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가면 : 무서운 아이 생각학교 클클문고
조영주 지음 / 생각학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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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의 부모님은 유경이 어릴 적 이혼하였고, 유경은 어머니와 같이 평택에서 지냈다. 그러나 유경이 중학교 2학년이 되던 해에 유경의 어머니는 재혼하며 외국으로 떠나게 되었고, 유경은 어머니를 따라가는 것 대신 아버지와 같이 살기로 했다.


유경의 아버지는 유명 웹툰 작가로, 유경이 글 쓰는 것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조금씩 글을 쓰도록 장려했다. 이렇게 유경이 쓴 글을 바탕으로 유경의 아버지는 웹툰을 연재하였고, 그 웹툰은 많은 인기를 끌었다. 유경은 자신이 글을 쓰고, 그 글이 웹툰의 소재가 되어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것을 진심으로 좋아했다.


아버지와 같이 살게 된 후, 유경은 서울에 있는 중학교로 전학가게 되었다. 그곳에서 유미라는 친구를 만났는데, 유경이 보기에 유미는 여러 면으로 뛰어나 보였다. 유미는 유경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한 후 자신과 '레벨'이 맞는 것 같다며 유경과 친하게 지내려고 했다. 유경은 유미와 친하게 지내면서 유미와 '레벨'이 맞지 않는 친구들이 다른 친구들에게까지 무시당하는 것을 보며 유미의 눈밖에 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유미가 유경에게 했던 질문들 중에는 부모님의 직업, 집의 소유 여부, 대출 유무 등이었다. 후에 유경이 자신의 새아버지에 대하여 언급하자 유미는 인상을 썼지만, 유경의 어머니와 새아버지 모두 박사 학위 취득자라는 답변을 듣고는 어느 정도 평소와 같은 태도로 돌아왔다.

유경은 처음에는 단지 유미와 친하게 지내고 싶었고, 유미에게 '레벨'이 맞지 않다고 취급받으면 자신 또한 다른 친구들에게까지 무시당할까 두려웠다. 그러나 나중에 유미가 유경이 좋아하는 독서를 촌스럽다고 해서 그에 동조한 이후에는 과연 이 상황이 제대로 된 것인지 의문을 갖게 되는데…….



소설을 읽으면서 무리의 중심이 되는 친구에게 인정받지 못하면 자신 또한 따돌려지는 것이 아닐까 걱정해, 순순히 유미의 의견에 따르는 유경의 모습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각자만의 개성과 취향이 존재하는 것인데 어째서 '따돌림'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부정해야 하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더군다나 이런 일이 소설 속에서뿐만 아니라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더욱 몸서리가 쳐지면서도 슬펐다.


또한 누군가의 관심을 받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서슴지 않고 하는 유미의 모습에 소름이 돋았다. 스스로가 돋보이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남을 음해하고 짓밟아 그 위에 올라서서 관심을 받으며 희열을 느끼는 모습과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광기 어린 모습을 보여주는 유미의 모습은 더 이상 어리고 풋풋한 청소년이 아닌 무서운 아이, 아니 광인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이 소설은 중학교 시절 실제 왕따를 경험했던 작가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이야기라고 한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씩씩한 왕따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지금 왕따를 당해 괴로워하고 있을 누군가를 위로하고 싶었다고 한다. 마지막에 작가는 힘든 경험을 했던 자신도 잘 버텼고, 이제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에게 사랑받으며 미래에 대한 희망을 꿈꾸며 살아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왕따는 한 인격체에게 평생을 지울 수 없는 영혼에 상처를 입히는 최악의 범죄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왕따는 그것을 주동하는 가해자뿐만 아니라 어떠한 이유에서든 가담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저 수수방관하는 사람들 전부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 중대한 범죄라고 생각한다.

타인의 외모나 사고방식이 나와 같지 않다고 해서, 혹은 타인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거나 자신이 돋보이고 싶다는 이유로 타인을 집단적으로 따돌리는 행위는 절대 일어나서는 안될 것이다. 그리고 왕따의 피해자는 결코 왕따가 자신의 잘못이 아님을 알고 어떠한 형태의 부정적 감정도 갖지 말아야 하며, 용기 내어 주위에 도움을 구해야 할 것이다.


『유리가면 : 무서운 아이』는 왕따로 상처 입어 자신에 대한 믿음과 남들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을 용기가 필요한 학생들에게 따뜻하고 잔잔한 응원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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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임팩트 - 인플레이션, 금리, 전쟁, 에너지 4개의 축이 뒤흔드는 지금부터의 세계
박종훈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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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1990년대 냉전 종결 이후 2010년대까지 전례 없는 호황을 겪어왔다. 중간중간 위기들이 있기는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들이 발생할 때마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에서 대량의 달러를 시장에 풀어 이를 극복하는 듯해 보였다. 심지어 무분별하다 싶을 정도로 달러를 찍어내는데도 불구하고 화폐 가치가 떨어져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기는커녕, 오히려 몇몇 선진국에서는 디플레이션의 우려가 나올 정도였기에 연준의 이러한 행보에는 거침이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30년간의 호황이 무색하게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휘청거리기 시작한 세계 경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상황이 겹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인플레이션에 신음하게 되었다. 이에 더불어 지난 30년간 급격한 성장의 기반이 되어주었던 초저금리도 연준을 비롯한 각국이 행한 잇따른 '빅 스텝'과 '자이언트 스텝'으로 인해 옛말이 되어버렸다.


『자이언트 임팩트』의 저자 박종훈은 이와 같은 국제적 변화를 45억 년 전 지구와 다른 행성의 충돌로 인해 달이 생겨나며 지구의 역사가 바뀌었다는 가설인 '자이언트 임팩트(Giant Impact)'에 비유하며, 이러한 변동을 인플레이션, 금리, 전쟁, 에너지라는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설명한다.


변동의 첫 번째 축은 인플레이션이다.

냉전 이후 국제 사회의 패권은 미국이 독자적으로 잡게 되었고, 기존에 확립되었던 기축 통화로서의 달러의 위상과 더불어 국제적인 경제 국면에 미국에 미치는 영향을 절대적이게 만들었다.

연준이 정하는 기준 금리는 각국의 금리 결정의 이정표와도 같은 역할을 하였다. 이러한 연준은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이 미국의 경제가 휘청이게 될 때면 어김없이 막대한 양의 통화를 시장에 풀어 경기 침체를 막아왔다. 보통은 이렇게 시중 통화량이 증가할 경우 경기 침체를 해결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물가의 상승을 초래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난 30년간 수차례의 통화 방출에도 디플레이션 우려가 나오는 국가가 있을 정도였다.


이렇듯 통화량 증가에도 인플레이션을 면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중국의 노동 공급이 있다. 중국의 시장 개방 당시 유휴 노동의 양은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도시화 정도 또한 미미한 수준이었다. 이러한 중국의 유휴 노동을 활용한 것이 바로 선진국들이었다. 선진국에서는 앞다퉈 중국에 생산 설비를 이전하였고, 압도적인 중국의 노동 공급이 있었기에 통화량 증가에도 생산비가 증가하지 않아 낮은 수준의 물가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 이르러서 중국의 도시화 수준은 선진국 수준에 이르게 되었고, 중국의 무한한 듯했던 값싼 노동 공급의 감소와 함께 코로나19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통망의 마비로 인해 걷잡을 수 없는 인플레이션이 시작된 것이다.


또 다른 변동의 축에는 금리가 있다.

금리 또한 연준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는데, 앞서 언급되었던 것처럼 연준이 발표하는 기준 금리는 세계 각국의 금리 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여태껏 연준은 많은 양의 통화를 시장에 방출하는 것 이외에도, 경기 부양을 명목으로 낮은 금리를 고수해왔다. 그렇기에 인플레이션이 손에서 벗어나기 시작하자 이를 서둘러 잡기 위해 '빅 스텝'이라고 불리는 기준 금리 0.5% 인상과 '자이언트 스텝'이라고 불리는 기준 금리 0.75% 인상을 잇달아 수차례 진행하였고, 이러한 기준 금리 상승은 세계 여러 국가들의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일례로 일본의 경우, 아베 전 총리의 집권 당시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막대한 양의 통화를 찍어냈으나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못한 정책으로 마무리 지었다. 그러나 정책에는 시차가 존재하는 것이고, 이러한 시차를 고려하지 못했던 일본은 최근 발생한 사태들 속에서 디플레이션 우려는 떨쳐내고 인플레이션 국면에 접어들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준이 기준 금리를 인상하자 일본의 자본은 해외로 유출되기 시작하였고, 이러한 사태가 지속되면 일본의 인플레이션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이러한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일본 또한 기준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데, 그 경우 일본이 '아베노믹스'의 자금을 위해 발행했던 국채의 이자를 갚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지므로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지게 된 것이다. 그 외에도 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은 개발도상국들의 부도 원인이 되는 등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변동의 원인에는 앞서 기술한 바 외에도 전쟁 축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패권 전쟁으로 인해 발생한 불확실성, 휘발유 가격의 폭등 및 신재생 에너지 정책으로 인한 막대한 지출 등과 같은 에너지 축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를 다 설명하기에는 너무 말이 길어질 것이기에 생략하도록 하겠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통해 확인하길 바란다. 앞선 두 축이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흥미로운 이야기였다면, 후자인 두 축은 사회적, 정치적인 면과 깊게 연관되어 있어, 평소에는 알지 못했던 경제와의 긴밀한 연결점들을 알게 될 것이다.


인터넷이 활발하게 이용되기 전에는 정보가 부족하여 문제였다면, SNS와 인터넷 기사들이 난무하는 현재에는 오히려 정보가 너무 많기에 이를 취합하는 것이 어려워 사회적인 상황들에 대한 파악이 힘들다.

특히 인플레이션을 비롯하여 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마비,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 등과 같은 내용들은 하루에도 최소 열몇 개씩은 쏟아져 나오는데, 보통 사람들이 이들을 다 취합하기란 분명 힘든 일이다.

그런데 『자이언트 임팩트』는 현재 상황을 있게 한 원인을 지난 30여 년간의 상황들을 기반으로 하여 분석하고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독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다. 경제 상황이 현재에 이르게 된 이유와, 뉴스에서 그토록 자주 다루는 주제들이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를 알고 싶다면 『자이언트 임팩트』를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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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그릴 수 있고 어디나 써먹을 수 있는 막대인간 드로잉
MICANO 지음, 최현주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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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잘 표현할 수 있을 만큼 그림을 잘 그리고 싶다는 생각들을 하지만, 막상 그림을 그리고자 할 때엔 그림 그리는 것을 체계적으로 배우지 않는 이상 자신의 생각이나 의욕만큼 그림을 그려내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좌절하곤 한다.

그러한 사람들에게 예전 졸라맨의 등장은 '저 정도라면 나도 그릴 수 있겠다'라는 희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졸라맨을 닮은 동그라미와 선으로 구성된 막대인간 캐릭터에 열광하며 유행처럼 막대인간을 그리기 시작했다. 뭐, 이전에도 막대인간은 존재했지만 졸라맨이 막대인간의 광범위한 인기에 불씨를 당겼다고나 할까.


아무튼 그렇게 그리기 쉬워 보이는 막대인간을 그렸는데……. 😱

아뿔싸! 대부분의 사람들이 막대 인간의 포즈를 전부 똑같이 뻣뻣하게 서있게 그려내는 참사(?)가 벌어졌다. 이것은 마치 '행맨'의 막대인간 자세와도 똑같다. 팔을 위로 뻗느냐 아래로 뻗느냐 옆으로 뻗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

이렇게 일반인들에게는 동그라미와 선 조차도 미술을 전공한 전문가의 영역처럼 느껴지며 그림 그리기의 벽은 한없이 높아 보였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그림을 배우지 않았거나 재능이 없어서가 아니라, 요령을 몰랐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아는가?

그 요령과 기본을 알려주기 위해 바로 이 한 권의 책 『누구나 그릴 수 있고 어디나 써먹을 수 있는 막대인간 드로잉』이 나왔다. 제목이 너무 기니 이하 『막대인간 드로잉』으로 부르겠다.



막대인간을 그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오로지 펜과 종이뿐이다.

단, 필압이 강하지 않아야 그리기 수월하니 샤프와 2B 샤프심 혹은 2B 연필을 추천한다.

그런 후 책에서는 바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몸풀기, 아니 손풀기 단계로 여러 가지 선 긋기 방법을 보여주며 연습을 강조한다. 그렇게 선 그리는 것을 연습한 다음 선 긋기의 확장형인 동그라미 그리기로 넘어가 수많은 종류의 동그라미를 연습하라고 말한다.


그런 다음 막대인간의 기본인 머리와 척추, 팔다리 그리기를 책을 보며 차근차근 따라 연습하면 된다.

이 부분이 기본 중에 가장 중요하지만, 모두가 책을 보고 따라 연습하기를 바라며, 어느 정도의 결과물이 보이는 본문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기본을 익혀 막대인간을 그릴 수 있다면 단지 동작을 나타내는 막대인간만으로 언어, 동작, 감정, 진화, 구별, 원근 등을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위 사진은 막대인간만으로 언어를 표현한 것인데 지그재그의 떨림 동선을 그려 '무섭다'나 '춥다'라는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두 그림은 분명 같은 떨림을 표현한 막대인간임에도 다른 의미가 부여될 수 있다는 게 놀랍지 않은가?

이렇게 여러 가지를 표현하고 그리다 보면…



좀 더 발전하여 막대와 동그라미와 네모로 무궁무진한 동작과 의미를 표현할 수 있게 된다.

막대가 젓가락이 되거나 지휘봉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지팡이가 되는가 하면 쟁반이 되기도 하고 낚싯대나 의자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꾸준히 연습하다 보면 어느새 막대인간으로 만화를 그리는 단계가 가능해질 것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위 사진처럼 우리 일상의 거의 모든 인간관계에서 본인을 위트 있고 센스 있는 사람으로 거듭나게 해 줄 것이다.



이 책의 마지막에는 막대인간의 수많은 모습을 표현한 <도감>이 있으니 막대인간을 그리고자 할 때 참고하여 그릴 수가 있다.



혹자는 물을 수도 있다.

"그림을 베낀다고 실력이 늘까?"

그에 대한 작가의 대답은?

.

.

.

.

"응, 늘어!"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듯이 이 책에 나온 막대인간 그리는 법을 익히고 자꾸 따라 그리다 보면, 이를 활용해 언젠가는 단순한 복사가 아니라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메시지나 감정을 담고 있는 자신만의 막대인간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막대인간을 자유로이 그리고 싶다면 그저 막연하게 그리지 말고, 체계적으로 선을 그리고 구조와 움직이는 법, 균형 등을 이해하면서 연습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막대인간 드로잉』을 보면서 연습하다 보면 자연적으로 막대인간을 그리는 것이 손에 익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일상의 사소한 부분에서 센스가 돋보이는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글로벌한 인기인이 될지도? 😉

자~! 그런 의미에서 오늘부터 『막대인간 드로잉』을 보면서 막대인간을 하나씩 그려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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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합
다지마 도시유키 지음, 김영주 옮김 / 모모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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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현재의 데라모토 스스무가 1952년 중학교 시절 자신이 썼던 여름 방학 일기를 보고 당시 아사기 아저씨의 초대로 롯코산에서 지냈을 때를 회상해서 쓴 이야기와, 1935년 아사기 씨의 관점에서 서술되는 아이다 마치코라는 젊은 여성 이야기, 1940년에서 1945년까지 호큐 전차의 차장으로 근무한 어떤 인물의 관점에서 16살의 구라사와 히토미와 교제하며 벌어지는 이야기가 교차로 진행된다.


1952년 도쿄에 사는 14살의 데라모토 스스무는 아버지의 오랜 친구 아사기 아저씨의 초대로 여름 방학 동안 오사카의 롯코산에 있는 아사기 아저씨의 오두막 별장에서 지내게 된다.

'호큐전철'에 근무하는 아사기 아저씨는 주말을 제외하고는 마주칠 일이 거의 없었고, 아저씨의 부인은 식사때를 제외하고는 식당 옆방에서 호큐 백화점에 납품하는 목재 완구를 만들었다. 아주머니는 치장하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처럼 남편이 입던 바지 같아 보이는 헐렁한 바지만 입었다. 아사기 아저씨의 아들 가즈히코는 스스무와 동갑으로 영리하고 말재주가 좋은 아이였다.

별장에 도착한 다음 날 스스무는 가즈히코의 안내로 별장 주변을 산책했고, 주변의 수많은 연못들 가운데 하나인 호리병 연못을 보러 갔다가 구라사와 가오루라는 동갑 소녀와 마주친다.

이후 스스무와 가즈히코, 가오루는 같이 어울려 다니며 서로에 대한 우정과 애틋함을 키워나간다.


1935년 도쿄전력 전신인 도쿄전등에 다니는 데라모토 씨와 호큐전철에 다니는 아사기 씨는 두 회사의 경영자를 겸임하고 있는 고시바 이치조 회장을 수행하여 해외 시찰 여행을 다녔다. 시찰지 중 한 곳인 베를린에 도착했을 때, 베를린 유학 경험이 있어 지리나 독일어에 익숙한 데라모토 씨가 환전하러 간 사이, 아사기 씨는 짐을 챙기며 고시바 회장을 보필했다. 그때 조용하면서도 무뚝뚝하고 날카로운 눈빛의 젊은 일본 여자가 아사기 씨에게 말을 걸며 쪽지에 쓰인 독일어 해석을 부탁했다. 이것이 조용하지만 행동하는데 거침없던 20살의 아이다 마치코와의 첫 만남이며, 베를린에 머무르는 동안 그들의 인연은 끊어질 듯 말 듯 계속되는데….



개인적으로 소설은 반전 미스터리라기보다는 한여름 14살 청소년들의 풋풋하고 싱그러운 첫사랑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청춘 소설 같은 느낌이었다.

여태껏 봐왔던, 사건이 발생하고 그것을 추리해나가는 장르소설과는 다르게 진행되는 이야기에 살짝 당황하며 소설을 읽어나갔다. 그리고 정말 속고 싶고 제대로 뒤통수 맞고 싶은 나의 바람과는 다르게 속지 않아버렸다.


가장 큰 이유가 제목이 너무 정직했다. 『흑백합』이라는 제목에서 백합이 일본어로 어떠한 장르를 의미한다는 것은 아는 사람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제목이 그것이 의미하는 장르와 정말 순수하게 진짜 백합이나 책 내용 중에 나오는 어떠한 것을 가리켜 사용되었을 거라며 중의적인 해석을 내리고 이야기를 읽어나갔다. 차라리 백합의 의미를 모르고 읽었다면 속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아사기 씨의 서술을 통해서만 직접 등장하고 나머지 챕터에서는 직접적 언급을 배제하고 있는 아이다 마치코라는 여성이 분명 이 소설의 중요 인물이며 소설 전반에 영향을 끼칠 거라 추측해, 베를린에서 보여줬던 성격이나 특징, 나이를 통해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여성들의 그것과 비교하여 읽어가면서, 비록 불친절한 단서들과 착각을 유도하는 작가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정체를 맞추어버려, 오히려 그 사실에 나 자신도 놀라 버렸다.

그래서 조금 씁쓸하면서 허무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본격 미스터리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살짝 잔잔한 동화처럼 느껴지는 소설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만들어가는 우정과 배려와 이해와 풋사랑의 이야기가 잔잔하게 가슴에 스며들어 오히려 날씨가 추워진 지금에 딱 어울리는 소설인 것 같기도 하다.

나에게 이 소설은 첫사랑의 추억을 회상하는 그 시절의 아름다운 청춘 로맨스 성장 소설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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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스의 모험 열린책들 세계문학 282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오숙은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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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스의 왕팬으로 요즘 쏟아져 나오는 홈스 2차 창작물들에 화도 나고 실망을 느끼던 중에 진짜 셜록 홈스 책이 출간 되어 기쁨을 느끼며 꼭 읽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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