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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견문록
김홍신 지음 / 해냄 / 2016년 4월
평점 :
제목부터 마음을 설레이게 만든다. 내 인생의 여행. 표지도 소박하고 깔끔하다. 하지만 맨 아랫단에 보여 지는 김홍신 작가의 얼굴은 더더욱 안심을 하고 읽어 보고 싶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이 책은 김홍신 작가의 에세이로 자신의 어린 시절의 경험과 생각들을 정리해 만든 책이다. 책은 깔끔하고 재미있고 또 솔직하다.
작가의 어린 시절이나 젊은 시절 등 지난 날 있었던 여러 가지 일들을 예로 들어가면서 독자들을 호기심 가지게 만든다. 작가의 글들은 물 흐르듯 스르륵 흘러가고 있어 어느 구절 어느 대목을 읽어도 재미있고 삶의 지혜를 만들어 낸다. 특히 행복이라는 것을 아주 가까이에서 가볍게 주장하는 내용은 부드러우면서도 공감대를 형성한다.
p87
어느 날 친지의 주례 부탁으로 젊은이들이 찾아왔을 때 “그대들을 보며 내가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으니 그대들이 내 스승이 되었네. 참 고맙네”라고 했습니다.
작가의 인품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자신을 온전하게 드러내는 것은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니다.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면서 후회 없이 살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은 어려운 듯 하지만 쉬운 일일 수 있다. 행복은 속성으로 찾아오지 않고 아날로그로 찾아온다는 말은 공감대를 불러 오는 말이다. 내가 빨리 행복하고 싶고 빨리 얻고자 하는 것을 가지고 싶지만 어렵다. 힘들다. 시간을 들이고 공을 들이고 노력을 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해 내는 사람들에게 먼저 천천히 행복이 찾아간다. 작가는 그 부분을 강조한다. 인생이란 마음 먹은 대로 빨리 빨리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고...
차분하게 앉아서 읽다보니 마지막 책장을 덮고 있었다. 원망하는 마음을 내려 놓고 참살이를 하자는 이야기도 마지막을 장식하는 멋진 말인 것 같다. 김홍신 작가는 ‘인간시장’의 장총찬으로 만나보았었는데 무척 신나게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국회의원을 지냈다는 걸 알고 있으니 기억이 나지 조용히 지내고 나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다양한 이력을 가진 작가의 작품이라서 그런지 에세이는 폭이 넓기도 하고 내용이 깊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