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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초판본 리커버 고급 벨벳 양장본) ㅣ 코너스톤 초판본 리커버
알베르 카뮈 지음, 이주영 옮김, 변광배 감수 / 코너스톤 / 2023년 9월
평점 :
손금, 사주, 별자리, 혈액형보다 mbti는 개개인이 스스로 여러 질문에 대한 답을 선택하기에 성향 파악이 용이하다. 그렇다고 딱 정해진 건 아니어서 조금씩 변화하기도 한다. 나는 크게 관심이 없어서 해보진 않았으나 내향형(I)에는 들어가는 것 같다. 상황에 따라 누군가에게는 약간 외향성을 띄기도 할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어쩌면 어제일지도. 모르겠다. 양로원에서 전보 한 통을 받았다'로 책은 시작한다. 주인공 뫼르소는 사장에게 어머니의 죽음을 알리고 이틀간의 휴가를 얻는다. 양로원에 도착해서도 슬픔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담담해 하는 것에 사람들은 의아해 한다. 경제적인 이유로 같이 살지 못하고 양로원에 모셨지만 서로간에 깊은 애정이 있거나 앙금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뫼르소는 크게 감정을 느끼는 스타일은 아니었고 주변 인물들과 싫은 부분이 있어도 참고 어울릴 수 있는 속내를 알 순 없어도 무던하게 보이는 인물이었다.
뫼르소에게는 마리라는 여자친구가 있었다. 마리는 뫼르소에게 자신을 사랑하는지, 결혼을 할지에 대해서 묻는다. 뫼르소는 사랑하는 것 같지는 않으나 마리가 결혼식을 하길 원하면 결혼하자고 답한다. 이웃인 '레몽'과도 말동무가 되어 지내다가 해변으로 놀러가기로 한다. 레몽은 자신의 여자친구를 두들겨 패기도 했는데 이것은 해변으로 쫓아온 그녀의 오빠를 만나면서 더 큰 일이 되어 버린다. 아랍 사람이었던 그 오빠는 레몽을 칼로 찔러 상처를 입히고 뫼르소는 총을 들고 가서 그를 죽이고 만다. 한여름의 뜨거운 햇빛 때문이었을까.
뫼르소는 재판에 회부되고 배심원단의 결정을 기다리는 지경에 이른다.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 크게 슬퍼하지 않았고 밥과 커피를 마시고 며칠 지나지 않아 여자 친구를 만나고 해변을 다니고 사건의 가운데에서 총알을 다섯발을 쏘는 과정은 뫼르소에게 '죽어마땅한 범죄자'라는 인식을 자리잡게 한다. 자신의 범죄의 이유에 대해 선처를 바라며 종교를 믿는다거나 여러 주장을 해야 되었지만 사형의 결정에도 불복의 항소조차 하지 않는다.
뫼르소는 감정이 없는 사람이 아니다. 언제가 될지 모를 사형을 기다리는 시점에서 사람과 사회에 대한 울분을 부속 사제에게 드러내는 장면이 나온다. 뫼르소가 사형을 당할 만큼 크나큰 범죄를 저질렀는가. 물론 사람을 죽였으니 그럴 만도 하지만 다른 이였다면 어땠을지. 사회가 부조리하다고 느꼈을까. 책은 고전이지만 지루하지 않고 읽을 만하다. 뫼르소가 어떤 mbti 유형일지 생각하면서 봐도 괜찮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