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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앤 드래곤 아트북
마이클 윗워 외 지음, 권은현 외 옮김 / 아르누보 / 2023년 4월
평점 :
내가 처음 '던전 앤 드래곤'을 봤던 건 고등학생때 오락실이었다. '던전 앤 드래곤 2' 게임이다. 4명이 최대로 게임을 할 수 있었고 마법사, 도둑, 기사, 성기사, 엘프, 드워프 중에서 캐릭터를 선택해서 끝판왕을 깨는 게임이었다. 나는 기술도 잘 쓰지 못하고 해서 기사를 주로 했고 다른 애들은 마법사나 도둑, 성기사 등을 했었다. 순식간에 캐릭터를 잃다 보니 내가 100원씩 천원을 쓸때 다른 애들은 원코인으로 끝을 보기도 했다. 이 게임은 각 단계의 끝마다 보스가 등장하고 경로를 선택해서 여러 아이템을 얻을 수도 있었다. 마지막 보스 '레드 드래곤'의 화염으로 한방에 죽기도 했으니 많이 억울하기도 했다. 이 오락실 게임에 심취한 친구들은 방과후에 한 곳에 모여서 오프라인 역할 게임을 하는 것 같았다. 기묘한 이야기에 나오는 '데몬 고르곤' 괴물을 두고 배역을 나누는 것 처럼 말이다.
'던전 앤 드래곤 아트북'이란 책 제목답게 사진과 그림이 풍부하고 어색한 초기 캐릭터가 어떻게 시작되고 발전되었는지를 볼 수 있는 책이다. 433페이지에 일반 소설책보다 판형이 크고 종이질도 빳빳하니 좋다. 설립자의 행보와 브랜드가 세계적으로 발전되는 과정, 위기의 순간들, 새로 생긴 캐릭터, 던전 앤 드래곤으로부터 파생된 게임, tv, 영화 등이 많았다. 영화 E.T에서도 롤플레잉 게임을 하는모습이 등장한다. 내 입장에서는 이 책을 통해 오락실에서 하던 던전드래곤 게임 캐릭터를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원형 모양의 눈이 큰 '비홀더', 파충류이면서 사람형상을 한 '리저드 맨', 다른 괴물을 소환하는 '마인드 플레이어', 보라색 검사 캐릭터였던 '드리즈트', 모든 크리처를 삼켜버리는 큰 주머니같은 '로퍼', 보스로 나온 여러 색상의 드래곤 등으로 연결해보는 게 즐거웠다.
이 책으로 '던전 앤 드래곤' 창작자의 고뇌, 사업가의 어려움, 수십년간의 변화된 모습, 전통적 가치, 확장된 영역, 새로운 장을 만들어가기 등을 볼 수 있었다. 나이 들어서 걱정없이 사는 게 하나의 목표였는데 잘 진행될지 궁금하다. 조금씩 할일 하고 취미도 하나씩 키워 나가고 괜찮은 친구도 만들고 하면서 지내려고 한다. 걷기로 살을 조금 뺏는데 어제 과식을 했더니 2kg 쪄버리긴 했지만 하루하루 소중한 시간들, 가치있게 보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