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패
미아우 지음 / 마카롱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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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취미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대략적인 선을 그어 형태를 잡고 명암을 주면서 그림을 완성해 나간다. 온전히 내 실력이 아니라 잘하는 분의 도움을 받아서 그리니까 중간 중간 사진을 찍어 놓는다. 다음 그림그리기의 비슷한 상황에서 이런 경험을 살릴 수 있고 계속 같은 걸 질문하면 안될 것 같아서이다. 드릴 수 있는 건 차와 커피 밖에 없는데 고마울 뿐이다. 동호회는 사적인 일들을 공유하기는 하지만 같이 하고자하는 뭔가를 하고 발전시켜나가는데에 집중하게 된다. 

 

'낭패'는 계획하거나 기대한 일이 실패하거나 어긋나 딱하게 됨. 또는 그러한 형편을 이르는 말이고 어원을 찾아보면 낭(狼)과 패(狽)는 다 이리의 일종으로서 낭은 앞다리가 길고 뒷다리가 짧으며, 패는 그와 반대이므로 그 두 짐승이 같이 나란히 걷다가 서로 사이가 벌어지면 균형을 잃고 넘어지게 되므로 당황하게 되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주인공인 재겸은 상단에 노비로 팔려왔다가 재능을 인정받아 사환이 된 인물로 어느날 청나라로 가는 인삼의 수송을 맡게 되고 갑작스런 도적의 습격을 받는다. 도망을 치던 그는 운반하던 인삼이 가짜 인삼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겨우 돌아와 단주에게 알리지만 대행수 길평은 단주를 죽이고 재겸마저 죽이려 든다. 재겸은 도망쳐 나오지만 단주를 죽였다는 누명에 10년간을 쫓겨 지내면서도 투전판을 들락날락거리며 길평을 찾아 헤맨다. 재겸은 투전판에서 얼굴 표정과 잔근육의 변화 등으로 상대방이 든 패를 짐작하는 기술을 익혔다. 정약용 대감의 시험이었던 의문스런 살인사건 해결을 하여 임금 정조의 특명을 받게 된다. 임금의 비밀편지를 전하며 대사헌 심환지가 임금 편인지, 거짓말을 전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여러 번 편지를 전하면서 심환지의 표정의 변화를 관찰하고 감정의 기복이 많은 편이 아닌지라 애를 먹는다. 심환지 측에서도 재겸에 대해 조사하게 되고 역으로 시험하게 된다. 그 와중에 아무리 찾아도 찾지 못했던 원수 길평도 만나게 된다. 임금이 다른 이들과의 비밀편지를 주고 받으며 정사를 논하며 혼돈에 일으킬 수도 있다는 의심을 하기도 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임금을 돕기로 결심한다. 예전 드라마 '이산' 에서 정조가 여러 개혁 정치를 이뤘으나 극렬한 반대, 암살, 독살의 의혹을 받는 등 힘든 정사를 보는 장면이 떠올랐다. 정조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순조, 헌종, 철종으로 세도정치가 나타나기에 더욱 아쉬운 대목이다.

 

평소에 서로 즐겁게 지내다가도 어떤 중요한 상황이 있거나 금전적인 분쟁이 생기거나 책임져야 할 골치아픈 일이 생기면 돌변하기도 한다. 그래서 술을 진탕 마셔보거나 도박을 해보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고 하는가보다. 사람은 누구나 욕심이 있다. 욕망은 일을 성사시키는데에 큰 역할을 하지만 내 몫이 아닌 것에 대한 욕심은 내려 놓아야 한다. 완전히 포기하기가 어려우면 타협을 할 수 있어야 된다. 사람의 진심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에 대한 물음과 함께 나는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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