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탐사선을 탄 걸리버 - 곽재식이 들려주는 고전과 과학 이야기
곽재식 지음 / 문학수첩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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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세대들에게는 너무나 당연시되던 문과와 이과의 구분이 요즘 세대들에게는 의미 없어진 지 오래다. 아이들의 교육과정은 문과와 이과의 구분없이 공통 과목을 교육받으며 단지 자신의 흥미와 필요에 의해 선택 과목을 결정할 뿐이다.

이 책은 말도 안 되는 인간의 이분법적 구분의 오류를 지적하며 고대부터 전해지는 문학의 걸작들 속에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과학과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을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이걸 이렇게 볼 수도 있네?"였다. 정말 감탄사밖에 나오지 않을 정도로 이 책에는 사람들이 알고 있는 여러 이야기들 속에 담긴 과학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내었다. 심지어 현대의 이야기라서 과학에 관한 내용들이 포진해 있는 것도 아니고, 가장 오래된 것은 『길가메시 서사시』나 『일리아스』처럼 수천 년이 지난 이야기도 있다. 그러한 이야기들 속에서조차 과학을 찾아내는 작가의 통찰력에 감탄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중 가장 인상이 깊었던 것은 『수호전』과 『일리아스』에 대한 내용이다.


『수호전』은 송나라 시대 양산박에 모인 108명의 두령들의 이야기이다. 『수호전』은 독특한 특징을 하나 가지고 있는데, 그건 주인공인 108 두령들에 대한 설명만 주야장천 늘어놓는다는 것이다. 각각의 두령들이 어떤 과거를 가지고 있고, 어떤 능력을 지닌 이들이며, 또 어떤 연유로 범죄자가 되어 관군에게 쫓기던 끝에 양산박에 도착하였는가 등등. 이 정도까지 늘어놓은 다음에는 그다음 두령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물론 원래부터 이러한 형식이었던 것은 아니고, 전해지면서 이러한 형식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소설의 전개 과정인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기나긴 발단 단계 끝에 이제 전개가 보이나 싶으면 '컷!'과 함께 막을 내리는 셈이니 기괴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특징을 『수호전』의 배경이 되는 송나라의 사회 상황에서 찾고 있다. 송나라는 상당한 경제 발전을 이루면서 문화 발전을 이루었다. 이러한 변화들이 있었기에 당시 사람들은 다양한 이야기에 관심이 많아졌고, 그중에서 도적들에 관한 이야기가 모인 것이 『수호전』일 거라는 이야기다.

요즘도 그렇지만 어떤 사건에 대하여 발단 부분에 관한 소문만 무성할 뿐, 대부분 지금 어떻고, 발단 이후에는 어떻게 되었는지에는 많은 관심이 없다는 것이 저자의 의견이다. 좌우지간 송나라의 발전 과정이 어떻게든 『수호전』의 내용에 영향을 미치기는 했을 것이다.


송나라의 발전을 보여주는 예시 중에는 시계가 있는데, 지금 사용하고 있는 시계를 생각한다면 실망이 크기는 할 것이다. 정확한 작동 원리는 알 수 없지만 이름과 기록된 책의 내용으로부터 미루어 보았을 때, 물로 물레방아 또는 바람개비 등을 회전시켜 매시간마다 나무 인형이 북을 치게 하는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비록 그 사이의 간격이 크기는 해도 해의 높이 등으로 시간을 측정하는 것보다는 훨씬 정확하면서도 편리하였을 것이다.



철기는 예전부터 전쟁의 도구로 사용되어 왔다. 우리나라도 고조선부터 시작해서 철제 무기를 사용하였고, 특히 고구려의 기록이 돋보인다고 할 수 있다. 고구려에 대하여 떠올려보면 여러 가지가 떠오를 수 있는데,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떠올릴 것들 중 하나가 바로 철갑을 두른 말들일 것이다.

고구려는 말까지 갑옷을 입었다는 기록이 있고, 실제로 그 갑옷이 여럿 발견될 정도로 철제 병기를 많이 이용하였던 것 같다.

그런 고구려에 어이없는 이야기가 하나 전해진다. 고구려인들이 신성하게 여기던 쇄갑(鎖甲)과 섬모(銛矛)가 있는데, 이들이 과거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내용의 이야기이다. 저자는 이 이야기에 대하여 바람에 휩쓸려 벌레나 작은 물고기가 비와 함께 내리는 경우는 있어도, 무거운 쇄갑과 섬모가 이처럼 내려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솔직히 하늘이라고 해도 구름 위는 둘째치고, 롯데월드타워 꼭대기에서만 떨어져도 갑옷과 창은 커녕 탱크도 형체조차 유지하기 힘들 것이다. 추락한 장소에 웬만한 초가집 두세 개는 들어가고도 남을 구멍이 생기는 것은 덤이고 말이다.


철제 무기들은 생각보다 오래전부터 역사와 함께했고 지금도 별반 다를 바는 없다. 저자는 『일리아스』의 명장면 중 하나로, 헥토르가 마지막 출전을 할 때 헥토르의 아들이 헥토르의 투구를 보고 울음을 터뜨리는 장면을 꼽는다. 이러한 명장면 속에는 전쟁으로 인해 생기는 슬픔도 담겨 있다.

『일리아스』의 배경이 되는 트로이 전쟁은 헬레네가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를 따라가며 발생하였다. 이때 헬레네가 건너갔다는 전설이 서린 바다가 '헬레스폰토스'로, 현재에는 다르다넬스 해협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2017년부터 다르다넬스 해협에는 치낙칼레 대교라는 다리가 건설되고 있는데, 완공된다면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가 된다고 한다.

저자는 이러한 예시를 들며 과거에는 전쟁의 상징이었던 바다 위에 21세기의 기술로 평화와 경제 발전을 위한 구조물이 드리워지고 있다고 했다. 또한 이 다리의 완공으로 철은 무기로써의 가치보다 오랫동안 나뉘어 살고 있었던 사람들을 이어주는 평화와 공존의 재료로 쓰는 게 더 어울린다는 점을 알려주는 교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하며, 철제 무기는 모두 사라지더라도 만나기 힘들었던 사람들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만나게 해줄 철기는 오래오래 남아있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이 외에도 『화성 탐사선을 탄 걸리버』는 『천일야화』, 『오 헨리 단편집』 등 누구나 읽어봤을 고전 속에 나타난 과학기술과 그 발전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보통 사람들은 이야기를 읽을 때 그 이야기 자체에 집중하면서 이야기의 배경이나 이야기에 반영되어 있는 요소들은 신경을 쓰지 않게 된다. 그러나 이 책은 이렇게 사람들이 무심코 넘어갔던 부분에 담겨있는 숨어있는 과학에 관심을 갖게 해 좀 더 폭넓고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어른들뿐만이 아니라 청소년들도 꼭 한번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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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탑의 라푼젤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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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마가와시 아동 가정 지원 센터 직원인 마에조노 시호는 그날도 이시이 씨 집 아이들 중 둘째 남자아이가 요즘 보이지 않는다는 익명의 신고를 받고 광역 자치 단체가 소관하는 아동 상담소 직원인 마쓰모토 유이치와 가정 방문에 나섰다. 이시이 씨 집은 아이가 네 명으로 지금까지도 여러 번 아동학대를 의심하는 신고가 들어왔고, 그때마다 아동 상담소 직원과 시 지원 센터 직원이 함께 집을 방문해 점검했다. 이시이 씨는 집에 아이가 많아 짜증이 나서 무심코 큰소리를 쳤고 가끔 손을 들 때도 있었다며 시인했고 결국 시의 '감시 서포트' 대상에 올랐다.

오랜 기다림 끝에 외출하고 돌아오는 이시이 씨 부부와 아이들을 만난 시호와 유이치는 가족들 사이에 둘째 소타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소타의 행방을 물었다. 그 질문에 이시이 씨는 남의 집안일에 쓸데없이 참견이 심하다며 짜증을 내며 아이는 아내가 힘들어해서 외갓집에 잠깐 맡겨두었을 뿐이라며 때가 되면 다시 데려올 거니까 신경 끄라며 화를 내고는 집으로 들어가 버렸다.


다마가와역 근처 필리핀 펍에서 일하는 필리핀인 어머니를 두고 있는 열여덟 살 카이는 고등학교에 들어간 지 얼마 안 돼 자퇴를 하고 친구 아버지가 경영하는 건축 사무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 업무를 했지만 미장 감독으로부터 소질이 있다는 평가를 듣고 지금은 전문으로 미장 일을 배우고 있다. 카이의 꿈은 전문 미장 업자가 되어 나기사를 데리고 지옥 같은 다마가와시 남부 바다 옆 마을에서 벗어나는 것이었다.

나기사는 카이의 여자친구로 예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부모가 신경 써주지 않는 가정환경에서 초등학생 때부터 친오빠의 성욕 배출구로써 오빠의 성 노리개가 된 것으로 모자라, 친오빠라는 인간은 자신의 여동생을 친구들에게 성적 도구로 내돌리며 자신의 잇속을 차렸다. 그러다가 나기사가 임신을 하자 무면허 업자에게 낙태를 시켰고, 그것이 잘못되어 나기사는 자궁을 적출하게 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그 말을 친구에게 전해 들은 카이는 이전까지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나기사라는 존재가 크게 가슴속에 자리 잡게 되었고, 그녀를 진심으로 감싸 안으며 그녀의 남자친구가 된다.


이쿠미는 자신과 남편 모두 다마가와시와는 연고가 없지만 남편 게이고가 시나가와에 직장이 있다는 이유로 출퇴근이 편하고 도쿄보다 집값이 훨씬 저렴한 다마가와시 구축 아파트로 이사했다. 당시에는 이쿠미도 도쿄에 있는 직장에 다니며 인정받는 인테리어 코디네이터였지만, 결혼 후 계속해서 아이가 생기지 않자 병원에 다니며 불임 치료를 받았고, 치료에 시간이 많이 드는 것과 동시에 불임 치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직장에서의 시선과 말에 견디지 못하고 사표를 낸 후 불임 치료에 전념했다.

하지만 계속된 임신 실패로 이쿠미는 조급하고 초조해하며 여유가 없어졌다. 그러던 중 불임 치료 전문 병원에 다녀온 날 혼자 점심을 먹으려는데 길 건너편 단층 주택에서 또다시 남자의 고함소리와 아이의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집은 젊은 부부와 어린 자녀 여러 명이 함께 살고 있었는데 아버지는 자주 아이들을 혼냈고 집에서 쫓아냈다. 그런데 아무도 그 집에 신경 쓰지 않았다. 일반적인 가정에서 태어난 이쿠미는 그것이 도저히 이해가지 않았다.

또한 자신은 아무리 고생하고 노력해도 생기지 않는 아이가 여러 명이나 있으면서 그것에 감사할 줄 모르고 학대하고 있는 그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쿠미는 아이들이 울면서 용서를 빌 때마다 속으로 외쳤다.

'그렇게 그 애가 미우면 나한테 아이를 줘.'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휘몰아치는 이야기에 어디서 끊어 읽어야 할지를 몰라 끝까지 읽고서야 책을 겨우 덮을 수 있었다.

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분노, 슬픔, 연민, 반성….

왜 나는 나에게 주어진 상황들이 진정한 행복이라는 것을 모르고 당연히 모두에게 주어지는 평범한 것들이라고 생각하면 살아왔을까?


『전망탑의 라푼젤』은 가정 내 폭력, 폭력의 대물림, 아동 학대, 방치, 인종 차별, 성 학대, 불임 등 사회의 어둡고 암울한 모습을 전반적으로 다루며, 보는 내내 그 암담함과 슬픔이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결코 이런 것이 소설 속 이야기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은 이보다 더 심한 이야기들로 가득 찼기에 한층 더 우울하기만 했다.

이 소설은 크게 유이치와 시호, 카이와 나기사, 이쿠미와 게이고의 세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며 그들의 접점은 독자의 눈에 보이는 듯하면서도 쉽게 드러나지 않았다. 나는 읽는 내내 왜 나기사와 카이가 유이치와 시호 같은 헌신적인 센터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지 답답해했다.

그러나 뒤에서 갑자기 휘몰아치는 충격적인 진실과 반전 앞에 어안이 벙벙해지는 것과 동시에 가슴이 먹먹해지고 터져 나오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소설 속 이야기 작은 부분이지만 젊은 엄마 나나에가 삶에 지쳐 딸 유이카를 데리고 바다로 뛰어드는 모습에는 엄청난 분노를 느꼈다. 이는 바로 얼마 전에 '가족 동반 자살'인 완도 일가족 사건 있었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하면 이는 '가족 동반 자살'이 아닌 '자녀를 죽인 후 자살한 사건'이다. 그 어디에도 자살하겠다는 자녀의 의지는 들어가 있지 않았다.

비록 아이는 부모가 낳았다 할지라도 태어난 이상 아이는 하나의 인격을 가진 인격체이고 부모의 소유물이 아닌 타인이다. 아무리 부모라 하더라도 그들의 생사 여탈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전망탑의 라푼젤』이라는 제목처럼 내일이라는 희망이 없는 소설 속 아이들은 다마가와시에 우뚝 솟은 전망탑인 베이뷰 타워에 사는 동화 속의 라푼젤에 의해 영원한 행복의 장소인 탑 꼭대기로 끌어올려질 수 있을까?


암담한 현실에서 희망을 찾아 미래를 꿈꾸던 카이, 자신의 처지도 암담하면서 다른 누군가를 구함으로 자신도 구원받을 거라 생각했던 나기사, 차별을 피해 결국 가지 말아야 할 길을 선택해 버린 야스나리, 카이와 나기사에게 구원받은 하레… 어느 인물 하나 애잔하지 않은 인물이 없다.


작가는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이렇게 암울한 현실이라도 주변의 조그만 관심이 누군가의 인생을 구원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세상은 그래서 아직 살만한 곳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가족이란 게 대체 무얼까? 삶이란 무엇일까? 행복이란 무엇일까?

너무나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가슴을 울리는 소설이다.

이 소설을 놓친다면 분명 큰 후회를 할 것임에 틀림없다.

반드시 이 책을 읽어보길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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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네라오스 스테파니데스 지음, 정재승 추천 / 파랑새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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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라는 미궁에서 그 해답을 어떻게 찾아내서 시련을 헤쳐 나오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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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네라오스 스테파니데스 지음, 정재승 추천 / 파랑새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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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시련을 견디는 영웅의 성장이야기를 빨리 만나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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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회복력 - 건강한 나와 연결하는 힘
야스민 카르발하이로 지음, 한윤진 옮김 / 가나출판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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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상을 살아갈 때, 우리 자신의 본래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가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기대하는 모습, 자신이 마땅히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모습, 남들의 시선을 듬뿍 인식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이러한 모습들은 우리의 삶에서 당연히 필요한 것이라고 말을 하며 이 모습들의 문제점을 인식하지를 못한다.

저자는 이러한 모습들, 그리고 이러한 모습들에 집착에 가까운 태도를 보이는 것을 두고 '퍼포먼스-덫'이라는 용어로 설명을 한다. 또한 우리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용도로 드러내는 모습을 '퍼포먼스-나'라고 명명한다.


우리가 이러한 '퍼포먼스-나'를 필요로 하는 이유는 각양각색이다. 누군가는 더욱 완벽한 사업가로 보이기 위해서, 누군가는 주변 사람들(친구, 가족, 연인 등)에게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 이러한 '퍼포먼스-나'를 내세우며 이러한 '퍼포먼스-나'를 인식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퍼포먼스-나'를 내세우면서도 그러한 자신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자연스럽게 여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 대한 태도와 반응이 어떠하건 간에, 모든 사람들에게는 '퍼포먼스-덫'에 빠지고 이로 인해 괴로워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멀리 갈 것도 없이 20대 때의 저자 또한 이러한 '퍼포먼스-덫'에 빠진 삶을 살던 중 공황발작이 일어났고, 끝내 불안장애로 발전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을 말하는 것으로 책을 시작한 저자는, 본인은 '고통도 삶의 일부니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라는 식의 무성의한 조언과는 맞지 않다고 말하며 이 책에서는 그러한 추상적이고 입에 발린 소리 같은 것들이 아닌, 실제로 많은 내담자들과의 상담 과정에서 정립하게 된 내용들을 바탕으로 한 자기 회복력 6단계 프로그램을 포함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의 구성은 총 다섯 챕터로 나뉘어 있지만, 앞 부분 세 챕터의 경우에는 저자가 이 책에 담긴 내용을 정리해서 실제로 책으로 쓸 수 있었던 계기 및 과정, 그리고 여러 번 언급되는 '퍼포먼스-덫'과 '퍼포먼스-나' 등과 같은 단어들에 대한 설명이 대부분이다.

그다음으로 챕터 4의 경우에는 챕터들 중 가장 짧다. 왜냐하면 이 챕터는 자기 회복력 6단계 프로그램의 내용들을 설명하기에 앞서 독자들이 자신들의 상태를 대략적으로나마 파악할 수 있도록 총 50개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고, 이에 해당하는 수를 모두 더해 진짜 자신을 알아보는 테스트 단계이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이 수치를 통해 자신이 얼마나 '퍼포먼스-덫'에 빠져있는지를 파악해 볼 수 있고, 그다음으로 펼치게 될 챕터 5의 내용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준비가 끝나면 드디어 우리는 자기 회복력 6단계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가 외면하고 있던 또 다른 자신의 모습, 즉 진짜 자신을 만날 수 있다.


자기 회복력 6단계 프로그램

1단계 - 그라운딩(Grounging) : 호흡을 가다듬고 내면의 안정 찾기

2단계 - 디톡싱(Detoxing) : 가짜 나를 흘려보내고 진짜 나와 접촉하기

3단계 - 러빙(Loving) : 습관이 아닌 심장이 시키는 대로 하기

4단계 - 본딩(Bonding) : 타인과의 관계에서 중심 잡기

5단계 - 바운딩(Bounding) : 나만의 적정 거리 찾기

6단계 - 그로잉(Growing) : 진짜 나로 도약하기


자세한 내용은 책을 통해서 확인해 보기 바란다.



『자기 회복력』을 읽으면서 너무 남들의 시선을 인식한 채 뻣뻣한 가면을 쓰고 살아오지는 않았는지를 다시금 돌아볼 수 있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성공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떠한 특정 모습을 취해야 하는 상황이 오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러한 모습들에 너무 치중하다가는, 저자가 겪었던 것처럼 원래의 자신과 자신이 보여주어야 한다는 강박 관념으로 만들어진 보여주기식의 자아인 '퍼포먼스-나'와의 괴리감으로 언제 공황발작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지 모르는 일이다.

누구를 특정할 것 없이 모두에게 진심으로 이 책을 추천한다. 다소 각박하게 느껴질 수 있는 현대 사회에서 조금이나마 자신의 모습을 지켜나가며 자신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이 책을 통해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모두가 충만한 삶을 찾고 살아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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