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의 시대 -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 열린책들 세계문학 281
토마스 불핀치 지음, 박중서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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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역사와 문화의 근간이 되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제대로 해석해 낸 신화계의 양대 산맥 중 하나인 토마스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의 완전판을 읽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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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원전으로 읽는 움라우트 세계문학
다자이 오사무 지음, 장현주 옮김 / 새움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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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 남자의 열 살 전후의 유년 시절의 사진, 성장하여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으로 보이는 사진, 마지막으로 나이를 전혀 짐작할 수 없는 가장 기괴한 모습의 사진, 이렇게 세 장의 사진을 본 적이 있다.

'나'는 사진들에서 기묘하고 이상하고 으스스함을 느꼈고, 마지막 사진에서는 그 느낌이 점철되다 못해 사진을 봤음에도 얼굴이 생각나지 않고 그저 기괴하다 못해 섬뜩하고 불쾌함만을 느낄 뿐이었다.


일본 도호쿠 시골의 부잣집에서 태어난 오바 요조는 어린 시절부터 남들의 부러움을 샀지만, 정작 본인은 자신의 상황에 잘 적응하지 못해 지옥에 있는 것처럼 괴로웠고, 오히려 자신을 부러워하는 남들이 행복해 보여 부러웠다.

자신의 행복의 관념과 세상 사람들의 행복의 관념에 대한 차이에서 오는 불안감으로 인해 요조는 인간으로서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갖지 못하고 우울감과 신경과민을 숨기며 오로지 천진난만함을 가장하여 익살스러운 괴짜가 되었다.

그는 학교에서도 우수한 성적과는 다른 이미지의 익살을 연기해 낮은 품행 점수를 받으며 장난꾸러기로 보이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그의 본성은 그런 장난꾸러기와는 완전 정반대였다.


요조는 어린 나이에 집안의 하녀나 하인에게 범해졌음에도 그 추악하고 잔혹한 범죄를 누구에게도 호소하지 못하고 힘없이 웃으며 참았다. 어차피 인간에게 호소하는 것은 쓸데없으니 그저 참으며 계속 익살을 부리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없었다.

요조에게는 인간들이 서로를 불신하는 가운데 태연하게 살며, 서로 속이는데 누구 하나 상처를 입지도 않고, 서로 속이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야말로 맑고 밝고 명랑한 불신으로 가득 찬 세상이었다. 그것은 더욱더 그가 인간을 두려워하며 익살로 자신을 숨기게 만들었다.


공부를 잘했던 요조는 동북의 어느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먼 친척 집에 맡겨졌다. 그는 타향의 낯선 사람들 앞에서 몸에 밴 익살로 물오른 연기를 펼치며 전보다 심해진 인간에 대한 공포를 숨겼다. 그렇게 자신의 정체를 완전히 은폐할 수 있게 되었다고 안심한 순간, 백치 같다고 생각해 전혀 신경도 쓰지 않았던 다케이치라는 학생으로부터 가장된 익살을 간파당하면서 불안과 공포를 다시 느끼게 된다.

그리하여 요조는 다케이치의 옆에 달라붙어 환심을 사려 노력하는데…….



부끄러움이 많은 생애를 보내왔다고 고백하며 이야기를 시작하는 요조.

요조는 자신이 본질적으로 인간의 삶, 행복한 삶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겼지만, 그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익살을 떤다.


인간에 대한 신뢰가 없었기에 항상 공포와 불안감을 느끼는 주인공 요조는 이웃 사람의 괴로움의 성질, 그 정도를 전혀 짐작하지 못한다. 요조는 다른 사람의 실제적인 괴로움, 그저 밥을 먹으면 그걸로 해결할 수 있는 괴로움이야말로 가장 심한 고통이라 밝히며, 다른 사람의 평범한 일상이 자신에게는 가장 고통스러운 것임을 말한다.

하녀와 하인들의 가증스러운 범죄에도 '인간에게 호소하는 것은 쓸데없다'라고 인간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고 참으며 익살을 부리는 것을 선택한다.

그렇게 그는 삶의 순간순간마다 스스로에 대한 존재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인간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고통스러워한다.


그리고 처 요시코 사건의 상처로 인해 모든 것에 자신감을 잃고 다른 사람을 끝없이 의심하며 공포에 떨며 세상에서 영원히 멀어진다.

"신에게 묻는다. 신뢰는 죄가 되는가?"

죄의식과 불안과 인간에 대한 공포, 그리고 허위로 가득 찬 세상과 배신이 만연한 삶.

결국에 요조는 인간실격이 되며 완전히 인간이 아니게 된다.


다자이 오사무는 요조의 처절한 삶의 모습을 통해 불합리한 현실 세계에서 오직 인간답게 사는 방법은 인간실격이 되는 것뿐임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에 비로소 평온함을 느끼니 행복도 불행도 없을 따름이다.

"그저,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


책을 읽으면서 요조의 처절한 투쟁과 고통이 가슴에 와닿으며 다자이 오사무가 느꼈을 인간 본성에 대한 의문과 삶의 번뇌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아마 원문에 충실한 번역이었기에 작가의 의도가 좀 더 깊게 와닿았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

역시 책을 읽을 때는 번역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는 독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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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 - 세상을 다스린 신들의 사생활
토마스 불핀치 지음, 손길영 옮김 / 스타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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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하여 떠올릴 때면 엄청난 능력을 지닌 영웅들이 활약을 하는 모습들을 연상하곤 한다. 그런데 정작 그리스 로마 신화에 포함된 이야기 중에서는 해피 엔딩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가장 훌륭한 업적을 세웠던 영웅들조차 신들의 눈밖에 나서 비참한 마지막을 살기 일쑤였으며, 심지어 영웅들의 마지막에서 가장 흔한 죽음은 주변 사람들, 특히 믿었던 사람들에 의한 배신이었다. 어떻게 보면 그리스 로마 신화 속의 영웅들은 정말 짧고 굵게 살다가 마무리를 엉망으로 지으면서 끝내는 셈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 속에 있는 비극들은 애절해서 보는 사람들이 다 눈물이 나는 비극과 어이가 없을 정도로 허무한 비극들이 있다.


케익스와 할키오네의 이야기는 전자의 예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리스 로마 신화 속에서 몇 안 되게 이야기의 주체들이 무지막지한 능력을 지닌 영웅이 아닌 이야기이며, 의외로 신들이 그나마 온화하게 인간을 대하는 이야기이다. 다른 이야기에서 신들이 인간을 벌하거나 상을 주는 딱딱한 역할을 하였다면, 이 이야기에서는 할키오네를 위해 자비를 베푸는 등 여러모로 다른 이야기들에서의 그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케익스는 테살리아의 왕이었으며, 할키오네는 그의 아내였다. 케익스는 여러 괴상한 일들이 일어나자 이오니아 지방에 있는 카를로스로 건너가 아폴론의 신탁을 받으려 하였다. 그러나 할키오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기에 이를 극구 만류하였다. 케익스는 이에 고심하였으나, 결국 안전히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긴 채 떠나게 되었다.

그렇게 떠난 뱃길에서 케익스는 악천후로 인해 타고 있는 배가 난파되면서 죽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할키오네는 매일같이 신들에게 분향하며 케익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였다. 이러한 할키오네의 불쌍한 모습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던 헤라는 이리스를 시켜 꿈을 통해 케익스의 사정을 할키오네에게 전하도록 하였다.

소식을 전해 들은 할키오네는 낙담하며 케익스를 따라 죽으려 하였다. 케익스를 배웅한 장소를 찾아간 할키오네는 파도에 떠내려온 케익스의 시신을 보게 되었고, 슬퍼하며 제방 위로 뛰어올랐는데, 새로 변하게 되었다. 새로 변한 할키오네는 케익스의 시신을 감싸 안았고, 그들을 불쌍하게 여긴 신들은 둘을 새로 변하게 하여 함께 살게 하였다.



니오베와 열네 명의 자식들에 대한 이야기는 짧지만 어이없을 정도로 허무하며 그리스 로마 신화 속에 있는 비극들이 어떠한 맥락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 같다.

니오베는 테베의 왕 암피온의 왕비로, 딸 일곱과 아들 일곱이 있었다. 니오베는 자신이 아르테미스와 아폴론의 모친인 레토보다 낫다고 하며 레토에 대한 숭배를 중단시켰다. 이에 노한 레토는 아르테미스와 아폴론이 니오베를 벌하게 하였다.

아르테미스와 아폴론은 니오베의 자식들을 화살로 쏘아 차례대로 죽였고, 이에 충격을 먹은 암피온은 자살하였으며, 니오베는 울면서 돌이 되어버렸고, 그 바위에서는 아직까지도 니오베의 슬픔을 드러내는 눈물이 흐른다고 한다.


다른 책들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으면 설명이 내용의 큰 맥락을 담으며 조금이라도 더 많은 것을 전달하려고 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이 책은 마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처음으로 전했던 시인들이 써놓은 것처럼 유려한 문장들로 흐름이 매끄러우면서도 이야기에 대한 디테일들이 살아있어 여태껏 몰랐던 섬세한 부분들까지 알 수 있게 한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이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었든 상관없이 꼭 토머스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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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뢰성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리드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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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덴쇼 6년 1578년 11월, 전쟁의 혼돈이 일상이 되어 버린 세상에서 일향종 신도들은 오사카에 대가람을 세워 혼간지라 칭하며 서쪽의 모리 가문과 결탁하여 동쪽의 오다 가문에 맞서 싸웠다.

오다는 오사카 혼간지를 공략하기 위해 오사카를 포위하는 수많은 요새와 성을 새로 짓거나 원래 있던 성을 보강했다. 그중 하나였던 아리오카성은 오사카 북쪽의 이타미성을 보강한 성으로, 해자와 울타리로 마을을 빈틈없이 에워싸 당시의 성과는 다르게 이타미 지역 자체를 성안에 품은 난공불락의 대 성채로 재탄생하였다. 이 성의 성주가 바로 아라키 셋쓰노카미 무라시게로, 오다 가문이 셋쓰 지방의 지배를 일임한 영웅이었다.


하지만 하급 가신이 주군을 추방한 뒤 권력을 장악하거나, 섬기는 가문을 멸한 상대의 밑으로 들어가는 일 등의 배신과 모략, 죽고 죽이는 전쟁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무라시게는 오다를 배신하고 모리와 손을 잡으며 모반을 일으켰다. 이에 역시 오다를 떠나 모리에 붙은 가문인 고데라 가문의 가신 구로다 간베에가 자신의 아들을 인질로 데리고 있는 오다의 하시바 가문의 하시바 지쿠젠의 명으로 무라시게에게 모반을 포기할 것을 설득하러 찾아왔다. 간베에는 모리 가문의 당주가 믿을만한 인물이 아님을 강조하며 이 모반이 승산이 없으니 멈출 것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무라시게는 그럴 수 없다며 당시의 사자를 대하는 규칙을 벗어나, 간베에를 죽이지도 돌려보내지도 않으며 지하 감옥에 가두어버린다. 이에 간베에는 자신을 죽이라며, 세상 이치에 어긋나는 짓을 하면 반드시 인과가 돌아올 거라 외쳐댔다.


아리오카성에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무라시게에게 모반을 열심히 권했던 장수 나카가와 세베에가 오다 군대가 들이닥치자 싸움 한 번 하지 않고 아리오카성 동쪽의 이바라키성을 내주며 배신을 했다. 그에 앞서 다카야마 우콘 또한 다카쓰키성을 내어주며 오다 군을 막기 위한 두 방패가 사라졌다.

그 후 열성적 일향종 신도였던 아베 형제의 오와다성이 함락되자 아리오카성의 장수들은 분개하며, 난세의 규칙대로 아리오카성에 인질로 있는 배신자 아베 니에몬의 열한 살 된 아들 아베 지넨의 처형을 말하지만 무라시게는 죽이지 않고 살려두며 감옥에 가두겠다고 말했다.

지넨은 아비의 배신을 알고 죽음을 청했으나 무라시게의 처분대로 새로운 감옥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저택의 창고 방에 감금당한다. 그렇게 지넨은 저택 안쪽 작은 창고 방에 감금되어 아라키 호위대 오본창의 경호를 받지만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하고 만다. 지넨의 가슴에는 화살에 의한 상처가 있지만 목격자도 살해도구인 화살도 발견되지 않는데….



이 소설은 일본 소설계 최초로 일본 4대 미스터리 랭킹 1위를 석권하고, 나오키상 등 9관왕을 달성한 작품으로 출간 전부터 많은 한국 독자들의 기대를 받은 작품이다.

소설은 아라키 무라시게가 오다 가문에 대항해 모반을 일으키는 사건을 큰 틀로 해서 보이지 않는 화살에 의한 인질의 죽음, 야습으로 베어 온 적군 장수의 평온했던 얼굴이 갑자기 흉상으로 바뀌어버린 사건, 무라시게로부터 밀서 전달의 임무를 맡은 사자가 살해당한 사건 등, 농성 중에 일어나는 기이한 사건들로 이루어져 있다.


유명한 오다 노부나가를 제외하고 허구인 줄 알았던 주인공 무라시게나 감옥에 갇혔던 간베에가 실존 인물인 점에 새삼 흥미를 느끼고 이 소설에 나온 인물들을 찾아봤다. 그런데 실제 찾아본 무라시게에 대한 설명은 소설에서 그려지는 인물과는 완전히 달랐다. 역시 소설은 소설로만 봐야 될 듯.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는 악인도 선인도 없었다. 그들은 단지 그들의 신념에 따라 움직였을 뿐이다. 그들의 신념은 누구도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는 없는 것이다. 단지 그 전쟁의 결과에 따라 판단되었을 뿐이다.

전쟁 상황에서 배반과 모략은 일상이었고, 모든 것이 의심되는 무라시게 주변인들의 모습에 긴장을 놓칠 수가 없었다. 전쟁만으로도 힘든데 무라시게를 더 힘들게 하는 사건과 음모의 세력은 누구일까? 과연 무라시게의 모반은 성공할 수 있을까? 그리고 간베에가 외치던 인과는 돌아올까?

읽는 내내 무라시게의 편에서 그의 수하들이 전쟁 후의 평화를 맞이하기를 바랐다. 그러나 마지막 부분 등장하는 인물들의 뒷이야기는 씁쓸함을 자아냈다.


소설을 읽고 난 뒤 내가 일본 역사 관련 소설을 이렇게나 재미있게 읽었다는 점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사실 나는 일본 장르소설은 좋아하지만 일본 역사를 배경으로 한 소설, 특히 전국시대는 워낙 혼란스러워 좋아하지 않는다. 배경도 복잡한데 같은 사람의 이름이 자꾸 바뀌기도 하고, 지명이나 지위 명칭도 생소해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 소설은 읽는 내내 장면이 한편의 영화처럼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책장이 다른 어떤 소설보다도 쉽게 넘어갔다. 또한 전혀 몰랐던 일본 전국시대 당시 모습이나 정서 등을 엿볼 수 있어 어렵다기보다는 참신하고 흥미진진했다.


거대한 역사적 사건 속에 녹아 있는 미스터리와 수많은 인간 군상들의 욕망과 갈등, 배반… 그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넘길 수 없는 가슴 벅찬 웅장함과 비장함이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꼭 『흑뢰성』을 읽어보고 왜 몰입해서 빠져들 수밖에 없는지 확인해 보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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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편하게 말해요 - 마음을 다해 듣고 할 말은 놓치지 않는 이금희의 말하기 수업
이금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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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하고, 일부를 제외하고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지만, 그 누구나가 전부 말하기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나 역시 말은 하지만 잘 하지 못하는 사람 중 한 사람으로, 말을 길게 하다 보면 말이 꼬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적당한 속도로 조리 있고도 유창하게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부러울 때가 많다.

말하기를 잘하는 사람들은 말하기 재능을 타고난 경우도 있겠지만, 그중에는 피나는 노력으로 꾸준히 연습한 결과 후천적으로 말하기를 잘하게 된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말하기를 잘 할 수 있을까? 바로 이 책에 그것에 대한 해결 방안에 다다를 수 있는 길이 있다.


이 책 『우리, 편하게 말해요』는 평범한 말솜씨를 가진 사람들뿐만 아니라 더듬거리는 서툰 말솜씨를 가진 사람들조차도 노력과 연습으로, 달변까지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주위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말솜씨를 가진 사람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하며, 그 예시와 방법을 포함한 말하기 전반에 관해 말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 이금희 님은 아나운서로서 오랜 기간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편안한 말솜씨로 시청자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아온 국민 아나운서이다. 그녀는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자신만의 말하기 기술로 어느 누구와도 대체 불가능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이 책은 말을 잘하기 위한 선행 조건으로 제대로 잘 들을 것을 강조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말하기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그렇기에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조리 있게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마음을 열고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 또한 중요하다. 그렇게 하는 것은 상대에게 말하는 것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할 뿐만 아니라, 말을 잘 들어주는 나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가지게 하며 말하기에 대한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


또한 말할 때 신뢰감을 주기 위해 말의 '톤'과 '속도'에 유의하라는 팁도 전하고 있다.

높고 빠르게 말하는 것은 활기차고 귀엽게는 보이지만 신뢰를 주지는 않는다. 반면 뉴스를 진행하며 신뢰를 주는 앵커들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낮은 목소리로 힘 있게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약 상대에게 신뢰를 심어주고자 한다면 낮은 톤으로 조금 천천히 말하라고 충고하고 있다.



그 밖에 저자는 위로의 말을 전할 때는 한 박자 늦게 말하고, 말을 할 때에는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 공감하고 상대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며 말하도록 노력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그리고 항상 말의 기준은 '나'가 아닌 '듣는 사람'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사람 사이에 가까워지는 데 말이 큰 몫을 하지만 멀어지는 데도 말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것을 자신이 겪은 당황스러웠던 순간을 예로 들며 이야기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항상 말을 경계하여 조심할 것을 이야기하며, 말이란 것은 앞도 중요하지만 뒤는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마지막 4장에는 저자의 33년 방송 경험과 22년 강의의 실전을 통해 터득한 말하기를 잘하는 노하우가 그대로 담겨있다. 이 책을 통해 노하우를 직접 확인해 보고, 그것을 전부 적용하여 5분이든, 10분이든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꾸준히 실제로 소리 내어 연습하는 것이 제일 중요할 것이다.

그렇게 수백 번의 준비와 노력만이 말하기에 자신감을 갖게 하며, 말할 때 자신에게 집중된 이목에 압박감을 느끼지 않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해낼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단지 말하기 비법만을 전수하기 위한 책이 아니다. '말'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더 나은 인간관계를 맺고, 말하기를 통해 얻은 자신감으로 스스로를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것에 대한 책이다.

거기에다 인생 선배의 진솔하고 따뜻한 위로와 제대로 살아가는 인생의 길에 대한 방향도 보여주고 있다.

'말하기' 뿐만 아닌 '인생의 멘토'로서 『우리, 편하게 말해요』를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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