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를 보는 사나이 3부 : 다크킹덤 1
공한K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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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이야기의 시작은 과거 1990년 4월 한 보육원에 어린 남매가 새로 들어오는 것으로 시작한다.

남매가 보육원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자 원장은 누나와 남동생을 따로 떼어 놓았다. 그러나 누나와 떨어진 남자아이는 오히려 다른 아이들에게 따돌림과 괴롭힘과 폭행을 당한다. 참다못한 남자아이가 원장에게 말하러 원장실로 갔지만, 아이 앞에 펼쳐진 현실은 누나를 유린하는 원장의 추악한 민낯이었다.

그날 저녁 남자아이는 원장실로 다시 가 원장을 흉기로 찔러 죽인다.

그 일이 있고 사흘 후 남자 몇 명이 검정 세단을 타고 보육원을 찾아왔고, 그들은 남매 중 남동생인 오민석에게 그곳보다 더 좋은 곳으로 데려다주겠다며 민석을 데리고 보육원에서 사라졌다.


다시 현재로 돌아와 결과가 나왔다는 김승철 경감의 전화를 받은 민우직 경정은 같이 가겠다는 한 검사와 안 경위를 뿌리치고 홀로 김승철을 만나러 나섰다. 그러나 김승철 경감은 만나기로 한 장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민 경정은 상황실에 남아 있던 박민희 순경으로부터 민 경정을 찾는 김승철 경감의 전화가 왔었다는 연락을 받는다. 이에 김승철 경감이 남겼다는 연락처로 전화를 걸었으나 전화를 받은 사람은 김승철이 아닌 김승철을 납치한 인물이었다.


다시 시간은 과거 1999년을 보여준다. 겨울에 혹독한 훈련을 받고 있던 남자들을 한곳에 불러 모은 지휘관은 그날부로 다크포스가 해산됨을 알린다. 그들은 안기부 산하 비밀 특수 부대였으나 국가 정보원의 권한이 약화, 축소되며 해체가 된 것이다. 하지만 지휘관은 그들에게 다시 만날 미래를 기약했다.

그런데 훈련받던 대원들 중 예전 보육원에서 의문의 남자들과 사라졌던 오민석이 있었다.


민 경정은 김승철을 구하기 위해 납치범이 알려준 인천항 부두 선착장으로 갔으나, 납치범들에게는 애초부터 김승철 경감과 민 경정을 무사히 돌려보낼 마음이 없었다. 그들은 김승철이 가지고 있던 증거 서류를 가로챈 후 창고에 민우직과 김승철 둘만 남겨놓은 채 휘발유를 뿌려 불을 지른 다음 유유히 그 자리를 벗어났다.

박민희 순경으로부터 민 경정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안민호 경위와 나상남 경사가 인천항 현장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창고가 전소된 뒤였고, 그들은 화재 진압 중인 소방대원 책임자로부터 화재 현장에서 위독한 상태의 두 명의 남성이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 중이라는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그러나 경찰병원으로 이송 중 김승철 경감은 사망했고, 민 경정은 전신 화상으로 겨우 버티는 정도였다.

과감하게 머리를 노려 고스트 수사본부의 분열을 가져와 팀을 와해를 노리는 검은 세력.

수사팀은 그들에게 닥친 시련을 견뎌내고 다크킹덤의 실체를 밝히고 정의를 실현할 수 있을까?



드디어 『시체를 보는 사나이』가 긴 여정을 마치려 하고 있다.

소설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전개와 끊임없이 터지는 긴박한 사건들로 독자들에게 잠시의 틈도 내주지 않는다.


2부의 마지막 부분에서 호기롭게 고스트 수사팀을 결성하였지만, 3부의 시작부터 수사팀은 난항을 겪게 된다. 수사본부 내부의 정보가 자꾸 흘러나간다는 의심스러운 정황이 포착됐고, 민 경정과 팀원들은 치명적 공격을 받는다. 그것은 아군 속에 배신자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합리적인 의혹을 불러일으켰고, 등장인물들 모두를 한 번쯤은 의심하게 만들며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했다.

중요한 조력자의 등장과 남시보의 발전된 능력으로 다크킹덤의 실체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섰음에도 불구하고, 수사팀은 조력자의 조언에 따라 더 멀리 뛰기 위해 몸을 웅크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도 직면하게 된다.

모든 권력이 자신들로부터 나오는 세상을 꿈꾸며 모든 권력을 쥐고 흔들 수 있는 절대 권력을 쥐어 그들만의 왕국을 건설하고자 하는 다크킹덤의 실체는 무엇일까?


또한 3부에서는 악마 같은 연쇄 살인마 주명근의 가슴 아픈 진실이 밝혀지며 진정한 악마가 누군지 그 실체가 드러난다. 주명근은 자신이 끝을 보더라도 자신을 살인자로 만든 악마를 자신의 손으로 직접 처단하려 하지만 그렇게 다시 손에 피를 묻히며 복수를 한다 하더라도 행복해질 수 있을까? 그를 위하는 주변인은 그가 제대로 된 죗값을 치르고 새로운 삶을 살기를 바라는데….

주명근은 어떤 길을 선택할까?



이 소설은 긴 분량에도 불구하고 몰입도와 가독성이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소설을 읽고 있노라면 자연스럽게 한편의 거대 범죄 수사 미스터리 영화의 장면들이 머릿속으로 그려졌다.

우연히 길거리에 있는 미래에 죽을 사람의 시체를 본 것으로 시작되었던 소설은 어느새 우리 사회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는 권력 피라미드의 꼭대기에서 영원히 군림하고자 하는 검은 권력 카르텔의 실체를 밝혀 일망타진하는 내용으로 커져 그 스케일을 가늠할 수조차 없게 되었다. 그것은 비단 소설 속에서만 존재하는 가상의 권력집단과 사건 내용이 아닌 지금 현재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 속에 엄연히 발생 가능하고, 아니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 이미 실재할 가능성도 있기에 더욱 현실감 있게 피부로 와닿는 내용이었다.


과연 남시보와 수사팀은 막강한 돈과 권력으로 온갖 부정한 일들을 벌이며 그들만의 왕국을 공고히 하려는 다크킹덤의 야욕을 저지할 수 있을까?

꼭 소설을 읽어 보길 바란다. 결코 후회 없는 탁월한 선택이 될 것이라 감히 단언할 수 있다.

소설을 마친 지금, 빠른 시일 내에 『시체를 보는 사나이』를 영화나 드라마로 꼭 다시 만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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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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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고 막연하게 귀엽다라고만 생각했는데 작가의 작품을 통해 고양이를 보는 시각을 달리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 고양이에 대한 확실한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겠죠? 베르베르의 세계속에 있는 고양이의 세계속으로 들어가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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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R - Rossum's Universal Robots 로숨 유니버설 로봇
카테르지나 추포바 지음, 김규진 옮김, 카렐 차페크 원작 / 우물이있는집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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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에 큰 영향을 끼친 로봇이라는 단어를 탄생시킨 작품인 만큼 꼭 읽어봐야할 작품입니다. 차페크의 걸작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기회라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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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메모리 군에게는 못 당해 1
모리콧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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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TS(Trans Sexual) 만화 보신 적 있으세요? 제가 처음으로 봤던 TS 만화는 초등학교 때 봤던 『란마 ½』이었어요. 그때 물에 닿는 것만으로 뿅~하고 여자로 바뀌는 모습이 얼마나 신기하고 충격적이던지, 그것은 마치 요술공주가 요술봉을 휘둘러 변신하고 요술을 부리는 것과 똑같았어요.


이번에 제가 본 만화 『메메모리 군에게는 못 당해』가 바로 그 TS 코미디물이랍니다.



주인공은 남자 고등학생인 메메모리.

여느 때와 똑같이 잠에서 깬 메메모리는 난데없이 여자로 변해있었답니다.

왜? 어떻게?

그건 본인도 모르고 아무도 몰라요. 그냥 자고 일어났더니 여자가 되어 있었던 거예요.



그래요, 다들 이성에 관심이 있는 만큼 메메모리도 다음 생에는 이쁜 소녀로 환생하고 싶었었나 봐요. 그런데 그게 왜 하필 다음 생도 아닌 이 생에서? 😱

메메모리의 인생도 있는데…, 그건 어떡하라고 갑자기 이런 모습으로….

그래서 메메모리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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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모습대로 돌아갈 수 없다 하더라도 이 모습도 나쁘지 않다고.

왜?

자신은 초절정 미소녀가 되었으니까. 🤣

초긍정주의 메메모리는 미소녀가 된 김에 어릴 때부터 단짝 친구인 카스기에게 자신의 모습을 자랑(?) 하러 갑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카스기는 메메모리를 못 알아본 데다가 나중에는 메메모리가 여장을 했다고 납득(?) 합니다. 꽤나 완벽하게 여장을 했다고 말하면서 확인을…. 꺄악~ 🙀

그래 맞을만했다. 카스기. 한 대만 맞다니 운이 좋구나! 😤


어쨌든 메메모리는 여자가 되었다는 판타지 같은 이야기를 믿지 못하는 카스기에게 카스기의 신체의 비밀(?)을 이야기해 주고는 메메모리가 맞다는 확인을 얻어냅니다.

그렇게 카스기의 집에 간 메메모리에게 카스기는 자신의 여동생의 옷을 입어보라고 건네줍니다.

그런데 여자 옷으로 바꿔 입은 메메모리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 카스기는 메메모리에게 반하고 맙니다. 하지만 메메모리는 자신이 지금은 미소녀가 되었다고는 하나 모습이 갑자기 변한 만큼 내일 당장 원래로 돌아갈 수 있다며 절대 자신에게 반하지 말라고 당당하게 말합니다.



하지만 상관없다는 카스기. 메메모리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더라도 사랑할 자신이 있다고 하네요. 😅

이걸 보니 마릴린 먼로의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의 마지막 장면 중 한 부분이 생각나네요. 😆


하지만 메메모리는 지금 당장이라도 원래대로 돌아올지도 모르는 상황.

이에 카스기는 제안합니다. 남은 시간 자신들이 꿈꿔왔던 코스프레나 실컷 하자고. 😂



하지만 다음날 아침이 되어도 여전히 미소녀인 채로 남아있는 메메모리.

어제 하루는 꿈같았으나 여전히 미소녀인 메메모리는 꿈이 아닌 현실이 된 거죠.



그래서 메메모리는 자신의 교복이 커서 흘러내린다며 누나가 입던 교복을 빌려 입고 학교로 갑니다.

성별이 바뀌었는데도 아무 고민도 없이 그냥 넙죽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메메모리 초강력 긍정 마인드. 😆

그런데 괜찮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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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 너무나 괜찮습니다.

친구들 대부분이 메메모리가 갑자기 화사하고 샤방샤방한 미소녀로 변했다는 사실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요. 다른 구차한 설명은 필요 없었어요. 담백하게 '눈을 떠보니 여자가 되었다'라는 말만으로도 충분했어요. 😅

개중 그런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정상적인(?) 친구도 있었어요.



하지만 초극강 귀여운 미모로 진심으로 자신을 걱정해 주는 메메모리 앞에서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믿기로 합니다. 🤣



친구들 모두가 변한 메메모리를 너무나 좋아해서 메메모리가 마치 아이돌이 된 것 같네요.

그런데 메메모리, 앞으로 쭈욱 여자로 있어도 괜찮은 거니?

메메모리는 어떻게 될까요?



이 만화는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긍정적 에너지를 발산해요.

인생이 180도 달라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고민하거나 괴로워하는 순간이 1도 없죠. 그냥 바로 '그래, 뭐 이것도 나쁘지 않아' 이런 식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메메모리의 모습에, 처음엔 약간 어이없다가도 나중에는 '그래, 그게 바로 메메모리의 매력이지'라고 동화되어 버렸어요.

긍정 에너지는 전염되는 것이기에 보는 내내 입꼬리가 내려오지 않았어요. 😄

그러면서 이 만화를 읽는 동안 바쁜 일상에서 잠시 쉼표를 찍을 수 있었어요.


이 만화는 무슨 거창한 사건이나 대단한 세계관이나 인류를 구원한다거나 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남자 고등학생이었던 메메모리가 갑자기 여자로 변한 뒤의 변하지 않는 학교생활과 일상생활을 보여줘요.

주변인들도 나쁜 사람 없이 전부 평범하고 친근한 이웃들과 친구들이죠.

오히려 이렇게 편안한 만화가 머리를 식히는 데에는 최고 아닌가요? 😁


만화책의 표지를 벗기면 보너스 컷이 나오는데요.

메메모리가 갑자기 바뀐 자신의 모습을 금방 받아들인 이유가 나옵니다.

자신의 변화된 모습에 끙끙대고 고민하기보다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인생을 낭비하지 않는 것.

역시 예상했던 대로 초강력 긍정 마인드의 소유자네요.

어떤 모습이 된다 해도 메메모리가 메메모리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만 기억하면 돼요. 그것은 우리 전부에게 해당하는 말이죠.


전 너무 재미있게 읽었기에 벌써부터 2권이 기대가 되는데요.

2권에서 메메모리는 어떤 모습과 어떤 이야기로 돌아올까요?

유쾌한 코미디 만화를 보고 싶으신 분들에게 이 만화를 추천해요.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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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인기피증이지만 탐정입니다
니타도리 케이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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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의 우산은 쓰더라도 젖는다>

법학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교수는 학생들에게 한 명씩 차례대로 일어나 자기소개를 하도록 시켰다. 이에 대인기피증이 심한 후지무라는 거의 패닉 상태에 빠져 오만가지 생각을 했고, 자기 차례가 되어서는 긴장감에 머릿속으로 생각한 것을 대충 다 뛰어넘고 뒤죽박죽으로 말하고 만다.

자기소개 후 교수는 학생들끼리 서로 연락처를 교환하여 친구를 사귀는 시간을 주었는데 이것은 후지무라를 또다시 당황시켰다. 후지무라는 아무와도 말하지 않고 혼자 멍하니 있다가 핸드폰을 꺼내 거기에 집중하는 척을 했다. 그러다가 깜빡 졸고 만다.

문득 추위가 느껴져 눈을 떠보니 강의실은 텅 빈 상태였고, 오리엔테이션이 끝난지 거의 한 시간이 지나있었다. 집에 돌아가기 위해 일어서서 입구로 향하던 후지무라는 강의실 뒤 의자 위에 놓인 검은색 우산을 발견하고는 자신이 직접 우산 주인을 찾아주고자 마음먹는데….


<니시지바의 프랑스>

후지무라는 초등학교 때 같은 반이었던 사토나카를 우연히 같은 학과에서 재회했다. 딱히 친했던 것도 아니었기에 잠시 이야기를 나눈 후 집에 돌아갈 생각이었으나, 사토나카는 니시지바 역 근처의 셀렉트숍을 지날 때 들어가 보자며 후지무라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들어가 버렸다. 평소 그런 가게에서의 쇼핑과는 거리가 멀었던 후지무라는 이 기회에 셀렉트숍에서 쇼핑할 것을 내심 기대하며 따라들어갔다.

그러나 후지무라의 기대와는 달리 사토나카는 혼자서 자신의 쇼핑 품목을 가지고 피팅룸에 들어가 버렸고, 후지무라는 점원의 관심과 서비스를 한몸에 받으며 무척 불편해했다.

마음에 드는 옷이 없었는지 그냥 나가자고 했던 사토나카는 마침 가게에 있던 여자 손님을 보고는 같은 수업을 듣는다며 아는 척을 했다. 그런데 그 여자 손님은 사토나카에게 피팅룸에 관해 묻더니, 그 가게의 피팅룸에 여자 손님이 들어가면 사라진다는 괴담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노래방에서 마왕을 부르다>

스페인어 강의시간에 그룹 발표에서 호평을 받은 후지무라 무리는 뒷풀이로 식사 후 노래방을 가게 되었다.

노래방에서 후지무라는 자신의 차례가 돌아올까 엄청 스트레스를 받아했지만, 미하루는 남의 눈치는 보지도 않고 오페라 가수 같은 비브라토를 구사하며 클래식 곡들을 연이어 불렀다.

그리하여 처음에 노래방에 들어갈 땐 기본 시간보다 연장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였던 다른 아이들이 시간이 다 되었을 땐 노래를 더 부르겠다는 열의가 사라져 서로의 눈치만 보았다. 그때 갑자기 취한 사람처럼 미하루가 옆으로 쓰러졌다. 분명 오렌지주스만 주문했던 테이블 위에는 오렌지주스 외에 술잔이 한잔 놓여 있었다.

이에 후지무라는 미하루에게 술을 먹인 범인을 찾아 나서는데….


<부채 속으로 사라진 사람>

부채를 판매하는 축제를 구경 갔다가 발 디딜 틈 없는 복잡한 인파 속에서 후지무라는 친구들과 떨어지게 되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심적 갈등을 겪고 있던 후지무라에게 사토나카로부터 메시지가 도착했다.

'나가에가 지갑 도둑맞았대.'

이에 후지무라는 범인의 특징을 물어 인파 속으로 사라진 범인을 찾아 나선다.


<눈을 보고 추리를 말하지 못하는 탐정>

후지무라의 추리능력이 필요하다는 사토나카의 긴급한 메시지에 후지무라는 부리나케 법대 건물 담화실로 달려갔다. 그곳에서는 야마모토와 미하루가 말다툼을 벌이고 있었다. 한 인물을 의심하는 야마모토와 증거도 없는데 단정하며 그 사람을 의심해서는 안 된다는 미하루 사이에 팽팽하게 의견이 대치되며 고성이 오갔다.

담화실에 들어선 후지무라를 발견한 사토나카는 후지무라에게 사건의 전말을 이야기한다. 바로 법대 건물 4층의 담배방에 있던 컴퓨터가 도둑맞았는데, 상황을 보면 야마모토 무리가 의심하는 히메다뿐만 아니라 그 누구도 범행을 못할 것 같았지만, 야마모토 무리들은 집요하게 히메다를 절도범으로 몰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후지무라는 사토나카와 함께 사건을 조사하는데….



이 소설은 극심한 대인기피증을 가지고 있는 법학과 신입생 후지무라 미사토가 대학생활 중에 일어나는 소소한 일들을 추리하며 해결하는 다섯 편의 이야기의 모음이다.

앞의 세 가지 에피소드는 사건이라기보다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현실감 있게 그대로 보여주며 그 속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작은 소동들을 추리로 풀어내고 있다. 그것은 추리라는 것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 어디에서나 존재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야기는 그렇게 사소한 추리부터 시작하여, 평범한 우리 삶 속에서 인간들의 어두운 심리가 만들어내 발생되는 사건다운 사건과 마주하게 한다. 그 모든 이야기 속에서 후지무라의 빈틈없는 논리와 사소한 것을 허투루 넘기지 않는 눈썰미와 기억력이 빛을 발하며 이야기의 재미를 이끌어 낸다.


대인기피증으로 인한 주인공의 성격은 왕소심과 비관적인 성격의 끝을 달린다. 후지무라는 자신이 할 행동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것과 동시에, 그렇게 행동하거나 말했을 경우 상대가 보일 반응을 부정적인 입장에서 수십 가지 정도 추측하여 본인의 처지를 지하 깊숙이 끌어내린다. 조금만이라도 긍정력을 가지면 좋으련만….

그러나 소심해서 겉으로는 인사말조차 제대로 꺼내지 못하는 후지무라지만 머릿속에서는 쉬지도 않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을 비난하고 비꼴 줄도 안다. 읽다 보면 '아~, 시끄러워. 후지무라 무지하게 수다스럽군. 제발 좀 그 생각이라는 것 좀 멈춰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리고 소설 속에는 후지무라가 대인기피증을 가지게 된 이유가 나온다. 그 이야기는 누구든 그럴 수 있겠다는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평범한 일상과 그 일상 속에 존재하는 어두운 단면을 이야기하는 이 일상 미스터리 소설의 범인은 우리 주위의 평범한 인물들이다. 소설을 읽어나가면서 우리는 일상의 이웃들을 믿으면서도 의심하게 된다.

일상 미스터리가 어떤 것인지 제대로 보여주는 소설이었다.

무겁지 않은 가벼운 미스터리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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