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미래지식 클래식 3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변학수 옮김 / 미래지식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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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제목은 많이 들어 보았는데 전체를 읽는 건 처음이다. 이 책은 베르테르가 친구 빌헬름에게 쓰는 편지 형식으로 답장의 내용은 나오지 않고 날짜와 내용만 나오기에 일종의 일기처럼 보인다. 1부에서는 베르테르가 작은 도시에 와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자연과 함께 지내다가 이미 약혼한 로테에게 사랑에 빠졌다가 맘정리를 하고 떠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2부에서는 다른 도시에서 즐겁게 지내보려 하지만 귀족사회의 계층 차이로 인해 실망하고 다시 로테 주위을 맴돌며 괴로워하다가 자살하는 내용, 그리고 2부 중간쯤부터 다른 화자를 내세워 베르테르의 주변상황을 다소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글이 주를 이룬다.

 

괴테가 약혼자를 둔 여인을 사랑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고 '베르테르 효과'라는 자살이 다수 발생하자 이를 막기 위해 2부에서 다른 화자를 내세워 베르테르와 독자의 간극을 생기게 했다는 점도 알 수 있었다. 괴테는 이 책의 서문에서 이렇게 얘기한다.

'운명 때문이든, 자신의 잘못 때문이든, 그대가 어떤 친구도 사귈 수 없는 때가 오거든 이 작은 책을 당신의 친구로 삼으십시오'

살아가면서 힘이 들때 책이 되던 자연이 되든 악기가 되던 운동이 되든 사람이나 동물이 되든 마음을 의지할 무언가가 있기를 바란다. 

 

베르테르는 멈출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는 정지하지 않았다. 아니면 도저히 어쩔 수 없었던 걸까.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번지점프를 하다 영화 장면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이건 상황이 다르다. 약혼자가 있는 여인과 나름 친해졌다고 해도 이후 결혼까지 한 여인을 짝사랑한다면 그 끝은 어떻게 될지 분명히 알 수 있다. 

 

또다른 역작 '파우스트'를 읽긴 했는데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아 읽는 듯 마는 듯 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 책은 좀 다르다. 생각보다 잘 읽힌다. 자주 만나서 친밀감이 생기고 해서는 안될 사랑에 빠진 인물은 납득이 가는 부분이 있고 너무 감정적이거나 혼란스럽지도 않은 문체에 시간의 순서에 따라 이어지기 때문에 궁금하고 공감이 간다. 친구든 연인이든 누군가를 만날때 '이 사람은 나하고 좀 맞네, 안맞네' 싶은 경우도 있고 부동산이나 주식, 코인 등 투자를 할때 '이건 맞고 이건 좀 그렇군' 싶을 때가 있다. 짧은 시간에 결정되는 경우도 있고 처음에는 좋았다가 몇년이 흐르고 관계가 틀어지는 상황도 생긴다. 혼란의 중심에서 믿을 건 자신뿐이니 스스로를 아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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