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 창창 - 2024 상반기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우수선정도서
설재인 지음 / 밝은세상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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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과 호랑이의 태몽으로 인해 여자지만 곽용호라는어마어마한 이름으로 불리게 된 주인공 용호. 스물 아홉살이지만 어느 것 하나 이룬 것 없이 백수로 지내고 있다.
반면에 엄마는 드라마계에서 내로라하는 스타작가. 어렸을 때부터 엄마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해 엄마와 사이가 좋은 편은 아니다. 아니, 서로에게 애정 조차 없을 정도.
그런 엄마가 갑자기 사라지게 되면서 엄마가 쓰기로 한 드라마를 쓰게 된다.

이런 부담스러운 상황 속에서 또 다른 인물들이 나타나고, 이 인물들과 엄마를 찾아 나서게 되면서 이 상황과 엄마에 대한 비밀을 마주하게 된다.

이 책에서도 다른 소설 속에서 자주 나오는 모녀관계가 나온다. 서로 사이가 좋지 않고 투닥투닥. 그리고 뻔한 클리셰가 나온다. 처음엔 ‘아, 뭐야’ 했는데 작가님은 이 클리셰를 가지고 뻔한 신파로 끌고 가지 않았다. (신파로 끌고 갔으면 실망할 뻔.)

엄마와 용호의 모습을 보면서 예전부터 둘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했다면 오해가 없었을 텐데. 아니, 웬만한 모녀들보다 더 애틋하고 서로 의지하며 지냈을 텐데. 오랜 시간 좋지 못한 사이로 지냈던 둘의 시간들이 너무 아쉬웠다.

실종된 엄마를 찾기 시작하면서 용호의 자아 찾기도 시작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의 과거를 알게 되면서 용호가 유년 시절에 엄마에게서 받은 상처를 가감 없이 드러내는 모습이 그려졌기 때문에. 그래서 그녀를 마음속으로 더 응원하며 책을 읽었다.

엄마가 사라진 후 하나씩 해결하고, 깨달아가는 용호의 앞날이 별빛 창창하기를!

🌸P.213
"그런 상처는 째서 안에 있는 고름 다 짜내고 맑은 공기 받아 얼른 아물게 해야지, 밴드로 감고 살면 습기만 차서 더 덧난단 말이야. 그런데 짜낼 방도가 없어. 다들 보기 싫어하니까 숨긴단 말이야."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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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부드러워, 마셔
한은형 지음 / 을유문화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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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마시는 것도 그런 걸까?
괴로울수록 필사적으로 즐겁고 싶어서 마시고,
사는 게 슬플수록 가볍고 즐겁고 싶어서 마시고.
그래서 사람들은 술을 마시는 걸까?
그러다가 가끔은 귀여워지기도 하고 그러는 걸까?
물론 귀여움을 알아봐 줄 줄 아는 사람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겠지만.
<밤은 부드러워, 마셔 본문 중에서>


스콧 피츠제널드의 장편 소설 <밤은 부드러워>로부터 유래한 제목인 이 에세이는 술에 관련된 작가의 생각과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지금은 자주 마시지 않지만 예전엔 즐겨 마셔서 재밌을 것 같아 서평단 신청을 했는데 운좋게 선정되어서 읽어보았다!

일단 계절 별로 섹션이 나뉘어져있고, 술에 대한 생각과 경험담이 많을 줄 알았는데, 술 뿐만 아니고 술의 종류와 술과 관련된 음악, 책, 영화 등등 두루두루 다양한 소재거리가 있어서 재밌게 읽었다.
더불어 술에 대한 역사, 해당 술과 관련된 지역에 대한 이야기까지.. 정말 재밌는 이야기거리가 많아서 더 재밌었음.. 이렇게 술에 대해 잘 알고, 좋아하시는 걸 보니.. 이 정도 되어야 진짜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구나 싶었다.

요즘 소주나 도수 높은 술들은 잘 마시지 못하고, 달달한 하이볼에 빠져있는데 하이볼에 대한 이야기도 재밌었다.

🌸P.272
그러니까 '하이볼'이라는 이름을 부여받은 순간, 하이볼의 운명은 결정된 것으로 봐야 한다. 아주 화려하거나 특별하지는 않겠지만 명랑하고 건강하게 살아가게 될 거라는,신비하거나 그윽하지는 않아도 다복하고 운도 좋을 거라는 그런 운명 말이다. 또 평범하지만 평범한 것만은 아니어서 끌리고, 만나면 밝은 기운에 나도 화사해지는 그런 특별한 친구 같은 느낌이랄까.

술에 대한 묘사도 기가 막히고, 나름의 위트도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술의 종류가 이렇게 다양한지도 몰랐는데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고, 작가님은 정말 다양한 술을 즐겨 드셨구나.. 한편으로는 부럽기도하고..:)

술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다양한 술과 술에 관한 이야기를 알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P.236
몇 바퀴를 돈 건가. 몇 사람의 이름과 몇 병의 술을 말했나. 어질어질하다. 알면 알수록 먹고 싶어지고 알면 알수록 마시고 싶어진다. 또 이야기가 술술 흘러나온다. 이러니 술을 사랑한다. 그래서 이런 말이 있지 않나 싶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나는 술도 예술의 한 분파로 지정해야 한다고 진심으로 생각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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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진 : 세 번의 봄 안전가옥 쇼-트 20
강화길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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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모녀관계와는 좀 다른 관계를 다룬 단편집.

세 작품 다 좋았는데 특히나 <깊은 밤들>이 가장 인상깊었다. 딸 앞에서 남편과 싸우고, 딸에게 안해도 될 말을 다 쏟아내고, 화가나면 감정 컨트롤을 전혀 못하지만 그런 엄마를 미워하지 않고 결국엔 엄마의 손을 잡아주는 딸의 모습을 보며 뭔가 찡했음.. 저런 엄마는 되지말아야지,,라는 생각과 그래도 자식에겐 부모가 전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P.41

나는 다시 믿는다. 분명 보았다고. 텅 비어 있는 건물 뒤쪽의 철근 다리 위에 멍하니 서서, 눈앞에 떨쳐진 미래의 얼굴을 보았다고, 새카만 눈동자와 잔뜩 신이 난 듯한 입꼬리. 충만한 표정. 그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는 눈빛, 결코 자신의 마음을 아끼지 않는, 그래서 언제든 모두를 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편안한 얼굴. 그랬다. 그랬단다. 나와 비슷한 방식으로 자랐기에, 너 역시 엄마를 용서하지 않기 위해 온갖 핑계를 찾아낼 줄 알았는데,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 먼저 상처를 주고, 믿지 않기 위해 먼저 믿음을 저버리는, 그러고서 그냥 모르는 척 살아가는, 사람의 역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나같은 인간이 되리라 생각했는데. 그랬는데. 아이가 먼저 내 손을 잡았다. 우리는 함께 다리를 건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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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 - 장류진 소설집
장류진 지음 / 창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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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류진 작가님의 이야기들은 분명 흡입력이 있다. 하나의 이야기를 읽기 시작하면 마지막까지 정신없이 읽게된다. 특별할 거 없는, 우리 주변에 있는 이야기라서 더 이입하면서 읽게된다. 이번 책도 마찬가지!

모든 단편들이 다 재밌었지만 제일 좋았던 단편은 <공모> 와 <라이딩 크루>.


🌸P.40
CPA 시험 합격자 발표가 났을 때 엄마가 내게 한 말이었다. 그전에도 엄마의 삼십 평생, 사실 평생에 가장 기쁜 순간들은 나로 인해 만들어졌다. 내가 반에서 일등을 하고, 원하던 대학에 들어가고, 장학금을 받고,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하고, 회계법인에 입사할 때마다. 엄마의 인생에서 가장 기쁜 순간이 차례로 갱신되었다. 나는 그럴 떄마다 겨우 이런 일이, 결국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손끝에서 결정되어버리는 일이, 일생의 가장 기쁜 순간씩이나 되는 그런 삶은 결코 살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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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는 질문들 - 마거릿 애트우드 선집 2004~2021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이재경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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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녀 이야기>를 재밌게 읽었었고, 거의 한 세기를 살아온 작가의 에세이라 많이 궁금했었는데 서평단에 당첨되어서 읽을 수 있었다!

여성, 인권, 젠더, 환경 ,동물, 과학, 작품, 작가,등등 다양한 분야의 내용이 담겨있어서 흥미롭게 읽었다. 내가 좋아하는 ‘가브리엘 루아’라는 작가와 관련된 내용이 있어서 좋았고, 무엇보다 요즘 많이 이슈화 되고 있는 환경문제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알 수 있었고, 또 한번 자각하게 되어 개인적으로 반성하면서 읽었던 것 같다.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여성인권이 문제가 있는데 언제쯤 이런 얘기를 안하며 살 수 있는건지 휴,,, 어쨌든 다양한 경험을 하고 오래 산 작가의 에세이를 통해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알게 되어서 뜻깊었던 시간이였다. 앞으로도 더 많은 글을 써주셨으면…!!

🌸P.120
세상에는 돈이 아닌 종류의 부도 많습니다. 지구상의 모든 것을 금으로 바꾸는 대신, 아직 우리에게는 금을 다시 예전의 4원소 - 생명에 필요한 것들- 로 되돌릴 기회가 있습니다. 좋은 물, 맑은 공기, 건강한 토양, 깨끗한 에너지. 우리 모두가 남은 기회를 잘 이용하길 바랍니다. 아직 기회가 있을 때 잡아야 합니다.

🌸P.501
단기적으로 봤을 때, 아마도 우리가 예술가들에게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우리가 그들에게 늘 기대해왔던 것뿐이다. 한때 굳건했던 것들이 무너져 내려도 그들은 그들만의 예술 정원을 가꾸는 것.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하는 것. 그리하여 일시적 도피와 통찰의 순간을 동시에 제공하는 대안적 세계를 창조하는 일.우리가 처한 세계의 바깥을 내다볼 수 있도록 창문을 내주는 일. 이것만으로 충분하다.

🌸P.644
저는 일어날 가능성이 다분한 불쾌한 미래에 대한 책들을 씁니다. 우리가 그런 미래를 현실에 허용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요. 주어진 상황에서 우리는, 또는 우리 중 일부는, 그런대로 잘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목격하는 권위주의 정치의 물결이 물러가고,우리의 공동 상황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공포와 희망이 공존합니다. 두 가지는 분리돼 있지 않습니다.
어떤 상황에서 살고 싶은가? 아마 이것이 우리가 자문해야 할 진짜 질문일 겁니다. 네, 늑대의 배 속은 어둡습니다. 하지만 늑대 밖은 밝습니다. 그럼, 어떻게 나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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