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걸
제리 스피넬리 지음, 양원경 옮김 / 북뱅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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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 벌록은 마이카 고등학교의 11학년으로 올라가는 첫날 단짝 친구 케빈으로부터 이목을 끄는 여자애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조회시간이나 수업 시간 다들 그 여자애에 대해 호기심을 드러냈고, 한 선배로부터 그 여자애 이름이 스타걸 캐러웨이라는 것을 듣는다. 그리고 드디어 점심시간에 식당에서 스타걸을 처음 보게 되었는데, 그 애는 증조할머니나 입었을법한 웨딩 가운 같은 드레스를 입고 우쿨렐레를 메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자신이 집에서 싸 온 샌드위치를 점심으로 먹었다.

케빈에 의하면 스타걸은 10학년으로 여태껏 홈스쿨링만 하다가 처음으로 학교에 다니는 것이라고 했다.


리오와 케빈은 스타걸을 보며 자신들이 운영하는 교내 방송 TV 쇼 핫 시트에 출연시키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스타걸이 테이블 사이를 누비며 우쿨렐레를 연주하며 노래하기 시작했다.

이후 학교의 소위 인싸 힐러리 킴블은 스타걸 음모설을 제기하는데, 스타걸이 실은 진짜 학생이 아니며 학교의 분위기가 너무 침체되어 학교 당국과 교장 선생님이 괴짜 하나를 학생들 사이에 심어 놓은 것이라고 했다.


처음에는 어이없어하던 리오도 보면 볼수록 힐러리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 그녀의 옷차림은 너무나도 파격적이었고, 거의 매일 식당에서 새로운 누군가의 생일을 축하하는 노래를 불렀으며, 수업 시간에는 수업 주제와 아무 관련 없는 질문들을 했고, 크로스컨트리 팀에서는 모두가 가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가더니 영영 나타나지 않아 결국 팀에서 쫓겨났다. 또한 체육 수업 중 비가 내려 모두 교실로 들어갔으나 스타걸만 끝까지 빗속에 남아서 춤을 추고 있었다.

이러한 스타걸의 모습을 보며 모두가 그녀를 정의하려 했지만 딱 맞는 표현을 찾지 못하고, '불가사의한', '이상한', '엉뚱한' 정도의 표현으로 밖에 나타낼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스타걸에 대한 여러 가설들이 대두되면서 그녀는 마이카 고등학교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케빈의 전화를 받고 급히 달려간 풋볼 경기장에서는 인기가 없어 관중이 거의 텅 비어 있는 경기장의 운동장을 스타걸이 껑충껑충 뛰거나 골대와 골대 사이를 왔다 갔다 하고, 회오리바람처럼 빙글빙글 돌고 선수들의 준비 운동을 따라 하는 등 휘젓고 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후반전이 시작되었는데도 스타걸은 여전히 필드 안에 있으면서 공을 들고 춤을 추더니 자신을 잡으러 오는 심판과 경찰을 피해 공을 멀리 차버리고는 경기장 밖으로 뛰어나갔다.

이 일로 다음 풋볼 경기 시합에는 관중이 미어터지게 입장해 전부 스타걸의 등장을 기대했으나 스타걸은 오지 않았다.

이렇게 스타걸은 침체된 분위기에 활력을 주며 위험인물에서 힐러리 킴블을 제외한 모든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이가 되는데…….



첫사랑에 대한 기억을 떠올려보면 누구나 아련하고 후회스러운 감정이 많이 남아 있을 것이다. 지나서 돌이켜보면 아무것도 아닌 상황에 힘들어하고, 슬퍼하고, 화내고, 기뻐했었던 것 같다.

평범한 사랑도 힘든 일이 난무한데 남들과 다른 특별한 개성을 지닌 사람과의 사랑이라니.

만약 리오가 조금 더 나이가 든 상태에서 만났다면 어쩌면 상대를 포용하고 주위의 잘못된 시선들에 휘둘리지 않았을 것이다.


개인의 개성과 독창성을 중시하지만 그것이 집단에 섞이지 않고 눈에 띄면 오히려 배척당하는 것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똑같은가 보다. 특히나 또래 유대감과 동질성을 중요시 여기는 어린 학생들의 집단에서는 더욱더 심한 것 같다.

스타걸은 독특한 개성으로 인해 자신에게 쏟아지는 불친절한 말, 불쾌한 시선 등은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사랑을 위해 본래의 자신이기를 포기하는 용기와 결단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런 모습을 보고 리오는 훌륭하고 멋지고 근사하게 평범하다고 좋아했다. 다른 수백 명의 여자애들과 똑같아 보여서 좋아하는 모습이라니.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스타걸이 했던 생일 축하 노래, 밸런타인 카드, 대가를 바라지 않는 선물, 남을 위한 배려 등의 그 모든 멋진 일들은 집단 이기주의에 의해 아무런 소용이 없는 일이 되어 버린다.

스타걸이 조금만 덜 반짝이고 조금만 덜 눈에 띄는 존재였다면 어땠을까?

그렇다면 리오의 눈에 특별하고 아름답고 사랑할 만한 존재로 비치지 않았겠지?


『스타걸』은 십 대들의 순수한 사랑과 갈등, 또래와의 시기와 다툼, 미움, 우정 등을 통해 주인공의 성장을 그리고 있다.

리오의 사랑의 이루어질까?

스타걸은 영원한 스타걸로 남을 수 있을까?

미소 짓게도 하고 가슴 먹먹하게도 하는 아름다운 소설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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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원전으로 읽는 움라우트 세계문학
메리 셸리 지음, 여지희 옮김 / 새움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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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초월하여 최고의 공포소설로 평가되는 프랑켄슈타인의 새움 버전은 어떨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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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게임 : Escape Room
크리스토퍼 엣지 지음, 최지원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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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풀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주인공 에이미를 위해 에이미의 아빠는 방 탈출의 끝판왕 이스케이프(ESCAPE)의 이용권을 선물해 주셨고, 에이미는 부푼 기대감을 안고 게임을 하러 왔다. 입구를 겨우 찾아 들어간 이스케이프 안은 텅 비어 있었고 안내 데스크 위의 이름표만이 에이미를 기다리고 있었다.

혼자 게임을 하는 모양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갑자기 어디선가 아쥬아라는 여자아이가 나타났고, 차례로 오스카, 이브라힘이 회전문으로 들어왔다. 그렇게 네 명이 팀을 이룬다고 생각했을 때 갑자기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민이 나타나 다섯 명이 한 팀임을 이야기하는 것과 동시에 게임은 시작된다.

팀 이름은 파이브 마인드(Five Mind).


이스케이프의 호스트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로비 내부 벽 화면에 얼굴만 비췄다. 그는 마치 세상의 종말이라도 온 것처럼 다섯 아이들이 인류의 마지막 희망이라며 반드시 성공하기를 바란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반드시 해결책을 찾으라는 호스트의 말과 동시에 화면에는 '해결책을 찾으라. 세상을 구하라'라는 말이 반복적으로 흘러나왔다.

그러고는 첫 번째 방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열렸고, 아이들은 게임을 하기 위해 문 너머로 들어갔다.


첫 번째 방은 다락방 같은 곳으로 오래된 컴퓨터 본체와 키보드, 모니터, 하드 드라이브 등이 무더기로 쌓여 있었다. 한쪽 구석에는 검은 쓰레기 봉지에 전선, CD, DVD가 넘쳐났고 여기저기 온갖 전자기기가 가득했다.

아무리 둘러봐도 탈출구는 없었고 방 안의 유일한 문은 바닥 한가운데 나 있는 것이었다. 그 문은 무슨 수를 써도 열리지 않았다.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고 머리를 맞대자던 아이들은 벌써부터 방 탈출 방법에 대한 이견으로 말다툼을 시작했고, 그런 와중에 에이미는 이상한 소리를 듣고 방을 둘러보던 중 방 저쪽 끝에 있는 안락의자에 앉아 있는 한 남자가 시야에 들어왔다.

그의 앞에는 게임 준비를 마친 체스판이 놓여 있었다. 민의 말에 의하면 그는 250여 년 전에 체스를 위해 발명된 로봇과 비슷한 오토마톤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 남자가 느닷없이 체스를 두기 시작했고, 체스 챔피언인 에이미는 그와 체스 시합을 하게 된다.

체스 시합은 엎치락뒤치락하며 손에 땀을 쥐게 하며 전개되다가 마지막 한 수에 에이미가 "체크메이트"를 외치며 이긴다. 드디어 방을 탈출할 수 있게 되었나 보다라고 생각했을 때 갑자기 남자는 분노에 떨며 체스판을 뒤엎어 버렸다. 그것과 동시에 빨간 조명등과 사이렌이 울리며 다락방 가득 있던 모니터에는 자폭 시퀀스 가동이라는 글자가 반복해 나오며 숫자가 카운트되기 시작하는데…….



정말 단순한 방 탈출 게임에 관한 오락 소설로 생각하고 읽었다. 그런데 웬걸?

소설은 게임이라는 가벼운 주제로 시작해서 인류가 직면한 환경 파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말하고 있다.

'세상을 구하라.'

소설이 전개될수록 게임이 아니라 실제 상황이라는 생각이 더해지며 대체 어디까지 상상력을 발휘해야 되는지 갈피를 못 잡게 했다. 이야기는 반전에 반전을 더하며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책에는 인류의 과거 마야의 신전부터 미래의 화성 식민지 개척까지 상상력의 나래가 무한히 펼쳐져 있다.

그리고 마지막에 식스센스급으로 뒤통수를 치는 반전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결코 예단하지 말고 예측하지 말라.


이 책의 등장인물들이 아이들이어서 그렇지 내용상으로 보면 영어덜트나 어른용 소설로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이 전하는 메시지 또한 우리가 반드시 생각하고 준비해야 될 지구의 환경보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어 가슴에 와닿았다.

인류의 더 나은 미래는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되는 것일까?

책을 덮었지만 이야기의 여운이 오래가는 소설이었다.

에이미와 아이들은 탈출구를 찾아 탈출할 수 있을까?

그리고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





*출판사로부터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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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인의 사랑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장현주 옮김 / 새움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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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회사의 기사였던 스물여덟의 가와이 조지는 모범적인 샐러리맨으로 검소하고 성실하고 재미없을 정도로 평범하며, 아무 불평, 불만도 없는 소위 '군자'라고 불리는 사람이었다. 그는 직장인치고 높은 급여를 받으며 도쿄에서 혼자 생활하며 여유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었다. 그는 촌사람이기는 했지만 체격도 좋고, 품행도 방정하고, 그럭저럭 남자답고 회사에서 평판도 좋았기 때문에 그가 결혼하고 싶어 했다면 누구라도 기꺼이 중매를 서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당시 결혼 풍습에서 일반적으로 행해지던 '중매'라는 것이 싫었다.


그는 어린 소녀를 집에 들여 천천히 성장과정을 지켜보고 나서 마음에 들면 아내로 맞이하고 싶어 했다. 그 소녀를 친구로 삼아 매일 그녀가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며 밝고 명랑하게 놀이 기분으로 한집에 사는 것이 정식으로 가정을 꾸리는 것과는 다른 각별한 즐거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카페의 병아리 호스티스 나오미를 점찍고 그녀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는 틈만 나면 그 카페에 들러 나오미와 친해질 기회를 만든다. 나오미는 열다섯에 이름이 서양인처럼 세련된 느낌인데다가 생김새도 어딘지 서양인 같고 무척 영리해 보였기에 카페의 여급으로 두기에는 아깝다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카페에 손님이 없어 한가한 어느 날, 조지는 나오미를 테이블에 불러 앉히고는 그녀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그녀가 책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자신이 공부도 시켜주고 돌봐주며 훌륭한 여자로 키워주겠다고 제안했고, 이에 나오미는 아무런 주저 없이 승낙한다.


그 후 오모리에 집을 빌려 같이 살기 시작한 두 사람의 생활은 조지의 계획대로 흘러가는 듯했다. 그리고 나오미가 열여섯 살이 되던 해 두 사람 사이에 무언의 '이해'가 생겨 둘은 육체적인 관계로까지 발전하여 양쪽 부모의 허락하에 법률상 부부가 되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앞으로도 계속 일반적인 부부가 아닌 친구처럼 살자고 약속한다.


조지는 점점 더 나오미의 비위를 맞추며 그녀에게 빠져드는 한편 나오미는 점점 더 게으르고 이기적이고 난폭하고 학문적으로 아둔한 모습을 보여준다. 영리하지 못한 나오미의 기를 세워주기 위해 조지는 일부러 나오미의 허세에 놀란 척을 해주고 게임에도 져주는 등 그녀를 기쁘게 해 줬지만, 나오미는 점점 더 건방진 자신감이 가득해지고 득의양양해졌다. 조지는 나오미를 길러주는 것이 아니라 그녀에게 점점 더 질질 끌려다니게 된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나오미가 열여덟이 되던 해의 가을, 여느 때보다 회사일이 빨리 끝나 일찍 집에 돌아오니 한 번도 본 적 없는 한 소년이 나오미와 정원에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는 조지를 보자 얼굴을 감추듯이 모자챙을 누르고 가버렸고 나오미는 아무렇지 않게 그 소년은 자신의 친구 하마다 씨라고 이야기한다. 그는 성악 교실에서 만난 친구로 사교댄스 클럽을 만드니까 가입하라는 말을 전하러 왔을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나오미가 강하게 주장하여 조지는 그녀와 함께 댄스 클럽에 함께 가입해서 배우러 가게 된다. 그런데 나오미는 같이 간 교습장에서 마주친 구마가이라는 학생이나 그곳 점원들과 알고 있는 사이인 듯 스스럼없이 인사를 주고받는데…….



이야기는 조지의 서술로 전개되고 있다. 8년 전 아내인 나오미를 만나는 무렵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조지는 처음부터 그들 부부관계가 남다르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조지는 나오미를 몹시 아름다운 부인으로 만들어 데리고 다니며 남들의 부러움을 사고 싶어 했다. 하지만 나오미의 실체를 아는 회사 사람들에 의해 문란한 여자를 데리고 다닌다는 조롱만 당한다.

결국 조지와 나오미의 관계는 조지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고 어린 나오미에게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휘둘리게 된다. 부부임에도 조지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남보다도 못하게 무시당하고 돈은 돈대로 가져다 바친다. 그리고 나오미는 그런 조지를 마음대로 조종하고 사치와 성적 문란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조지는 왜 그런 그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자신의 영혼까지 바치는 비굴함으로 모든 것을 갖다 바친 것일까? 과연 그것이 사랑일까?


이 소설을 읽으면서 괜히 읽었다는 찜찜함만 남았다. 전혀 유쾌하지도 아름답지도 슬프지도 애잔하지도 않은 소설이다. 지울 수 있다면 이 소설 내용을 머릿속에서 지우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

나오미는 범죄자 수준의 악녀이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요즘 한창 이슈화되고 있는 남편을 가스라이팅 해서 죽인 '계곡 살인 사건' 이야기가 자꾸 겹쳐져서 떠올랐다.

만약 조지에게서 더 이상 돈이 나오지 않았다면 분명 나오미는 조지를 버렸을 것이고, 아마 지금처럼 보험금이라는 것이 있었다면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사건처럼 자신의 내연남들이랑 공모해 충분히 조지를 죽이고도 남았을 인간인 것 같다.

과연 조지가 나오미 곁에 남아 있는 것이 행복일까? 그것이 또 다른 부부관계의 한 형태라고 인정할 수 있을까?

글쎄, 내가 보기에는 조지는 나오미 곁에서 분리시킨 후 정신과 상담이 시급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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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오스트레일리아 나의 첫 다문화 수업 4
김하늘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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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릴 때 교과서에서 배운 호주는 백호주의를 시행했던 나라로 법률적으로는 백호주의가 폐지되었지만 여전히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이 심한 나라로 배웠었다. 아마 학교 시험 문제에서도 호주의 정책이 무엇이냐는 식으로 출제가 되곤 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다가 대학교 다닐 무렵에는 해외 유학 자유화 조치가 시행되고 호주와 워킹 홀리데이 협정이 체결되면서 영어권 어학연수를 알아보던 대학생들이 용돈을 벌면서 여행도 하고 영어를 배우는 시스템이라며 호주 워킹 홀리데이를 이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우리에게 한층 친숙한 나라로 다가왔다.


나는 대학교 졸업 후 직장을 다니며 호주로 한 달 정도 휴가를 떠난 적이 있었다. 비록 시대가 바뀌었지만 어릴 때 교과서에서 배웠던 내용 때문에 어느 정도의 인종차별은 예상을 했었다. 하지만 호주는 내가 교과서로 배웠던 인종차별이 심하거나 치안이 불안한 곳이 아니었다. 모든 사람들이 친절하고 배려를 잘 해주어 역시 실제 겪어보지 않고는 함부로 말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길을 잘 몰라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었는데 그 사람이 유독 친절한 사람이었는지 15분 정도를 같이 걸어 그 장소까지 직접 데려다주는가 하면, 눈이 마주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다정하게 말을 걸어왔다.

치안 관련 문제도 여행 중 점심 즈음에 시드니 시내를 걷고 있는데 갑자기 한 무리의 경찰과 경찰차, 기마경찰들이 나타나 도로 두세 블록 정도를 통제하기에 무슨 큰일이 났는 줄 알았는데, 앞쪽 카페에서 개인끼리 시비가 붙어서 시민의 안전을 위해 통행을 통제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조금 충격을 받았었다. 한국으로 치면 멱살 드잡이 정도인데 타인의 안전을 위해 이렇게 과할 정도로 대응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물론 밤에 혼자 돌아다니면 어느 나라든 범죄의 표적이 되는 것은 당연지사니 그것은 논외로 하겠다.


어쨌든 호주는 나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나라이고 아름다운 자연 때문에 죽기 전에 다시 한번 더 가보고 싶은 나라였지만,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로 동양인에 대한 혐오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만 들려와서 '다시는 호주에 못 가보겠구나'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현지에서 20년간 거주하며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 그리고 첫 직장까지 호주에서 경험한 작가님이 쓴 『있는 그대로 오스트레일리아』를 보고 지금의 호주를 좀 더 정확히 알고 싶어서 책을 들게 되었다.



나는 호주라고 부르는 것이 편하지만 공식적인 명칭이 오스트레일리아이므로 지금부터는 오스트레일리아라고 부르겠다.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오스트레일리아의 기후, 지형, 언어, 지리 이야기부터 교육제도와 식문화, 대표적 관광지까지 오스트레일리아의 모든 정보가 들어있다.



1768년 8월, 영국의 제임스 쿡은 금성 관측 임무와 타히티 섬에서의 식물 채집의 임무로 인데버호를 타고 타히티 섬으로 향했다. 금성 관측 임무는 성공적으로 끝났고, 그 임무가 끝나자 제임스 쿡은 자신에게 내려진 비밀 지령인 미지의 남방 대륙을 찾아 출항해 1770년 4월 뉴질랜드를 발견한다. 그로부터 8일 후에는 오스트레일리아의 동해안에 배를 정박시키고 그곳을 탐방했다. 쿡은 그 미지의 땅에 '뉴사우스웨일즈'라는 명칭을 부여하고 영국 영토로 선언하였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여섯 개의 주와 세 개의 준주로 되어 있다. 그중 오스트레일리아 준주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수도 캔버라를 중심으로 한 준주이고 뉴사우스웨일즈주에 둘러싸인 오스트레일리아 유일의 내륙주이다.

캔버라는 공모전을 통해 디자인된 계획도시이다.


〈오스트레일리아식 영어 배워보기〉라는 부분에서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쓰는 줄임말과 은어를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오스트레일리아 사람들 생활의 이모저모를 알 수 있게 교육제도와 학교생활, 여가 활동, 정치 체제, 스포츠를 중시하는 문화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오스트레일리아를 대표하는 명소들에 대한 설명도 나와있다. 오스트레일리아라고 하면 누구나 바로 떠올릴 오페라하우스부터 그 유명한 블루마운틴 공립 공원, 골드코스트,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카카두 국립 공원, 울루루 등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나와 있다.


이 외에도 자국민에게도 생소한 특별 영토 지역, 그들의 다양한 언어, 그들의 국가 가치관이 담긴 공휴일, 오스트레일리아에서만 볼 수 있는 동물들부터 위험한 오스트레일리아의 생물들까지 이 책 한 권에 오스트레일리아의 거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오스트레일리아에 관한 수많은 문헌과 자료를 참고하여 저술되어 정확한 정보가 전달되며, 다 읽은 후에는 마치 내가 그들 문화 속에서 잠시 살다가 나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코로나19로 여행 가는데 아직 자유롭지 않은 지금, 이 책 한 권으로 오스트레일리아의 역사뿐만 아니라 생활, 문화 전반을 알 수 있으니 너무나 좋았다.

흥미를 끄는 다양한 사진 자료와 알기 쉬운 간략한 설명으로 눈을 떼지 못한 시간이었다.

청소년들이 이 책을 보고 세상에 대한 좀 더 다양하고 넓은 시각을 키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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