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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아베를 쏘다
김정현 지음 / 열림원 / 2014년 8월
평점 :
끊어진 손가락, 도마, 총, 하얼빈, 이토, 만세....
뭔가 떠오르는 게 있을 것이다. ‘안중근’ 그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도 아무도 없을 것이다. 또한, 그가 어떤 일을 했는지 알지 못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 책 ‘안중근, 아베를 쏘다’를 읽으면서 내가 안중근에 대해 잘 몰랐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이야기의 주된 내용을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총으로 쏘고 잡히면서 사형을 당하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엮어가고 있다. 그런데 왜 제목이 ‘안중근, 이토를 쏘다’가 아닌가.... 원래의 안중근의 이야기를 포함하면서 현재의 안중근은 아베를 저격한다.
그 오랜 시간..100여년이 흐른 뒤에도 일본은 똑같은 얼굴을 가지고 우리 대한민국을 대한다. 망언을 일삼고 어느 분야에서건 우리나라와 얽혀 있는 부분은 거짓말을 일삼는다.
그런 일본에 일침을 가하는 내용...안중근이 오늘날의 아베에게 총을 겨눈다는 내용.
일말의 뉘우침도 없는 일본에게 총을 겨눈다는 내용.
하지만 전체적인 줄거리를 떠나 안중근의 하얼빈역에서부터 일어났었던 일들을 자세하게 알 수 있었다는 수확...
어쩌면 한치의 흐트러짐이 없이 자신이 한 일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차분하게 주장을 할 수 있을까. 내가 안중근에 대해 아주 약간만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안중근의사만큼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잘 알고 있고 한 일에 대해 자신감있게 설명할 수 있을까.... 게다가 너무나 정이 깊다.
(본문 325p)
감방 문으로 향하던 안중근은 줄곧 경비를 섰던 천엽을 보고 뒤늦게 그가 휘호를 부탁한 일이 생각나 걸음을 멈추고 웃음을 지었다. “천엽 씨. 일전에 부탁했던 글씨를 지금 씁시다.”
천엽은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형장으로 가는 사람이 글씨라니! 일전에 염치없이 부탁은 했으나 일이 급하게 돌아가니 마음속으로는 체념하고 있던 참이었다.
안중근은 책상위에 비단 천을 펴놓고 자세를 바로한 뒤 붓을 들자 천엽은 숨이 멈추는 것 같았다.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침은 군인의 본분이다>
단숨에 써내려간 뒤 여순 감옥에서 대한국인 안중근이 썼다고 적고 예의 손바닥 묵인을 찍었다.
안중근은 천엽에게 글씨를 건네주며 말했다. “나라를 위한 군인의 본분을 쓴 것이오. 친절하게 대해주어 진심으로 감사하오. 동양에 평화가 찾아오고 한일 간에 우호가 회복되는 날 다시 태어나 만나고 싶소이다. 고마웠소.”
일본인 간수에게도 감동을 주었다.
물론 일본인이라도 모두 역사적인 명백한 사실들을 망각하고 망언만을 일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하루빨리 자신들의 잘못을 쿨하게 인정하고 가슴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사과를 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