔한 작화까지.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이, 읽는 재미가 있는 책이었다. 왜 작가분들께서 만화 강국인 일본에서 인정받고, 수상까지 거머쥐게 되었는지 알 수 있을 만큼.

(+) 작가분을 찾아 배회하던 트위터(X)에서 해당 작품의 후기만화를 찾아 무척 즐겁게 보았던 탓에 후기만화의 링크 또한 함께 남겨본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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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평범한 이름이라도 - 나의 생존과 운명, 배움에 관한 기록
임승남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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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보다도 더 철없고 어리던 시절, 내가 이룬 것들은 모두 나의 노력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믿었던 적이 있다. 누군가에게는 ‘노력하는 것’조차 불가능할것이라는 생각따윈 전혀 하지 못했던 어리고 미숙했던 나. 그때의 내가 이 책을 접했더라면 생각하는 바가 조금은 달라졌을까.

 기억하는 순간부터 불행의 연속이었던 삶 속에서 방황하다가 한 출판사의 대표가 되기까지. 자신의 인생을 자전적으로 풀어내는 저자의 필력에 이끌려, 정신을 차리고 나니 어느새 앉은 자리에서 책을 완독해버렸다.




 책은 저자가 앵벌이와 도둑질을 하며 보냈던 유년기부터 그의 수감생활, 그리고 군사독재시절을 생생하게 다루고 있다. 얼마 전 영화 ‘서울의 봄’을 보고 온 뒤로 군사독재시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라 특히나 더 눈길이 갈수밖에 없었는데, 전두환에 대한 심정을 가감없이 드러내는 저자의 문장을 보며 글로는 차마 다 담을 수 없는 마음을 느꼈다.

 나에겐 그저 근현대사를 배우며 알게된 역사책 속 사건들이, 저자에게는 생존마저도 위협받았던 실제 현실인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나니 다소 묘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은 맞나보다. 특히 정부와 관련하여 문제가 생길 성 싶으면 간첩단 사건을 터트리며 막는 모습이 어딘가 낯설지 않다 싶었는데, 가만 생각을 해보니 무언가 정치권과 관련된 큰 일이 터지기 직전에 연예인들에 대한 기사가 나는 현대의 모습과 너무나도 닮아있었다. 오죽하면 연예인의 기사가 뜰 때마다 SNS에서 모두가 입을 모아 "이번에는 뭘 막으려고 저러나"라는 말을 할까.

 그런 점에 있어서 사회는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은 모두 사람의, 저자를 포함한 우리 모두의 힘 덕분이리라.


 ‘책으로 마음을 다잡았던’ 경험이 있었기에 그런 시대적 배경과 탄압에도 불구하고 출판사를 지켜낸 저자의 마음은, 또다시 책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분명 그 모든것을 이겨낸 출판사에서 출간한 책, 혹은 저자의 책을 계기로 또다른 누군가가 현실을 이겨낼 힘을 얻을지도 모른다.

 그런 선순환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책에 대한 확신을 얻게 된, 매우 귀중한 경험이었다. 저자의 삶처럼, 책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바꾼 사람들이 모여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기를 바라본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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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 있는 리플리 리플리 5부작 1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김미정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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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살면서 한 번도 나와는 다른 누군가의 삶을 부러워하고, 타인의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과연 존재할까. 이 책은 주인공인 리플리를 통해 그런 우리들의 욕구를 대신 해소해준다.


 ‘리플리 증후군’ 이라는 단어가 태어나게 된 소설이라는 사실 외에 어떠한 사전 정보도 없이 책을 마주한 사람의 관점에서보자면, 사회현상을 가리키는 단어가 생겨날 정도로 큰 흥행을 거둔 작품의 주인공이라기엔 주인공의 톰 리플리는 그다지 인상적이거나 특징적이지는 않다. 그저 조금 남들의 흉내를 잘 내고, 호화스러움을 추구하는 태도에 비해 벌이가 변변찮은 평범한 소시민일 뿐.

 그런 그의 인생은 아들인 디키 그린리프를 미국으로 돌아오게 해달라는 부탁을 받으며 서서히 변하기 시작한다. 마치 절친한 친구인 척 조금씩 디키의 삶에 침투해 들어가다가, 끝끝내는 디키 그 자체가 되려 했던 톰 리플리의 이야기를 담은 ‘재능 있는 리플리’는 총 5부작으로 출간된 리플리 5부작의 첫 이야기이다.


 작품의 초반부에는 언제 어떤 자리에서든 '마치 ~~인 척'하는 톰 리플리의 사기행각을 제외하면 그다지 범죄소설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러나 홧김에 저지른 살인은 또다른 살인을 낳고, 그를 덮기 위해 시작한 거짓말은 계속해서 또다른 거짓말을 낳는다. 그렇게 거짓말을 거듭해가는 바람에 '톰 리플리'라는 사람은 점점 사라져간다는 생각이 될 무렵, 다시금 톰 리플리로 돌아올수밖에 없는 사정이 생기고야 마는데...


 정말로 신기한 것은, 조금씩 거짓으로 점철되어가는 톰의 삶을 따라가면서도 결코 그를 여느 범죄자처럼 미워하기만 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미워하기는 커녕, 오히려 경찰과 맞닥뜨리거나 누군가의 의심에 부딪히는 순간마다 마치 나 자신의 일인것처럼 마음을 졸이게 된다.

이것은 작가의 필력 덕분일까, 아니면 이따금씩 그의 의식속에서 희미하게 드러나는 후회의 감정 때문일까.


 톰이 혼자 관광을 다녔더라면, 그렇게 서두르며 욕심내지 않았더라면, 디키와 마지의 관계를 어리석게 오판하지 않고 둘이 원해서 헤어질 때까지 기다렸더라면, 디키와 여생을 함께 보낼 수 있었을 텐데.

남은 삶 내내 여행하며 즐기며 살 수 있었을 텐데.

그날 디키의 옷을 입어 보지만 않았더라면…

「리플리 1: 재능 있는 리플리」 p.235


 들킬 듯, 말 듯. 조금씩 좁혀오는 수사망과 이야기 내내 지속되는 팽팽한 긴장감을 끊어내고 리플리가 자유를 얻어내면서 1권은 끝이 난다. 그토록 원하던 막대한 부 마저도 얻어낸 그가 이후로는 어떤 행적을 보일까. 한 번 시작된 거짓말과 범죄의 연쇄를 그는 과연 끊을 수 있을까.



 책을 처음 받아들었을 때, 숨이 막힐 정도로 빽빽한 글자의 향연에 다소 당황하기는 했지만...읽다보면 긴장감 넘치면서도 흥미진진한 전개 덕분에 자간이나 행간 따위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져버렸다. 그저 이후의 이야기가 너무나도 궁금해지는 탓에, 지금 당장 내 손에 리플리 5부작의 전권이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원통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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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문학을 사랑한다면 - 잃어버린 감수성을 찾아 떠나는 열아홉 번의 문학 여행
이선재 지음 / 다산초당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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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는 나의 선생님이기도 했던 분께서 책을 내셨다는 이야기에 홀린듯이 서평단을 신청했다. 수험생 시절, 선생님의 강의중에서도 유독 문학 강의부분을 좋아했던 나이기에 선생님께서 하시는 문학 이야기라면 더더욱 놓칠수가 없었다.


 내 뇌리에 깊게 박힌 '국어 강사'라는 이미지 때문이었을까. 사실 처음 책에대한 설명을 읽었을 때에는 그저 여러 문학작품 이야기를 하면서 문학이 어째서 좋은지, 우리는 문학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정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책일 것이라고 짐작했더랬다.

 그런데 읽다가 몇 번을 멈추었는지. 읽던 도중 몇 번이나 나도 모르게 '그래 맞아 나도 그랬어'라며 공감을 했던지.


 평범한 문학 이야기가 아니다. 다양한 문학 작품을 다루며 그에 대해 이야기하고는 있지만, 이 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마도 '위로'가 아니었을까. 책장을 넘길 때마다 보이는 문장 하나 하나가 수험생들에게, 수험이 아니더라도 냉혹한 현실에 지친 청춘들에게, 그밖의 모든 지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위로처럼 느껴졌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느꼈다.


문학을 통해서는 내가 경험하지 못한 삶을 살아보고,

내가 접해보지 못한 감정을 느끼면서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습니다.

 책 속에 있는 수많은 문장들 속에서도 유독 내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어쩌면 당연해보이는듯한 이 문장이었다.

 책을 좋아하고 또 많이 읽고 있으면서도, 마음 한켠에는 늘 불편함이 있었다. 나는 너무 소설만 읽고 있는게 아닐까. 다른 사람들은 단순히 '즐거움' 때문만이 아니라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책을 읽고 있는데, 나는 언제나 즐거움만 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그래서 독서편식을 고치기 위해 나름의 노력도 해왔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소설을 읽을 때만큼 온전히 즐겁지만은 않았다.

 그랬던 나였기에 이 문장이 와닿았나보다. 문학을 통해서도 분명히 배우는 것이 있다고. 그러니 너무 불편하게 생각하지 말고 지금을 즐기라고 말씀해주시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그때 저는 누군가에게 배움의 가치를 전하는 사람은

그 무게감에 대해서 반드시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저리게 깨달았습니다.

그걸 모르는 사람의 행동은 가르침을 받는 학생들에게

무소불위의 칼을 휘두르는 것과 다름없죠.

 해당 이야기를 하기 직전 코로나 당시의 수강생들을 위해 고민하셨던 일화가 나오는데, 바로 내가 그 코로나 시기에 선생님의 강의를 수강했던 학생이다. 실제로 그당시에 선생님께서 강의와 별개로 올리신 영상을 보았던 기억이 있는 만큼 감회가 새로웠다.

 원래도 이선재 선생님께서는 수험생들을 위한 장학재단을 운영하는 등, 단순히 '강사'로서가 아니라 '선생'으로서 학생들에게 무척이나 좋은 영향을 미치는 분이란 걸 알고 있었지만. 저 문장을 본 순간 그 생각에 더더욱 확신이 들었다.


 주말을 맞이하여 왠지모르게 도서관에 가고싶은 마음에 모처럼만에 도서관을 방문했는데, 문득 깊숙히 묻어두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오늘 내가 방문한 이 도서관에서, 시험을 위해 공부에 매진했던 몇 년전의 기억이.

 당시 내가 선생님의 교재를 가지고 와서 공부를 하던 곳에서, 몇 년 뒤의 내가 선생님이 집필한 책을 가져와 독서를 하고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내가 선생님을 통해 무언가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진정한 선생님의 모습이란 이런 것임을 느끼게 된 순간이었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수험생들은 엄연히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이지 사회적으로 의미없고 쓸모없는 존재가 아니잖아요. - P26

다만 저는 기쁠 땐 충분히 기뻐하고 슬플 땐 깊이 슬퍼하며 살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에게 스스로의 인생에 일희일비할 수 있는 자유를 선사해 주면 좋겠습니다. - P113

힘겹게 다다른 곳 자체를 목적으로 두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의 관계와 배움에 가치를 둔다면, 우리에게도 정점의 허망함을 이겨내고 또 다른 불빛을 찾아나설 힘이 생기지 않을까요. - P131

편견이 무조건 혐오가 되는 건 아니지만, 일상적으로 혐오 표현을 쓰다 보면 점점 더 혐오가 만연한 사회가 되기 때문이죠. 말에는 그만큼의 힘이 있습니다. - P220

하지만 우리는 모든 결과치를 예상하고 답을 제시하는 AI가 아니잖아요. 내 선택에 대해 슬퍼하기도 하고 기뻐하기도 하면서 나와 타인의 삶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혀가는 삶이 진짜 살아볼 만한 멋진 인생인 것입니다. - P266

그러나 우리가 이루어내는 성과는 절대 양적인 축적 없이 어느 순간 비약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이 책을 읽는 모든 분께 말해주고 싶습니다. ‘지금의 성실함이 쌓여 언젠가 질적인 비약을 이룰 것‘이라고, ‘그때 비로소 스스로를 증명해 줄 것‘이라고요. - P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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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잡은 채, 버찌관에서
레이죠 히로코 지음, 현승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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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벚꽃이다. 우리나라의 무궁화처럼 일본의 상징 중 하나이기 때문인지, 미디어매체의 영향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지난 서평에서도 말했듯 일본 문학과 정서가 잘 맞는 나로서는 벚꽃이 만개한 표지에 저절로 이끌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손을 잡은 채, 버찌관에서》의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이 책은 주인공인 사츠타가 건강상의 문제로 입원하게 된 먼 친척을 대신하여 버찌관이라고 불리는 집을 관리하게 되고, 그곳에 찾아온 리리나와 부대끼며 겪는 일상을 그려낸 잔잔한 이야기이다. 라고 생각하며 책을 쭉 읽어내려갔다.

 책표지가 주는 느낌때문이었을까. 나는 어째서인지 이 책을 당연히 '로맨스'소설이라고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분명 여자주인공이 나올만한 타이밍에 등장해서 이야기를 가득 채우는 리리나를 보며 어...설마? 진짜 설마...? 하는 마음을 품기도 했다. 갑자기 책의 장르가 변하기라도 할것처럼 급변하더니, 그 뒤에 전혀 상상도 못한 반전과 마주하게 되기까지는.


 누군가 책을 읽으며 받은 느낌을 그림 한 장으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망설임 없이 이 책의 표지를 가리킬 정도로 소설은 전체적으로 잔잔하면서도 포근한 느낌이다. 사츠타와 리리나가 함께하는 다소 정신없기도 한 일상, 그렇지만 조금씩 쌓이는 유대, 환상속에 존재하는 것처럼 마냥 따스하기만 한 마을 사람들.

 그 모든것들이 한데 모여, 분명 텍스트를 읽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분홍색의 따스한 기운이 눈앞에 어른거리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뿐만아니라, 특별한 기교를 부리지 않았음에도 매 장면이 마치 동화책의 삽화처럼 눈앞에 그려졌다는 점이 나에게는 굉장히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그렇지만 그 잔잔함 속에서도 사츠타의 아픔과 후회, 극복과 성장이 모두 알차게 담겨있다는 점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꿈은 무의식의 반영이라고 하던가. 힘겨운 현실속에서 주인공의 무의식이 찾고 있었을 안온과, 그 따스했던 시간을 통해 다시금 현실의 슬픔을 딛고 한걸음 나아가는 사츠타의 모습. 이 모든 과정들을 막힘없이 술술 읽어내려갈 수 있을 만큼 편안한 문체였지만, 그럼에도 마음 한켠에는 깊은 여운이 남아 굉장히 인상깊은 소설이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접한 모든 분들이 책을 끝까지 읽고 난 뒤에 반드시 프롤로그를 다시 한 번 읽어보셨으면 한다. 아무것도 모르고 봤을 때와 모든 것을 알고 보았을 때, 그 짧은 3페이지에 불과한 글자들이 완전히 색다른 의미로 다가오게 될 테니.




 p.s// 한가지 책과는 별개로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도착한 책의 상태가ㅠㅠㅠ

 여기저기 야무지게도 찍혀서 전 페이지가 저렇게 눌린 자국으로 구겨져 있었다... 봉투에도 똑같이 찍힌 흔적이 있는걸 보면 아마 배송 과정에서 어딘가에 심하게 찍힌 듯 한데 요즘 택배 물량이 많은가...... 서평단 활동을 위해 무료로 받은 책이긴 하지만, 모든 책은 띠지까지 온전하게 보관하기를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조금...슬펐다...

기사님들 조금만 살살 다뤄주세요......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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