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있던 책 어디 갔어? 풀빛 그림 아이
텔마 기마랑이스 지음, 자나 글라트 그림, 이정은 옮김 / 풀빛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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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새로 출간된 아이들을 위한 감각적인 책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바로 『여기 있던 책 어디 갔어?』라는 그림책이에요.

원색의 화려한 색채의 감각적인 그림으로 구성된 『여기 있던 책 어디 갔어?』는 브라질 아동 문학상인 자부치 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여기 있던 책 어디 갔어?"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책은 위 사진처럼 글자가 거의 없어서 글자를 모르는 아이들도 쉽게 볼 수 있어요.

또한 단순한 원색을 사용한 강렬한 그림은 어린아이들의 시각을 자극해 시력 발달뿐만 아니라 두뇌 발달에도 큰 도움을 준답니다.


이야기는 우리가 어릴 때 불렀던 끝 단어가 연결되는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가면 사과, 사과는 맛있어~'라는 노래처럼 쫓고 쫓기는 대상이 연결돼요.


"여기 있던 책 어디 갔어?"라는 질문에,



"개가 물고 갔어!"


여러분은 책을 물고 가는 개가 보이시나요?

전 오리 튜브와 찻주전자, 그리고 모자가 보이는데요.

앗! 찾았다.

여러분도 찾으셨나요?

개는 책을 물고 어디로 가는 걸까요?


"개는 어디 갔어?"

"고양이를 쫓아갔어!"



개가 고양이를 쫓아갔대요. 그럼 개를 찾으려면 고양이를 찾아야겠네요.


"고양이는 어디 갔어?"


어떡하죠? 이전 페이지에 분명 고양이가 있었던 것 같은데 막상 찾으려고 하니 고양이가…….

세상에나, 고양이가 정말 어디 간 거죠?



"쥐를 쫓아갔지!"


쥐를 쫓고 있는 고양이를 발견하셨나요?


이렇게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필사(?)의 추격전이 벌어집니다.

과연 책을 발견할 수 있을까요?



아이들은 아마 책을 찾기 위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추격을 벌이고 있는 동물들을 열심히 찾아야 할 거예요.

그런 다음 어쩌면 이 책의 형형색색 그림들을 보면서 무한한 상상력을 펼치며 원래의 책 내용과는 다소 다른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도 있겠지요.

"엄마, 책 읽어 주세요."가 아니라 "엄마, 내 이야기 들어봐 주세요."라고 말할지도….


이 책을 보고 있자니 저는 마치 정열의 삼바 축제 같은 화려한 축제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우리 아이는 그 축제를 눈으로 좇으며 어떤 이야기를 머릿속에서 그려낼까요?

자, 그럼 아이와 같이 축제를 즐겨볼까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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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만 모르는 진실 특서 청소년문학 29
김하연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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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윤은 고등학교 옥상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 그게 3월 마지막 날이었다.

윤이 다니던 나경 고등학교는 신도시에 위치한 개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설 가톨릭 고등학교로, 자살은 가톨릭 교리에서 크나큰 죄악으로 여겨졌다. 그런데다 다음날이 하필이면 만우절이어서 그 소식을 접한 다른 아이들은 그저 질 나쁜 수준의 장난으로 여겼는지 웃기까지 한 아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도 금세 그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고는 숙연해졌다.


제갈윤이 자살한지 7개월이 지난 11월 1일, 학교 건의사항 오픈 채팅방에 '제갈윤'이라는 이름의 사용자가 입장해 이전 제갈윤이 활동했던 동아리 '엔지 시네마'의 부원들인 성규, 우진, 소영, 동호에게 자신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글을 남겼다. 그러자 교육열이 높은 나경 고등학교 학부모들은 학교에 끊임없이 항의 전화를 했다. 오픈 채팅방에 올라온 내용에는 글 외에도 네 명의 학생들에게 보내는 편지가 있었는데, 그 내용은 심히 충격적이었고, 이에 대해 학교에서는 해당 학생들과 면담을 진행하였다.


네 명의 학생들과 일대일로 면담을 진행했으나, 그 누구도 제갈윤을 위해 진실을 말하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각자 자신의 방식대로 자신을 보호하면서 오로지 자신에게 돌아올 불이익을 피하려는 모습만 보였다.

나경 고등학교의 교장조차도 제갈윤의 자살이나 7개월이 지난 뒤 퍼진 이야기에 대한 진실을 밝히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 제갈윤의 자살에 관련된 네 명을 철저히 조사해 마땅한 처벌을 내리지 않으면 교육청에 제보하겠다는 자신을 협박하는듯한 편지 내용에 불쾌감을 표출할 뿐이었다.

교장은 제갈윤의 1학년과 2학년 담임이었고 동아리의 담당 교사였던 나현진에게 조사를 맡겼고, 현진은 학생들과의 면담을 진행할수록 제갈윤의 죽음에 자신 또한 큰 책임이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게 되는데….



무심코 소설을 펼쳤다가 속절없이 빠져들어 끝까지 단숨에 읽어버렸다.

"너는 윤이가 왜 죽었다고 생각하니?"


이야기는 제갈윤의 자살을 둘러싸고 네 명의 아이들의 진술을 통해 죽음 뒤에 가려진 진실에 접근해 나간다. 각자가 알고 있으면서 애써 외면하고 모른척하는 진실.

소설 속 오픈 채팅방에 올라온 글에 나오는 것처럼 누구나 윤이 겪었던 사건의 피해자가 될 수 있기에 이에 대한 학생들과 나경 고등학교 교장의 이기적인 반응은 더욱 슬프고 인간에 대한 회의감을 불러일으켰다. 한 생명이 죽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단지 그것에 연관되어 자신들이 피해를 입지 않는 것에만 급급한 모습에는 불쾌감마저 느꼈다.


죄를 저지르고도 그것이 죄인지도 모르고 반성 없는 아이, 좋아했지만 열등감에 휩싸여 상대의 진심을 바로 보지 못하고 원망해서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일을 선택해 버린 아이, 다른 이의 죽음에 책임이 있으면서 그저 감추기 급급하며 자신을 오히려 피해자로 포장하는 아이, 그리고 끝내 손을 내밀 용기를 내지 못한 아이에게 남겨진 끝없는 죄책감.

윤의 주변인들은 윤의 죽음의 책임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러나 모든 잘못들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벌어졌을 때 누군가가 함께였다면 분명 극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윤에게 작은 관심과 약간의 다정함만이라도 주어졌다면, 분명 정신적 버팀목과 위안이 되어 살아갈 수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좀 더 살기 좋게 변화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


너만 모르는 진실, 아니 이제 모두가 전부 아는 그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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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눈뜰 시간입니다 1
카시 야에코 지음, 고나현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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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찬바람이 불어서 그런지 마음이 싱숭생숭해요. 특히나 흐리고 낙엽도 우수수 떨어지는 오늘 같은 날에는 달달한 커피 한잔 마시면서 만화책을 보며 잠시 쉬는 게 딱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선택한 만화는 바로 『아가씨, 눈뜰 시간입니다』랍니다.

이럴 땐 뭐니 뭐니 해도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줄 로맨스가 딱이죠. 거기다 유머까지. 🥰



주인공 사쿠라다 이사미 15살, 168cm.

15살이면 중학생일 것 같은데 책에서는 고등학생으로 나와요. 아무튼 이사미는 또래보다 확연하게 눈에 띄는 발육상태와 눈매는 매섭지만 예쁜 외모로 항상 주위의 시선을 끌고 오해를 받아요.

그렇게 범접할 수 없는 외모 때문에 어릴 적 붙었던 별명이 '야쿠자 부인.' 이제는 한 발자국만 움직여도 주변의 남자들에게 클럽에 같이 놀러 가자거나 클럽에서 일해 보라거나, 술을 같이 마시러 가자는 등등의 대시를 받아요.

실상은 인내심이 강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무척 사려 깊고 조용한 여학생인데 말이에요.


결정적으로 완전 야쿠자 두목처럼 생긴 험악한 인상의 이사미 아버지 때문에 이사미 집은 빼박 야쿠자 집안으로 소문이 나 이사미는 친구가 없어요.



그런 이사미의 집에 은퇴한 예전 가정부를 대신할 새 가정부가 오는데요.

이사미의 아버지는 분명 62세 할머니라고 알고 클린 하우스와 계약했는데, 정작 26세의 젊고 무섭게 생겼지만 미남인 야모리 츠네가 오게 됩니다.

이름의 인상 때문에 나이를 착각한 것 같다고 하는데 일본어로 야모리 츠네는 윗세대 분들이 쓰시던 이름인 걸까요?


돌려보내려고 했지만 츠네는 선금도 받았다며 5일간의 체험 계약 기간 동안 집안일을 하겠다고 합니다.



그렇게 남자 가정부와의 두근두근 달콤살벌한 동거(?) 생활이 시작됩니다.

아! 물론 이사미의 아버지도 같이 산답니다. 😅



츠네는 정말 완벽한 살림 솜씨를 자랑합니다.

완벽한 집안 정리와 음식 솜씨는 물론이려니와 이사미의 머리도 귀엽고 상큼한 포니테일로 묶어 주고, 이사미의 취향을 파악해 성심성의껏 캐릭터 도시락도 만들어 줘요.


처음에 이사미는 귀여운 것이 이사미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했던 어릴 적 친구들의 말 때문에 위축되어 츠네가 빗어준 머리를 부담스러워합니다.

그런데 평소 이사미를 꺼려 하던 같은 반 친구들이 분위기가 평소와 다르다며 이사미에게 먼저 말을 걸어와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승마하는 모습의 캐릭터 도시락. 이 도시락 덕분에 이사미와 친구들 사이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대화가 이루어져요.



그렇게 친구가 생긴 이사미는 친구들과 주말에 놀이동산에 가기로 했고, 츠네와 함께 친구들에게 줄 도시락도 준비해요.

거기까진 화기애애하고 좋았는데…, 이사미는 아침에 차로 바래다주겠다는 츠네의 말을 본의 아니게 차갑게 거절합니다. 기껏 사귄 친구들이 인상이 사납고 껄렁해 보이는 츠네 때문에 다시 야쿠자 집안으로 오해해 멀어질까 봐요.


그렇게 차갑게 거절하고 온 이사미의 마음은 내내 좋지 않아요. 거기다 친구들도 츠네의 외모에 대해 한마디씩 해서 마음은 더욱 무거워져요.

그러던 중, 아니나 다를까 또 잠시 혼자 있게 된 이사미에게 남자들이 접근해요.

그렇게 곤경에 처한 이사미 앞에 츠네가 나타나 도와줘요. 츠네는 아침에 그러고 나간 이사미가 걱정되어 따라왔던 거예요.

그렇게 도움을 주고는 난데없이 가면을 쓰고는 그냥 돌아가려고 해요. 이유인즉슨 이사미를 따라왔다가 친구들이 츠네의 외모에 대해 했던 말들을 들었던 거예요. 😥



이에 츠네 덕분에 자신의 외모 콤플렉스에서 조금은 벗어나게 된 이사미는 당당하게 츠네의 존재를 밝혀요. 😍

"이 남자는 내 사람이다, 이 남자가 내 가정부다." 🤣


이사미는 아버지에게 부탁해 츠네와 정식 가정부 계약을 해요.

그런데 츠네를 보면서 이사미의 가슴이 계속 '찌이잉'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



그렇게 예쁘고 잘생겼지만 무서운 인상의 '그녀'와 '그'의 좌충우돌 파란만장한 동거(?)가 쭈~욱 계속됩니다.

오늘도 역시나 평범하지 않게 하루가 시작되네요. 🤣

이사미와 츠네의 오늘 하루는……?


만화는 여고생과 남자 가정부가 서툴지만 순수하고 예쁘게 사랑을 시작하는 이야기예요.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외모로 인한 편견과 차별이 만연하는 풍토를 웃음으로 경고하고 있는 것 같아요.

남을 외모로 평가하는 분위기는 많이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일상에서 일어나고 있죠.

그러니 여전히 "첫인상은 어땠어요?"라는 질문을 하는 거겠죠? 상대를 알아보기도 전에 그저 외모만으로 평가하는 게 첫인상이잖아요. 외모와 그 사람의 됨됨이와 본질은 전혀 다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편견을 가지고 외모로 상대를 평가하는 경우가 있죠.

그것은 비단 우리 사회뿐만이 아니라 외국에서도 마찬가지인 거 같아요.

우리는 외모가 한 사람의 전부를 나타내는 것이 아님을 항상 명심해서, 외면이 아닌 내면의 아름다움을 보도록 노력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 거예요.


그나저나 이사미와 츠네의 알콩달콩 앞으로의 로맨스가 궁금하네요.

험악한 외모로 인한 오해로 벌어지는 웃긴 상황에 실컷 웃고 기분전환이 확실히 되었습니다. 그리고 간질간질한 로맨스의 시작에 제 심장도 이사미와 같이 '찌이잉'하네요. 🥰

마음이 허전하다거나 기분이 처지는 분들은 이 책 보시고 기분 좋아지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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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부르는 그림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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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미야베 월드를 맛보아 버렸습니다. 또 다른 에도시대의 미스터리의 세계가 너무 기대되고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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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읽는 시간 - 도슨트 정우철과 거니는 한국의 미술관 7선
정우철 지음 / 쌤앤파커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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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껏 출간된 미술작품에 관한 책들은 외국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명화 위주로 소개하는 책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이 책 『미술관 읽는 시간』은 우리가 생활하는 한국 곳곳에 있는 아름다운 미술관과 거기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을 소개하는 책으로, 직접 가보기를 원한다면 시간을 내어 언제든지 갈수 있는 곳을 보여주고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책의 저자 정우철 도슨트는 미술 관련 지식이 있든 없든 누구나 쉽고도 가볍게 읽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책을 썼음을 밝히고 있다.


일단 책은 요즘 출간되는 일반적인 책 제본 형식과는 다르게 제본 상태가 그대로 밖으로 드러난 바느질 제본이라 신기했다. 일반적인 책들은 책을 쫙 펼치면 본드 접착 부분이 떨어져 책이 갈라지기에 책 보기가 조심스러웠지만, 이 책은 거리낌 없이 책을 펼쳐 볼 수가 있어 너무나 편했다.


책은 국내의 유명 미술관 7곳을 소개하고 있다. 그중에는 내가 가봤던 곳도 있고 가보고 싶었지만 못 가본 곳도 있으며, 처음 듣는 생소한 미술관도 있었다.



우선 처음에 소개하는 '환기미술관'은 예전에 사는 곳과 가깝기도 해서 주말에 자주 가보았던 곳이다. 물론 그때는 자의가 아닌 김환기 화백 그림을 좋아하는 언니에게 끌려갔었다.

저자는 꼭 봐야 할 작품으로 <성심>과 위 왼쪽에 있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를 소개하고 있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는 1970년 한국미술대상전의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마치 밤하늘을 수놓은 별처럼 무수한 점들로 이루어진 작품은 30년 지기 김광섭 시인의 부고를 듣고 그에 대한 그리움을 점에 담아 그려 완성한 전면 점화이다. 이 작품의 이름은 김광섭의 시<저녁에>의 마지막 구절에서 가져왔다.


1956년부터 3년간 파리에서 체류했던 김환기 화백은 한국을 떠나서야 비로소 느끼게 된 한국 고유의 아름다움을 그림으로 표현했는데, 그의 50년대 작품에는 백자, 청자, 전통 기물, 산과 달 등 한국의 자연이 반복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위 오른쪽에 있는 <매화와 항아리> 역시 그런 작품 중 하나이며, 신비로운 푸른색을 의미하는 '환기 블루'도 이 시기에 등장했다고 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 중 한 명인 이중섭 화백의 작품을 전시한 '이중섭미술관'은 제주도에 있다. 제주도 서귀포시는 이중섭을 기리어 그가 피난시절 1년 정도 거주했던 집을 복원하고 그 집을 중심으로 미술관과 이중섭 거리를 조성했다.

저자는 그의 작품들 중 꼭 봐야 할 작품으로 <해변의 가족>과 <섶섬이 보이는 풍경>을 꼽고 있다.

특히 위 사진의 <섶섬이 보이는 풍경>은 한국전쟁 중에 그린 그림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따스한 색으로 표현된 평화로운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그림이 보여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중섭 화백은 서귀포에서 지낸 1년을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로 언급했다고 하니 그림을 보면서 생각하는 바가 많아진다.



나혜석 화백은 적당히 알고 넘어가기에는 너무나 치열하고 안타까우며 재평가를 받아야 하는 삶을 살다가 사람이라고 저자는 소개하고 있다.

'수원시립미술관 나혜석기념홀'에서 만날 수 있는 나혜석 작품 중 꼭 봐야 할 작품으로 <자화상>과 <김우영 초상>을 들고 있다. 두 작품들은 나혜석 화백 인생에서 가장 찬란했던 시기에 야수파의 영향을 받은 그림들이다. 특히 <자화상>은 뚜렷한 서구적 이목구비 때문에 본인의 자화상인지에 대한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깊은 고뇌가 느껴지는 얼굴 표정과 시선에서 작가의 심리와 정서가 잘 드러나는 수작 중의 수작으로 손꼽히고 있다고 한다.


또한 위 오른쪽 작품<농촌 풍경>은 당시 나혜석의 스타일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일상 주변의 풍경을 잘 짜인 구도와 원근법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작품은 인상파의 영향을 받아 밝은 색조와 특유의 붓 터치를 느낄 수 있다.



이 외에도 양주시립 장욱진미술관,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 양구군립 박수근미술관, 이응노미술관에서 볼 수 있는 작품과 화가에 대한 이야기가 마치 한편의 에세이처럼 적혀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여전히 미술관 관람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미술관 티켓팅부터 미술관 관람을 편하게 할 수 있는 시간대나 관람을 위한 준비, 도슨트 타임을 이용할 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간 등을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다. 물론 미술관 관람 에티켓에 대해서도 나와있다.


미술관 관람이라고 하면 왠지 미술에 일가견이 있어야만 될 것 같아 거리끼게 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 정우철 도슨트 역시 국내 화가를 공부하겠다는 마음을 먹기 전까지는 마치 동네 마실 다녀오듯 미술관을 다녀왔다고 한다.

미술 작품을 보고 꼭 대단한 작품 평가를 하고 감동을 받을 필요가 있을까? 그저 편안하게 작품을 보고 내가 느끼는 대로 감상을 얻어오면 충분하지 않을까?

하지만 굳이 일부러 시간 내서 가는데 그렇게 가는 것이 시간 낭비일 것 같다고 생각된다면 이 책 『미술관 읽는 시간』을 들고 갈 것을 추천한다. 언제든지 원할 때에 볼 수 있는 가장 정확하고 확실한 자신만의 도슨트가 될 것이라는 것을 장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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