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앞으로 328번 남았습니다
우와노 소라 지음, 박춘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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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압도적으로 긴 제목 덕분에 눈길이 가는 '당신이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앞으로 328번 남았습니다' 책.

물론 긴 제목 덕분도 있지만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가 적혀있는 문구도 예사롭지 않아 눈길을 끈다.

만약 우리의 삶에서 어떤 행동이나 일을 할 때 눈 앞에 그 횟수가 보인다면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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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 328번, 자신에게 전화를 걸 수 있는 횟수 5번, 수업에 나갈 수 있는 횟수 1만 6213번, 불행이 찾아오는 횟수 7번, 거짓말을 들을 횟수 122만 7734번, 놀 수 있는 횟수 9241번, 살 수 있는 날수 7000일의 총 7가지 이야기로 우리의 삶을 한번 더 돌아보게 하고 하루하루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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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집밥>편의 주인공 나는 10살 생일날 눈 아래쪽 시야에 홀연히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가 나타났다. 눈을 깜빡이고 비벼봐도 그 문장은 사라지지 않았고 어머니의 밥을 먹을 때마다, 심지어 어머니가 챙겨주는 간식을 먹을 때에도 그 숫자는 하나씩 하나씩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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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횟수는 3647번이었는데 어느덧 328번까지 숫자가 줄어들었고, 그 상황을 신경쓰고 있던 나는 0이 되었을 때 뜻하는 바가(정확히는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없게 되는 이유가)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그렇다는 가설에 이르게 된다.

그 후로 나는 어머니와 어머니가 차려주는 집밥을 멀리하기로 결심한다. 숫자가 줄어들지 않게 된 지 5년이 흘렀지만 그 여파로 어머니와의 관계는 점점 악화되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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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나는 이런 숫자가 보이지 않았더라면 좀 더 순수하게 음식을 즐길 수 있었을까? 어머니의 집밥을 피하지도, 버리지도 않고. 어머니에게 맛있다고 솔직히 말하고, 이사할 때 어머니가 싸준 주먹밥을 볼이 터져라 집어 먹고. 그랬다면 어머니와의 사이도 지금과 달라졌을까? 하지만 이 숫자가 보이지 않았더라면 어머니의 집밥을 이토록 깊이 생각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며 이런 건 언제든 먹을 수 있다고 착각하며 살았갰지. 숫자가 눈에 보였기에 이렇게 깨달은 걸까? 라고 자문자답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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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해주는 집밥의 '카운트다운'이 만약 나에게도 주어졌다면 난 과연 어떻게 행동했을까 상상해 보며 주인공의 자문자답을 읽다보니 갑자기 뭔가 뭉클해지면서 현재의 당연함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계속 마음 속에 남아졌다.

이 편 뿐만이 아니라 나머지 6가지 단편들을 읽으면서도 그 속에서 시사하는 바를 함께 고민해보고, 주인공처럼 상황 상황마다 자문자답을 해보다보니 평상시엔 잊고 지내는 변하지 않는 한가지 사실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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횟수가 있든 없든 우리가 무언가를 하고, 함께 보내는 시간은 영원하지 않다는 것...

매번 똑같은 일과 일상에서 고마움과 소중함 없이 흘려보내고 있던 내게 아주 좋은 일침을 준 책이었다.

일상의 소중함을 알려줄 7가지의 단편 이야기를 통해 '지금'을 소중히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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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사색노트 - 날마다 새로운 하루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최종옥 옮김 / 책이있는마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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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꾸준히 지난 삶을 돌아보고 사색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 시간은 개인마다 달라서 아주 찰나 일 수도 있고, 꾸준히 되새길 수도 있지만.. 나를 돌아보고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가지면 가질수록 내면의 성장과 긍정적인 생각, 더 나아가 삶을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에 꾸준히 갖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나온 톨스토이 사색노트를 추천해볼까 한다.

톨스토이 사색노트는 자신을 성찰하고 나아갈 길을 모색해 볼 수 있는 최고의 책으로, 이 책에 실린 인용문구들은 톨스토이가 섭렵한 수많은 작품이나 전집에서 삶의 지침이 될 만한 글들이 추려져 있다.

서문에 톨스토이가 이 책을 쓴 목적과 이유가 적혀있는데, 목적으로는 단순히 위대한 사상가들의 글을 옮기는데 있지않고 일반 대중들이 매일매일 쉽게 읽고 접하여 그들의 위대한 유산들을 활용하자는데 취지를 두었으며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자기가 이 책을 저술하면서 경험했던, 또 수정증보판을 내기 위해 다시 읽으면서 경험했던 그 지혜롭고 고양된 감정을 맛보기 바란다고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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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각각의 차례주제에 맞는 1~3개 정도의 인용문구들이 왼쪽 페이지에 정리되어 있고 오른쪽 페이지는 오늘 발견한 나의 모습과 내일을 위한 오늘의 키워드를 적어보는 사색의 장이 마련되어 있다.

한 주제의 차례가 끝나면 <날마다 새로운 하루를 위한 나의 다짐>,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위한 다짐 점검하기>,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한 나의 실전 체크하기> 코너가 있는데 하루계획, 일주일 계획, 한 달 계획을 세워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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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사색노트가 아닌 '톨스토이'의 사색노트라 그런지 우리의 내면을 톡톡 두드리는 문구들이 참 많다.

'바람이 부는 방향을 정확히 아는 뱃사공이 되어야한다' , '인간은 죽지만 사색의 결과인 진리는 죽지 않는다' ,'모든 악의 감정은 반드시 그 사람의 마음에 흔적을 남긴다', '왜 사람들은 자신 속의 악과는 싸우려고 하지 않는가' 등 마음 속에 새겨지는 문구들이 너무 많아서 이 문구들로만 꾸준히 사색해도 이 책을 덮을 때의 나는 전보다 한층 더 성장한 내가 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물씬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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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이 책을 만들긴했지만 따로 데이가 적혀져 있진 않다. 내가 사색하고 싶은 날 언제든지 마음편히 적을 수 있도록 모든 것이 공백으로 남아있는 '톨스토이 사색노트'.

매년 새해가 되면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새해다짐을 세운다.

내년 2020년엔 톨스토이 사색노트와 함께 사색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다짐에 넣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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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과 도망치다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이정민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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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전화가 모든 일의 시작이었다.

깊은 밤 전화를 받은 지카라는 현재 신주쿠 제일병원에 교통사고로 입원했다는 아빠 소식을 듣게된다.

연극배우인 아빠가 최근 시어터 미티어의 극장에 서기 위해 늦은 밤까지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있었지만 이렇게 교통사고까지 겪을정도로 무리를 했을 줄이야.

걱정 가득한 마음을 안고 병원을 가던 지카라도, 엄마인 사나에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게 하나 있었다.

교통사고를 당한 아빠의 옆에 시어터 미티어에 함께 출연하는 여배우도 있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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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여배우와 무명의 남배우 둘의 교통사고 소식을 가만 놔둘 매스컴이 아니었다.

특히 '쌍방불륜'으로 둘 다 유부남, 유부녀였을 경우는 더더욱!

최근 둘의 사이가 가까웠다는 동료들의 증언을 지켜보며 사나에는 엄청난 배신감을 느꼈지만, 그보다 더한 배신이 기다리고 있었다. 며칠 뒤 남편이 조용히 병원을 퇴원해 잠적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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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에는 남편이 종적을 감춘 뒤로 행방을 전혀 알 수 없었지만 남편을 찾는 사람들은 그 흔적을 사나에와 자카라가 사는 집에서 찾으려 했다.

시도 때도 없이 딩동, 딩동 초인종이 울리는 데다 외출하려고 밖에 나가면 모르는 사람이 "이야기 좀 들려주십시오."하고 갑자기 말을 걸어 오기도 했다.

지카라는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했고, 같은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에게도 민폐가 이만저만이 아닌 상황이었다.

이런 암흑 속에서 사나에는 한가지 돌파구를 찾는데, 그것은 도쿄를 벗어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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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사나에와 지카라는 시만토, 이에시마, 벳푸, 센다이로 도피여행을 하게 되었다.

처음 도착한 도피지는 시만토였다. 시만토는 사나에의 친구 세이코가 있는 지역으로 사나에가 걱정된 세이코가 자신과 함께 당분간 지내자는 제안을 해주어 가게된 곳이었다.

때마침 지카라의 학교가 여름방학에 들어갔고, 사나에는 여름방학 한 달이 뭔가를 바꿔 주지 않을까 기대를 하며 시만토로 왔지만 도쿄에서 자신들을 따라온 사람들이 있었고 사나에는 지카라의 손을 잡고 두번째 도피지인 이에시마로 떠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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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시마는 언덕길과 골목길로 이루어진 섬으로 한창 수영대회 여파로 타지사람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지카라는 섬 풍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으로 올라가 바다의 깊은 파랑을 배경으로 급경사면에 집이 빽빽히 늘어선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 때 골목에서 올라오던 여자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그 여자아이의 이름은 유메로 서스름 없는 성격 덕분에 지카라와 금세 친해지게 됐고 둘은 서로의 가족사를 이야기 할 정도로 마음을 터 놓는 사이가 된다.

유메는 아빠와 엄마가 이혼하셔서 현재 엄마와 둘이 살고 있었는데, 지카라의 사정을 듣고는 아빠가 없는 상황은 똑같다며 별일 아닌 듯 지카라를 위로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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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여름방학이 끝나고 지카라는 도쿄에 있는 학교에 등교를 하기 위해 이에시마를 떠날 채비를 했다. 유메의 배웅을 받으며 엄마와 함께 이에시마를 나온 지카라는 또 아빠 이야기를 들먹거리며 따 시킬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기 싫어서 엄마에게 사실대로 따 당한 이야기를 한 후 도쿄말고 다른 지역으로 가보자고 부탁했고, 눈물을 글썽이던 사나에는 울음기를 멈추고 벳푸로 발걸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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벳푸는 온천 위에 떠 있는 마을로 예전에 지카라가 태어나기 전에 사나에와 겐(남편)이 극단 공연하러 왔었던 곳이었다. 지카라를 위해서라도 더이상 도망가지 않고 이 곳에 정착하기 위해 사나에는 모래덮기 일을 시작하며 으쌰으쌰하지만... 하필이면 방송국에서 모래찜질 일터를 찍으러 벳푸로 왔고 사나에의 정체를 또 들켜버리고 만다. 게다가 여배우의 아들 유토까지 지카라 앞에 나타나 으름장을 놓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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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에와 지카라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남편 겐은 살아있는지.. 살아있다면 숨어서 왜 안나타나는지, 유토는 무엇 때문에 지카라 앞에 나타난건지... 읽을수록 결말이 어떻게 끝날지 궁금해지는 '파란 하늘과 도망치다'.

사나에와 아지카라가 도피여행을 하면서 겪은 만남, 이별을 통해 조금씩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들이 너무 마음에 와닿았고 자꾸자꾸 응원하게 됐다.

앞으로는 꽃길만 걷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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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달님만이
장아미 지음 / 황금가지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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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신, 요괴, 용, 도깨비, 귀왕, 귀신, 호랑이, 이무기, 사방신 등이 나오는 동양풍 판타지를 참 좋아한다.

방은선 작가님의 우로, 흑야, 동궁왕후와 , 문은숙 작가님의 기담시리즈, 그리고 다 열거할 순 없지만 재밌게 읽었던 동양풍 판타지의 가장 좋았던 점은 재미와 감동을 넘어 우리나라 설화와 전설에 등장하는 상상의 동물들과 요괴, 신들을 남주로 등장시켰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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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동양풍 판타지 소설에 푹 빠져 읽을 당시, 딱 한 가지 아쉬움이 있었는데 동양풍 판타지 책이 타 판타지 책보다 현저히 적다는 것이었다. 이미 유명하고 많이들 알고있는 소설은 다 섭렵한 상태여서 한동안 읽을 책이 없어 아쉬움만 가득했는데... 오랜만에 새로운 동양풍 판타지인 '오직 달님만이'가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너무 반가웠다.

'오직 달님만이'는 우리의 민담 세계관과 판타지를 결합한 소설로 희현과 모현 자매를 주인공으로 호랑이(범), 무당, 굿, 이무기 등의 학국적 요소가 적절히 배합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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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의 몰락으로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안락했던 유년 시절과 기쁨과 다복함 그리고 풍요로움과 따사로움이 모두 사라진 희현과 모현 자매는 죽기 전 아이들만이라도 살려달라던 아버지의 바람이 이루어져 어떤 섬마을에 보내진다.

이 섬마을엔 섬을 지배하는 영묘한 존재가 있었는데 그 존재는 바로 '범'이었다. 또한 범과 관련된 노래도 존재했는데 선율은 물론이고 노랫말이 기이하면서 아름다웠다.

[옛날 옛적 한 소녀가 호랑이 등에 올라타 바다를 건너 오니

그 섬에도 그리하여 범의 자식들이 살게 됐도다.

범의 범의 범의 그 범의 자식에게 인간 소녀가 점지되니

그는 성신에게서 비밀을 전해 듣지.

그러나 그 연정은 가시밭길을 걸으리니

낙타 머리에 사슴뿔을 달고 뱀의 목을 한 괴물이 피를 빌려 마시리라.]

언니 희현은 단오라는 남자와 결혼하여 의붓 딸과 아들을 낳아 키우고, 모현은 언니 가족과 함께 오순도순 지내고 있었다. 어느 날 섬마을에 갑작스런 호환이 연달아 일어나면서 무당 천이는 범님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인신공양'을 제안했고 범님의 네 번째 신부를 선별하는 날, 하필이면 두 아이의 엄마인 희현이 네 번째 범님의 신부로 지목되어버린다.

(놀라운 사실은 네 번째 신부로 희현을 추천한 이는 다름아닌 그녀의 남편 단오였다.... 이 사실은 나중에 알게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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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희현을 범님의 신부로 보낼 수 없었던 동생 모현이 언니 대신 자신이 신부가 되겠다고 나서고, 길잡이인 형부 단오와 함께 검은산에 오른다.

신부가 되기 위해 이쁘게 꾸미고 고운 비단치마까지 입고 검은산에 오른 모현을 그냥 보내기 아쉬웠던 단오는 처제임에도 불구하고 나쁜 마음을 먹고 그녀를 겁간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나타난 범이 단오를 물어 뜯어 죽여버린다.

(범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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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장면을 본 모현은 정신을 잃고 쓰러졌고 산을 내려오던 마을 수령 홍옥이 쓰러진 모현을 발견하고 그녀를 마을로 다시 데려오게 되는데... 사실 그는 인간이 아니라 홍옥으로 변신한 신성한 존재였다.

범의 신부가 되지않고 살아서 다시 나타난 모현을 탐탁지 않게 생각한 무당 천이는 모현을 산으로 다시 돌려보내야 한다고 계속 홍옥에게 항의했지만, 홍옥은 자신이 마을의 수령이니 더이상 토 달지 마라고 엄포하며 모현을 보호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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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모현이 돌아오고나서 마을에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이 때를 놓치지않고 무당 천이는 모현을 검은 산으로 보내지 않을거면 굿이라도 해야된다며 홍옥을 쪼으고, 언니 희현을 따로불러 남편이 범에게 물려 죽은것도 아들의 잔병치레가 잦은 이유도 모두 동생이 돌아온 탓이라며 자신이 하는 일을 도와야 아들이라도 산다는 핑계를 대어 희연을 자신의 편으로 만든다.

무당 천이가 자꾸 모현을 산으로 보내려는 이유가 자신이 품고있는 '장군'의 힘을 키우기 위해 범의 신부들을 죽여야 했기 때문이다. 굳이 신부들을 죽인 것은 아무나 갑자기 죽여버리면 눈에 띄기 때문이었는데, 후에는 아무나 막 죽이는데 그 때 마침 마을에 외지인 '명'이 나타났고 살인죄는 명이 다 뒤집어 쓰게 되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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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마저 모현을 배신해버린 후로 끝까지 자신을 보호해 주는 사람은 수령 홍옥과 외지에서 온 명 뿐이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모현을 끝까지 지켜주는 홍옥을 보며 나는 당연히 범이 홍옥으로 둔갑했다고 생각했는데! 홍옥은 범이 아닌 다른 신성한 존재였다. 명도 마찬가지! 나중에 왜 모현을 그토록 지켜준지에 대해서도 이유가 나오지만 이것마저 다 적어버리면 너무 큰 스포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책을 통해 꼭 확인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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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잠을 찌르르하게 만드는 로맨틱한 장면은 크게 없었지만 옛부터 신성시되었던 존재인 범과 이무기, 그리고 장군(무당 천이가 모시는 신)을 중심으로 마을사람들과 두 자매가 처한 상황들과 각자 결정한 선택들이 잘 어우러져 엄청난 몰입감을 이끌어 내는 소설이었다.

앞으로도 '오직 달님만이'처럼 우리나라 민담을 세계관으로 한 동양풍 작품들을 많이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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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ㅣ 허밍버드 클래식 M 2
메리 셸리 지음, 김하나 옮김 / 허밍버드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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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이라는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건 어릴 때 본 추억의 만화 [두치와 뿌꾸]를 통해서였다.

두치와 뿌꾸에 나오는 '몬스'라는 요괴가 프랑켄슈타인을 모티브로 그렸다는 것을 알고나서, 나는 프랑켄슈타인의 외형은 거대하고, 왼쪽 측두골 쪽에 못이 하나 박혀있고 이마는 찢어져서 꿰맨 흔적이 있는데다, 납작하고 각진 얼굴에 피부는 거무칙칙한 색이며, 이도 두개 뿐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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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이후 '프랑켄슈타인'이란 존재를 잊고 지내다가 우연히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공연 홍보를 본 후 관심이 생겨 이것저것 찾아보다 알게된 사실인데, 나를 포함해서 흔히들 떠올리는 프랑켄슈타인의 상징적인 외형은 1931년에 제작된 <프랑켄슈타인>영화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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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책에서의 프랑켄슈타인 모습은 누런 눈꺼풀, 누런 피부아래에 비치는 꿈틀대는 근육과 혈관, 풍성한 검은 머리칼, 진주처럼 하얀 이빨, 눈동자와 흰자위를 서로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비슷한 회갈색, 흐리멍텅해보이는 눈, 쭈글쭈글한 얼굴, 새까만 입술, 알아들을 수 없는 말, 거대한 몸집, 유연한 몸놀림, 빠르고 강한 힘 등으로 표현되어 있는데~ 여기서 한가지 더 알아둬야 할 사실은 우리가 당연스레 떠올리고 편하게 부르는 프랑켄슈타인의 이름은 원래 그의 이름이 아니라는 것이다.

원작에서는 이름없는 그냥 '괴물'이라고만 불린다. 언제부터 괴물의 이름이 그를 만든 조물주인 프랑켄슈타인의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한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우리가 알고있는 괴물 프랑켄슈타인의 이름은 원래는 프랑켄슈타인이 아니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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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을 만든 조물주의 풀네임은 빅터 프랑켄슈타인으로, 형이상학적이고 고차원적인 물리법칙의 비밀에 접근하고픈 열망이 어릴 때부터 강한 인물이었다. 17살이 된 빅터는 잉골슈타트 대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크럼퍼 교수와 발트만 교수 밑에서 전문적으로 자연철학을 배우게 됐고, 스스로 미지의 힘을 탐구하고 생명의 창조라는 심오한 비밀을 세상에 펼쳐 보이기 위해 혼자만의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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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산한 11월의 어느 밤, 빅터는 고된 노력의 결실을 마주하게 됐지만 자신이 생각한 완벽한 존재가 아닌 끔찍하고 흉물스러운 존재가 탄생하고 말았다. 그 괴물이 바로 우리가 알고있는 '괴물 프랑켄슈타인'이다. (여기서는 괴물로 계속 부르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괴물이라고 칭하겠다.)

빅터는 자신이 만들어 낸 피조물의 모습을 도저히 참고 바라 볼 수 없어서 연구실을 박차고 나왔고 그가 그렇게 사라지는 모습을 바라보던 괴물은 자신이 조물주에게 버림받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다른 곳으로 떠나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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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서로 다른 감각을 구별하지 못했던 괴물은 몇 번의 낮과 밤을 보낸 후 감각을 구별하기 시작했고 하루하루 새로운 개념을 익혔고, 두 눈도 빛에 적응해 사물을 있는 그대로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

어느 날 숲속에 폭설이 내렸고 괴물은 먹을 것과 쉴 곳을 간절히 바라게 되면서 자연스레 마을로 내려갔는데...

마을에 온 괴물을 보자마자 아이들은 사방에 비명을 지르고, 여인 중 하나는 혼절해 버리고, 어떤 사람은 달아나고 어떤 사람은 그를 공격하기 시작했다...그야말로 마을은 아비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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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황급히 도망친 괴물은 폐축사를 발견하게 됐고, 그 곳을 보금자리로 정한다.

폐축사 바로 옆에는 작은 집이 붙어있었는데 괴물은 그 집에 사는 가족들을 매일 지켜보며 그 가족을 통해 말을 배우고, 다양한 감정을 배우며 어느덧 그들을 사랑하고 존경하게 된다.

괴물은 자신도 그 가족의 구성원이 되고픈 마음에 용기를 내어 자신을 받아달라고 청하지만... 가족들은 예전 마을사람들처럼 놀라기겁하며 괴물을 내동댕이치고 몽둥이를 마구 휘두르며 때리기 시작했다.

괴물은 그들의 사지를 갈가리 찢어 놓을 수도 있었지만 쿵 하고 내려앉은 가슴이 쓰라린 나머지 가만히 맞고만 있다가 숲으로 도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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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움으로 울부짖던 괴물은 창조주에게 자신과 똑같이 생긴 여인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기위해 빅터를 찾아간다. 하지만 빅터는 절대 너같은 괴물을 또 만들 수 없다며 거부했고, 괴물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빅터가 소중히 여기는 인물들을 살해하며 푼다.

자신이 아끼는 이들이 다 죽자 빅터는 괴물을 죽여야겠다고 마음먹고, 그때부터 둘의 숨바꼭질은 북극에서 빅터가 숨지기 전까지 계속 이어진다.

​

읽는 내내 괴물이 너무 불쌍했다. 빅터의 야심에의해 창조되어 태어난 순간 바로 버림받고, 처음부터 살인을 저지르는 괴물이 아니라 사람과 마찬가지로 사랑받고싶어하고 함께 무리지어 지내고 싶은 착한 마음을 지닌 괴물이었는데... 그의 흉측한 외형 탓에 사람들에게 몽둥이로 두들겨맞고 쫓겨나고 도망다녀야 했던 괴물의 상황이 너무 안타까웠다.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정말 희대의 못된 놈이다. 다른사람들은 몰라도 그는 그러면 안됐다. 자기의 욕심으로 인해 만든 생명을 함부로 대하고 멋대로 버려놓고 괴물이 마지막으로 부탁하고 애원하던 소원마저 들어주지 않다니. 만약 괴물과 똑 닮은 여인을 만들어주었다면... 그래서 둘이 알콩달콩 저 먼 곳에서 살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니면 아예 처음부터 따뜻한 보살핌만 줬어도, 외로움만 덜어줬어도 그는 흉학한 괴물이 아닌 순수한 괴물로 남았을 것이다.

​

이번에 뮤지컬과 오페라로 큰 인기를 얻은 프랑켄슈타인의 원작 소설을 이 책을 통해 새롭게 만나볼 수 있어 행복했고, 소장가치를 만족시킬 '드롭드롭드롭'의 감각적인 디자인과 컴팩트한 크기와 가벼운 무게로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게 제작되어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책이었다.

명작 뮤지컬과 명작 오페라의 감동을 담은 허밍버드 클래식 M시리즈의 다른 고전소설들도 얼른 읽고싶다.

다음은 어떤 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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